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청

별호는 화룡(火龍) 또는 천비룡(千譬龍)으로,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과 『경혼기(驚魂記)』에 등장하는 구룡(九龍)의 여덟째이다. 별호에서 알 수 있듯이 불을 다루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불에 관한 무공뿐만 아니라 화기를 만들거나 다루는 능력도 대단하고, 심지어 먹거리를 불에 구우는데도 그 능력은 빛을 발한다. 실상은 축융문(祝融門)의 후예로, 백 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대기(大器)인데, 무슨 이유[1]에선가 가출을 한다. 그리고 그때 찾아온 이들과 인연이 되어 의형제가 되어 구룡으로 활동한다.

『지존록』에서는 아직 어린 나이라 큰 활약은 없으나, 『경혼기』에서는 연혼전(練魂殿) 관제묘 안에 한비와 함께 나타나 쌍마(雙魔)와 화대공 등을 도와주며 시왕(屍王)의 번뇌시(煩惱屍)나 낙백인들을 쉽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는 장강의 괴질을 저지하기 위해 사천 땅의 약재가 필요하다며 쌍마에게 내어달라고 요구를 하는데, 손안에는 천뢰화(天雷火)라는 네 개의 화탄을 들고 배짱으로 밀어붙인다.[2] 더불어 귀역(鬼域)에서는 마왕선(魔王船)의 시마를 싹 태워버릴 수 있다고 장담한 것을 보면 삼 년 동안 큰 성장을 이뤘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 연비청은 풍현운령과 만겁윤회로(萬劫輪廻路)를 뚫고 나올 때, 폭룡(爆龍)의 절기를 섞어 사용하는 것을 알아본다. 축융문은 과거 폭룡을 절벽을 무너뜨려 죽이려 했었는데, 폭룡은 그 무너지는 돌무더기들을 단숨에 화염으로 뚫고 올라와 축융문을 좌절시켰다고 한다. 이후 가문에서는 폭룡의 후예가 나타난다면 봉문하는 것이 율법 아닌 율법이 되어버릴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풍현이 폭룡이 후예일 수도 있고, 자신과 같은 시기에 세상에 나타난 것일 수도 있기에 시무룩해 하면서 자신이 이루려는 것이 불필요한 것이 아닌가 고민을 하는 것을 봐서는 분명 목적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2. 사천 지역에서 나오는 약재를 쌍마가 움켜쥐고 있기에 연비청이 도와준 대가를 바란 것이다. // 『지존록』 10권에서 보면 백마신(白魔神)은 주루뿐만 아니라 하원표국의 실제 주인임도 알 수 있다. 즉, 정보연락망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부(富)도 갖추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고, 그것이 『경혼기』에서 연비청의 말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