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라우피낭의 푸드코트
1 개요
말레이시아의 풀라우피낭 주가 2014년 10월에 통과시켜 2016년 1월부터 적용하고 있는 악법.
2 배경
풀라우피낭은 비록 말레이시아에서 퍼를리스 다음으로 작은 주이며,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두 번째[1]로 작은 주이지만, 믈라카 못지않은 특유의 문화를 자랑하는 곳이다. 믈라카와 싱가포르와 더불어 풀라우피낭은 영국령 해협식민지 출신으로, 말레이 문화를 근본으로 하되 영국의 문화가 뒤섞인 특색을 자랑한다. 특히 화교가 압도적인 피낭은 중국 문화와 인도 문화까지 잘 어우러져 바바와 뇨냐와 같은 특유의 이국적인 문화를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풀라우피낭은 그 중에서도 특유의 음식으로 유명하며, 웬만한 말레이시아 음식의 고장이라 '음식의 수도'로 불린다. 대표적인 예로 볶음국수나 커리락사 등. 말레이 음식과 중국 음식, 인접한 태국 음식의 혼합체이며 영국 음식의 영향까지 받아 그 독특함을 자랑한다. 말레이시아에서 먹은 현지음식들은 웬만해서는 '피낭 음식'이라고 보면 땡일 정도. 또한 이런 현지음식들을 판매하는 길거리의 야간 포장마차, 일명 '푸드코드(Food Court)'는 매우 유명하고 인상적이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나 파키스탄 등지에서 온 외국인들도 이곳에서 현지음식들을 요리하곤 했었다. 특히 이곳은 슬랑오르와 더불어 말레이시아 내에서 외국인들이 현지음식을 하는 대표적인 지역이었다. 헌데 제노포비아가 매우 심각한 말레이시아인들은 이를 환영하지 않았으며, 그 중에서도 특유의 배타성이 심각한 중국인들은 툭하면 외국인 추방을 외치곤 했다. 중국인 중심의 풀라우피낭은 외국인들을 환영하지 않았으며, 현지인들에게는 편견만 잔뜩 낀 저임금 노동자들이 만든 요리란 그저 '요리가 뭔지도 모르는 돌대갈이가 만든 음식물 쓰레기'라는 인식이 만연했다. 더더욱이나 이러한 음식들의 고장인 피낭에서는 이로인해 '우리 고유의 맛이 파괴되고 있다'는 인식이 셌으며, 이전부터 줄곧 '외국인들의 요리를 금지하자'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던 2014년 총리대신 림관엥이 '우리의 고유 풍토를 지키자'는 핑계를 들며 이 악법을 국민투표로 붙이기 시작하는데...
3 전개
피낭소비자보호협회 의장인 코리스 아탄은 림관엥의 해당 법안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으며, "지속적으로 늦추지 말고 당장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낭노점협회 의장 람통잉 또한 지지를 선언했으며 "관광객들에게 고유의 맛을 선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알라룸푸르는 외국놈들이 만드는 음식물 쓰레기의 온상이 되었지만, 풀라우피낭만큼은 고유의 맛을 지켜야 한다"고 망발도 서슴치 않았다.
림관엥은 "우리 고유의 풍토를 지키고자 해당 법안을 제정한다"고 밝혔으며, 7월 25일부터 8월 31일까지 국민투표를 붙였다. 총 14,810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55.85%가 피낭인이었고 나머지는 외지인 및 외국인이었다.
섬 지역에서는 무려 87.45%(!)가 찬성했으며 본토지역(스브랑프라이)에서도 85.3%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했다. 또한 섬 지역에서는 86.02%가, 본토지역에서는 85%가 '만약에 이를 어기면 강경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찬성을 표시했다. 이어 유명 언론사 더 스타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루어진 여론조사에 따르면 80%가 찬성했다. 반대는 겨우 9%였고, 나머지는 한마디로 '알 게 뭐야'라는 입장.
4 입장
다음은 페이스북 조사를 통한 각계의 입장이다.
