수제천

壽齊天


국악의 한 곡으로 향악에 속하는 대표적인 정악곡이다. '수제천'은 아명으로, 원래 이름은 '정읍(井邑)'이다.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백제가요인 정읍사를 노래하던 음악이었으나(연대는 남북국시대) 지금은 가사가 없는 관악합주로 연주한다.

또 다른 이름으로 빗가락 정읍(횡지정읍, 橫指井邑)이라고도 한다. '횡지(빗가락)'은 악학궤범에 나오는 조(調)의 이름으로 南이 기음(으뜸음)이 되는 계면조(단조)선율을 뜻한다. 따라서 악곡의 음계는 㑲-黃-太-姑-林의 남려계면조이다.[1] 장단은 6/3/3/6의 18박 장단으로 되어 있는데, 1분 30정간으로 박속이 느리고 박자의 길이도 신축성 있게 연주하기 때문에 리듬보다는 선율에 중점을 둔 악곡이다.(박자가 불규칙하다) 또 그만큼 연주자들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곡이다.

특히 정악곡의 유명한 형식 중 하나인 연음 형식[2]으로 되어 있어서 중학교고등학교 음악책에도 자주 소개된다.

편성은 관악 편성으로 향피리, 대금, 해금을 비롯하여 아쟁, 소금이 복수 편성되고 좌고장구, 을 갖춘다.

같은 '정읍'이란 이름을 가진 음악으로 '동동(動動)'이라는 곡이 있는데, 수제천의 경우 횡지(빗가락)정읍으로 남려계면조인 반면 동동은 세가락 정읍(삼지정읍, 三指井邑)이라고 불린다. '삼지(세가락)' 역시 악학궤범에 나오는 조의 이름으로 林이 기음이 되는 계면조 선율이다. 악기 편성이나 여음은 두 곡이 같다고 대악후보에 전한다.

악상은 아주 웅장한 곡이라고 평할 수 있다. 처음 들으면 너무 느려서 졸릴지는 모르지만 자주 듣다 보면 특유의 기품과 장중함을 느낄 수 있는 정악곡 중의 명곡이다.

  1. 黃은 경과음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 대부분이 㑲 太 姑 林의 4음음계로 많이 본다.
  2. 피리가 음을 끌거나 쉬는 동안에 나머지 악기가 장식음을 넣는 형식. 자세한 사항은 국악/형식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