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틸살리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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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tylsalicylic Acid
2-(acetoxy)benzoic acid
Aspirin

1 개요

살리신
살리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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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식은 C9H8O4이며 NSAIDs, 즉 비스테로이드 진통제의 일종.

버드나무 껍질은 진통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원전 400년경의 히포크라테스의 저서에서 언급되기도 했고, 당장 우리나라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무과 시험에서 말을 타다 떨어지자 버드나무로 상처를 싸고 다시 시험을 봤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니. 이 중에서 진통효과를 내는 물질인 살리신의 β-글루코시드 부분을 카복실산으로 치환하여 살리실산을 얻고, 살리실산의 알코올기를 아세틸기로 치환한 것이 아세틸살리실산, 혹은 아스피린이다.

그 결과로 산-염기 관계가 생성되어 살리실산보다 여러 방면에서 개선된다. 아세트살리실산은 산성 환경인 위에서는 일반적인 상태로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염기성인 소장에서는 루이스 염기와 카복실기가 반응하여 수소가 떨어저나간 이온화 상태(짝염기)로 변형되어 용해되기 쉬워진다. 그 결과 위에서는 잘 용해되지 않고 있다가, 소장에서 용해되면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흡수될 수 있게 유도한 것이다. 덤으로 혈액은 상대적으로 염기성이기 때문에 아세트살리실산은 혈중에서도 주로 이온화 상태로 떠돌게 되어 세포막의 극성 부분을 용이하게 통과할 수 있게 된다. [1]

독일 바이엘사에서 개발했다. 상품명이 바로 아스피린. 지금은 보통명사가 된 고유명사들에 가까운 대접을 받는지라 다른 제약사에서 만든 아세틸살리실산 약품도 아스피린으로 부른다. 참고로 바이엘의 연구진들이 사용한 살리실산은 버드나무가 아니라 메도우스위트라는 허브에서 추출한 것을 사용했었다.참조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인 메도우스위트 역시 다량의 살리실산을 생성하여 유럽에서 진통제로 쓰이던 허브였다. 이 메도우스위트의 옛 학명인 Spiraea ulmaria에서 Aspirin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되었다.[2]

19세기인 1899년에 이미 세계 출시를 한 물건이다. 그렇기에 핵심 특허따윈 이미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만료된 약이라서 국내 제약회사에서도 생산한다. 그런데 워낙 단순한 약물이라 제약사라면 아스피린은 거의 패시브로 생산한다.

2 제법

고등학교 화학Ⅱ에 나올 정도로 제법이 간단한데, 버드나무 껍질이나 메도우스위트 등 식물 추출물에서 살리실산을 분리해 내고 산(Acid) 촉매로 아세트산과 에스테르반응을 이용해 얻는다. 물론 고등학교 때 배운 실험실 방법으로 만든 불순물 가득한 아스피린은 먹어선 안 된다. 그 방법으로 무수 아세트산 7mL, 살리실산 3g, 진한황산 7방울을 비커에 넣고 녹인 후 10분정도 물중탕 한후 식힌다. 그리고 비커를 얼음물에 넣고 차가운 증류수를 조금씩 넣으며 흔들어준다. 이때 결정이 석출되는 결정인 아세틸살리실산을 거름 장치로 거른 후 결정을 증류수로 씻어 말리면 된다. 이 방법은 순수한 아세틸살리실산의 수득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사인 바이엘에서 새로이 개발한 방법으로 케텐 (CH₂=CO)과 아세트산으로 만든다. [3]

3 약리작용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과 함께 진통제삼대장.

구조는 상당히 간단한 분자지만 실제 약리작용은 복잡하다. 아세틸살리실산이 살리실산으로 흡수될때 대뇌피질로 통증을 전달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 합성에 관여하는 COX 효소를 저해한다. 이는 모든 NSAIDs의 기본적인 작용이다. 문제는 COX 효소는 두 종류가 있는데 COX-1은 혈소판에도 들어있는 효소로 혈액응고에 관여하는데 살리실산은 COX-1과 COX-2와 비선택적으로 비가역적 결합을 형성하므로 단백질 재합성이 불가능한 혈소판에선 당연히 효소가 결핍되므로 이로인해 항응고성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COX-2만 작용하는 선택적 COX-2 작용 소염진통제 제재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NSAIDs에 비해 우수한 진통효과를 낼것으로 기대되어지나 왠일인지 사고가 터져서 이들 중 하나였던 바이옥스, 즉 로페콕십이 심혈관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다른 제재인 셀레옥십에 대해서는 아직 치명적인 손상을 주었다는 임상결과가 보고된 경우는 없다.