4.1 찬성론자
이번 법안은 우리 고유의 풍토를 지키기 위한 올바른 정책이다. - Rubz Loh
만약에 외국놈이 운영하는 포장마차에서 '이것은 피낭 퀘티아우/정통 이포 닭밥'이라고 떠들어대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후손들과 관광객들은 머리 아파할 것입니다. - KS Chen
'퀘티아우'의 '퀘'도 모르는 더러운 방글라새끼[2]가 어떻게 우리나라 국민들보다 퀘티아오를 잘 만들 수 있나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 Ho Xiaojun
정체성이 매우 중요하며 우리 현지인들만이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 Rais Redwan
슬랑오르에서는 외국놈들이 우리나라 음식을 만들잖아요? 그 새끼들이 만든 짝퉁 박쿳테, 퀘티아우 고렝, 하카국수는 우리나라 사람이 만든 진짜와 맛이 전혀 다르거든요. 그 새끼들은 음식에다가 인간이 도무지 먹을 수 없는 똥덩어리나 쳐넣기만 하고 지랄한답니다. - Harry Oh
피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 Kien Seng
4.2 중립론자
음식의 진정한 풍미는 부엌이나 기술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랍니다. - Mei-Xian See
외국인이라도 현지인만큼 잘 만들 줄 안다면, 아예 주방장까지도 할 자격이 있습니다. - Zoey Vz
4.3 반대론자
이 세상에서 '최고'가 이기는 법입니다. 그러나 '최고'란 하카어에 유창하고 버터워스에서 자란 사람이어야 하죠. - Nehru Sathiamoorthy
음식은 질이 중요합니다. 만약에 외국인이 현지인만큼 잘 한다면, 안될 것도 없죠. - Wong Seh Ho
4.4 기타
나는 차라리 현지인이 요리한 것을 선호하겠지만, 설상 외국인이 만들었다고 해도 나쁠 건 없다. 이것은 내 경험이다. - Susan Lim
5 각계의 반응
21세기에 국제화시대인 현대사회에는 맞지도 않은 이런 황당하고 나치스러운 악법은 국내외로 심각한 파장을 일으켰으며, 외국인들은 당연히 강력하게 반발했다. 몇몇 유튜브 사용자들은 "피낭이 제2의 이스라엘이 되려고 한다", "이탈리아와 일본이 그들의 음식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피낭은 걍 답이 없다" 등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말레이시아의 국빈 요리사로 셰프 완(Chef Wan)으로 알려진 레주아완 이스마일은 "말레이시아를 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드는 악법"이자 "외노자를 탄압하기 위한 악의적 수단"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그냥 올바른 조리법만 가르쳐주면 끝날 일을 갖고 무슨 황당한 악법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터면 쇄국정책으로 반외국인 통치를 강행하는 여당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조차도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UMNO 지지자들의 모임인 "MyKMU"는 "이러한 악법은 림관엥과 그가 소속된 민주행동당(DAP)이 얼마나 추악한 파쇼들인지를 잘 보여주었다"고 비난했다.[3]
6 림관엥의 반응
당장 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국빈 요리사에 집권당에게조차 실컷 욕먹은 림관엥은 논란이 심해지자 결국 "그대들의 말을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지역민들이 원치 않는데 어쩌냐"는 대답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본인은 '나는 원래 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한 듯 하나, 이 인간말종은 바로 얼마 전 싱가포르에 가서도 '싱가포르도 유사 법안을 적용해야 한다'고 개소리를 지껄였었다. 결국 본인조차도 '할 마음이 있었다'는 것.
림관엥은 또 '포장마차만 안 되지, 호텔이나 타 식당은 된다'며 슬쩍 발뺌을 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요리 자체를 금지한다'고 되어 있으며, 카페조차도 안 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하는 것이다.
7 시사점
- 피낭은 겉모습은 아름답지만 실상은 무시무시한 곳이다. - 이전부터 풀라우피낭은 '동서양의 교차점'이라고 불릴 정도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했으나, 이번 법안에서 보여지듯이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겉모습의 뒤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무시무시하고 살벌한 이면을 가차없이 드러내었다.
- 중국인이라고 개방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아니다. - 말레이시아는 1957년 독립 후부터 말레이인 골수들을 중심으로 한 UMNO의 실질적인 일당독재체제를 겪어 왔으며, 부미푸트라 정책과 같은 인종차별적 정책으로 중국인과 같은 이들은 탄압의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은 '중국인'이나 '인도인' 하면 말레이인에 비해 다소 개방적인 시각을 갖을 것이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풀라우피낭은 애초에 중국인 중심인데다가 이 법안을 상정하기 위한 주민투표조차도 찬성론자들의 상당수가 중국인이었다. 즉, 중국인이라고 개방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전혀 아니며, 오히려 '방글라'와 같은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제노포비아적 행태를 보면 중국인이 말레이인 이상으로 더 꼴통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 외국인에게는 지금의 UMNO 정권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낫다. - 2008년 이전까지는 여당연합 국민전선(BN) 소속의 민중운동당(GERAKAN)이 풀라우피낭의 집권당이었으나, 이후로는 야당인 민주행동당(DAP)이 쭉 집권하고 있다. 현재 UMNO 정권이 반외국인 쇄국정책을 펼치고 외교적인 추태를 부리면서 DAP나 PKR(인민정의당)과 같은 야당은 오히려 개방적인 시각을 갖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이 법안을 주도한 림관엥 본인이 DAP 소속이며 상당수의 피낭인들은 DAP 지지자들이다. DAP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이전에도 이들은 외국인이 자국의 전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도 발악하는 등 오히려 UMNO를 수백배, 아니, 수천배 능가하는 추악한 행패를 서슴치 않았다. 결국 아무리 UMNO가 외국인들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더라도, 그것이 DAP보다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낫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 상상 이상으로 심각한 말레이시아의 제노포비아. - 당장 구글 등에서 '나라별 제노포비아 지수' 등을 찾아보면 정작 대한민국은 매우 불친절한 쪽으로 나오지만, 말레이시아는 친절한 쪽으로 나온다. 그러나 실상은 정 반대이다. 말레이시아의 고용주들은 외국인 고용을 극도로 꺼려하며, 외국인이 현지에서 사는 것조차도 매우 혐오한다. 물론 방글라데시 출신과 같은 이들은 몰라도 한국인들에게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등 한국인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국인들에 대해서도 추악한 행패를 서슴치 않으며, 아예 외국인 자체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친절하게 대하고 호감을 갖는 척만할 뿐, 사실은 외국인을 싫어한다. 특히 이번 법안에서 보여진 것은 그들의 자존심이 심각하게 비뚤어져 있음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는데,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데도 고마워할줄 모르는, 그야말로 얼마나 배은망덕한지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 적어도 다른 나라들, 특히 대한민국은 더더욱이나 유사한 법안을 상정해서는 안 된다. - 풀라우피낭의 이번 악법은 말레이시아의 이미지를 깎아내린 전근대적 악법이며, 결국 말레이시아 자체가 아예 국제적으로 비난받고 제재를 받을 일만 남았음을 강하게 보여준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대한민국이 풀라우피낭처럼 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준 반면교사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