4 부작용

아스피린이 가진 가장 큰 부작용은 항응고 성질이다. 이건 NSAIDs 중에서도 아스피린이 유독 특이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스피린의 괴랄한 활용이 이 항응고 작용에 상당히 많이 기대고 있지만, 이 항응고 작용은 부담스러운 부작용이기도 하다. 아스피린 많이 먹던 사람이 코피 흘리면 피가 좀처럼 안 멎는다.
이 특성 때문에 출혈을 동반한 외/내상 환자에게 진통제로 처방하기가 곤란한 편. 통증 잡으려다 출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응고 작용에 의한 출혈 악화는 위궤양을 유발하거나, 이미 발생한 위궤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위암 환자가 아스피린을 섭취할시 내출혈로 사망할 수 있다.더군다나 아스피린 자체도 약산이긴 해도 산성이다. 위궤양 유발 및 악화는 아스피린의 부정적인 작용의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화기관 속에서 완충용액처럼 되게끔 다른 물질을 섞어 넣은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으며, 아예 위에서 아스피린이 유출되지 않도록 프로텍트 정이라는 제품도 나왔다. 최근에 나온 아스피린은 죄다 완충되어 있는 제품들이지만 낡은 것이라면 아닐 수도 있으니 주의. 그리고 완충을 위해 같이 들어간 성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서 제대로 완충작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만 14세 미만의 어린이가 복용 하면 심각한 뇌손상과 간손상을 일으키는 레이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일반 아스피린은 만 14세 미만의 어린이에겐 절대 투약하지 말아야한다. 어린이용으론 이부프로펜이나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대체제를 이용할 것. 용량을 줄이는 등의 처리를 한 어린이용 아스피린도 있다.

알레르기 천식도 종종 유발한다. 환자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심하면 질식으로 인해 사망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것. 이명(귀울음)또한 은근히 흔한 부작용이니 주의 할것.

숙취에 일어나는 두통 잡겠다고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되도록 삼가는게 좋다. 알코올로 약해진 위에 더 충격을 주어서 위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다른 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건 더더욱 피해야 한다. 이쪽은 간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숙취로 일어나는 두통은 이러한 부작용때문에 가정용 진통제는 곤란하고, 그냥 휴식을 취하며 자연 치유되길 기다리는게 더 낫다. 정 심하면 병원에 가서 따로 처방받아야 한다.

5 아스피린의 재발견 만병통치약

의약품의 가성비 왕, 현대문명이 낳은 만병통치약[4] 면죄부 받은 모르핀

아스피린은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등의 다른 NSAIDs에 비해 해열진통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경쟁자들의 등장과 함께, 아스피린의 제일 큰 약점인 항응고작용으로 인한 위궤양 유발로 인해 비주류(?) 약물로 전락하는 듯 하였으나... 아스피린의 항응고 작용의 이점이 재발견되면서 아세트아미노펜, 비아그라, 포비돈 요오드, 이부프로펜(통증 억제면에서는 이부브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아스피린보다 낫다.)에 버금가는, 어쩌면 능가할 것 같은 약으로 돌변하였다.

아스피린의 항응고 작용을 이용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제로 사용하는 활용법이 발견되더니, 그 밖에 의사의 처방을 받고 정량 복용시 아스피린이 혈압을 낮춰주고 심장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임산부의 출산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에, 최근엔 각종 암 억제작용이 있다는 연구까지 나왔다. #, #, # 이쯤 되면 의약품계의 WD40

협십증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비만, 고령, 심장 병력,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등 혈전질환 위험자)는 80-100 mg 정도의 아스피린을 매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심장 발작이나 혈전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용법에 쓰기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프로텍트 (용량을 줄이고 장에서 녹아 위장 부담을 줄인 장용정)도 나온다. 저용량 아스피린 장용정의 가격은 대충 개당 최저 33원~77원 정도로 일반 아스피린보다 상당히 싸다. 영진제약 영진아스피린, 구주제약 아스파이어 캡슐, 한독 트롬피린정 등이 34원대의 최저가.

의외로 배멀미에 효과가 있다. 정량 복용하면 두통이 사라지면서 현기증도 줄어들고,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는 한 그럭저럭 버틸 만한 상태가 된다. 고산병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연구 자체가 몇 없고 효과도 제한적이며 겨우 고도 3500m에서 보고된 내용이다. 과신은 말자.

결국 아스피린의 부작용인 항응고 작용은 독이 되기도 하고[5] 약이 되기도 하는 양날의 칼로써, 아스피린의 항응고작용이 엄밀한 의미에서 단점이라고 보기는 뭐하고, 특징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제는 1차적으로 의도한 것 외의 작용, 즉 부작용이라고 하기엔 아스피린의 항응고 작용은 아스피린의 상징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에... [6] 사실 부작용의 '부'자가 '부회장'할때 그 '부'자다. 그래서 부작용을 영어로는 side effect 라고 한다. 주작용과 부가작용이라는 의미인데... 이놈의 아스피린은 뭘 주작용이라고 해야할지...

6 기타

치아교정을 하는 사람은 아스피린 대신 다른 진통제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아스피린의 소염작용이 치아가 움직이는 걸 방해한다고 한다.

유럽/북미 가정에서는 어딜 가나 아스피린 한통이 있을 만큼 흔하다.

위에서 설명한 단점과 동시에 성능이 더 좋은 진통제가 많으므로 진통제 목적으로는 거의 처방하지 않는다. 출혈 문제도 그렇거니와,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 복합약제가 아스피린보다 진통 효과가 우월하다. 단, 소염효과에서는 아스피린이 낫지만 소염효과가 필요하면 아예 항히스타민제인 다른 소염제를 쓰는게 낫다. 500mg 일반 아스피린 20정의 소매가는 2500-3000원 정도이다.

혈전 예방 등 심혈관 질환 예방제로 널리 쓰이는 저용량(100 mg-85mg) 아스피린의 국내 소매가는 100정은 7천원, 500정은 2만5천원 정도이다. 참고로 누구나 먹을 필요는 없고, 위험한 사람만 먹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위험한지는 다 적을 수가 없으니, 이하에 하나라도 걸린다면 의사와 상담하여 아스피린 복용이 실익이 있는지 확인해보라.

  • 나이가 60세 이상
  • 가족 중에 심혈관질환, 중풍에 걸린 사람이 1명 이상
  • 20년 이상의 흡연자
  • 거동이 불편한 사람(수술, 장애 모두 포함)

아스피린을 바르는 마스크 팩으로 만들어 사용하면 피부 미용에 좋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이며, 정말로 그렇게 하다간 피부 작살난다. [7] 물론 실제로 아스피린이 들어간 화장품이 있긴 하지만 [8], 제대로 된 용법과 용량을 지키지 않고 피부에 잘못 발랐다가는 만성 두드러기, 발진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직접 아스피린을 피부에 바를 생각은 접도록 하자. 아스피린을 피부에 칠하는건 무좀치료한다고 빙초산을 바르는 것이나 똑같은 행동이다.

아스피린 한 알 정도를 으깨서 탄 물에 생화를 꽂아두면, 꽃의 수관에 박테리아가 증식하는 것을 억제한다.사실 아스피린 뿐 아니라 사이다락스 등의 다른 산성 물질들도 같은 작용을 한다. 하지만 농도를 맞추는 게 중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집에 상비약으로 흔히 두는 아스피린을 한 알 투입하는게 간편하다. 아니면 꽃집에서 파는 절화연장제를 구입하면 된다.

유산 경험이 있는 여성이 관계 전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아들을 출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스피린 군의 남아 출산율은 31%로 엽산 대조군의 23%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난 것. 습관성 유산은 자궁에 착상한 태아를 이물질로 간주하여 면역체계가 공격을 하기 때문인데 남아의 경우 더 해로운 이물질로 간주되어 남아의 출산 가능성이 더 떨어진다. 아스피린을 복용한 경우 염증 표기가 줄어들었다.#
  1. 다만 세포막의 2중 구조에서 안쪽은 비극성이므로 극성 부분을 통과한 아세트살리실산은 반드시 수소를 받아서 다시 일반적인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2. 그 외에도 두통의 수호신이며 나폴리의 주교인 아스피리누스의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 카더라가 있다. 물론 그런 주교는 없으므로, 아스피린의 대중화 이후에 만들어진 설인 듯 하다.
  3. 아세틸살리실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세트살리실산과 아세트산과 물이 만들어지는데 아세트산 수용액은 산성이므로 물이 있으면 애써 만들어 놓은 아세트살리실산이 다시 가수분해 되는 역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일반 아세트산은 물이 포함되어 있는 수화물 상태이므로 물이 많이 나오므로 따라서 무수아세트산을 써서 물의 양을 최소한으로 줄인다.
  4. 지금까지 밝혀진 효능을 보면 양약이라기 보다는 무슨 한약스럽다. 아세트 실리실산은 (어쩐지 한의학스럽게) 열을 낮추는 약으로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단순 진통/해열 효과에선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에 매우 뒤떨어지지만, 아세틸 실리실산은 항염증, 항발열, 항응고라는 3가지 주요 효과들이 희안한 시너지를 이루면서 다른 NSAIDs들은 못 하는 온갖 해괴한 활용을 창조해내고 있어 다른 NSAIDs에게 밀려 묻히다가 다시 각광받는 중이다. 최근에는 항암제로 작용이 가능하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는지라 해괴할 정도의 범용성이 끝없이 확장되는 중.
  5. 아스피린, 아스트릭스같은 항혈소판제나 와파린같은 항응고제는 뇌경색의 예방이나 치료에 쓰일 수는 있지만, 이러한 약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오히려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6. 아예 항응고제로써도 쓰이게 되어버렸으니...
  7. 염산만큼은 아니지만 일단 이므로 피부가 상하는건 당연하다.
  8. 살리실산이 피부의 각질을 녹이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