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미 소동

1993년부터 1996년까지 MBC에서 방영했던 청소년 드라마 <사춘기>의 에피소드 중 하나. 1994년에 방영되었다.

구7차 교육과정 중학교 1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는 드라마 시나리오로 나온다.[1]

사건은 주인공이 한 학우의 근육질 몸매를 부러워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

한 학우가 웃통을 벗어던지니 멋진 근육이 나타나고, 반 남자애들은 다들 부러워한다. 주인공도 그렇게 되고 싶지만 정식으로 체육관에 다니자니 돈이 비싸고, 근육이란 게 요령도 없이 막 운동 좀 한다고 금방금방 느는 게 아니다 보니 며칠동안 약간 하고서도 티가 전혀 안 난다. 그래도 어떻게든 친구나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근육붙었다고 생색내고 싶어서 머리를 굴리다 떠올린 게[2] 여자 브래지어패드 붙여 입고 흉근 붙은 척하기였다. 그렇게 가짜 근육으로 좀 우쭐해지나 싶더니, 하필 어깨끈을 체육 선생[3]한테 들키는데 도둑이 제 발 저려 피하다가 수상한 놈으로 찍혀 교무실까지 끌려가고, 트렌스젠더로 오해한 선생님과의 상담 끝에 결국 모든 진실을 털어놓는다.[4]그런데 그걸 반 친구들이 문틈으로 엿보고 히히 웃으면서 도망가는 걸 목격하고, 완전 인생 종친 기분으로 풀 죽어 돌아간 주인공에게 좋아하는 여자애가 다가와서 "너 다쳐서 붕대감고 있었다며?"하고 안부를 묻는다. 알고 보니 진실을 애들한테 소문낼 줄 알았던 놈들이 주인공을 적당히 감싸줬던 것. 주인공은 뻘짓하면 피본다는 교훈과 훈훈한 우정을 깨닫는다는 미담으로 끝난다.

수업 중 이 단원을 나갈 때 그 당시 방영되었던 드라마를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현재에 와서는 너무 유치찬란한 내용에, 당시 연출력이 지금과 비교해 많이 후달려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참고로 감독이 현장에서 수정했는지 대본과 실제 대사는 약간 다르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이동민 역할을 맡은 정준(1번 항목)이 이 에피소드에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로 7차 교육과정 세대들에게 이름을 알릴 뻔했으나[5], 정작 7차 세대들은 그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최근에는 조연급으로 활약해서 그런가?!

이 에피소드가 임팩트 있어서 따온건지, 과거 90년대말 SBS 명절특집 방송에서 20대 후반~30대 초반 정도 나이 있는 개그맨들이 고등학교 설정 드라마타이즈로 연기를 했었는데 이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었다. 개그맨들을 출연시킨 걸 봐도 알 수 있듯이 사춘기처럼 나름 진지한 내용이 아니라 과장되고 코믹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부분이 많이 섞여 있었다.[6] 근데 그런 걸 떠나서 하필 브래지어를 입는 고등학생(정준) 역할을 한 사람이 홍록기였다.

이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의 누나인 재복이 간접적인 패드립을 친다. 그것도 부모 앞에서. 대사는 "키 작은 게 내 탓이예요? 어머니, 아버지 유전자가 나쁘니까 그렇지."부터 시작해서[7] 자신을 졸작이라고 폄하하면서 또 동생한테까지 "또 하나의 불쌍한 졸작품"이라고 패드립을 친다.[8]
  1. 다만, 내용 가운데 일부가 임의로 수정되었다(비디오 테이프 대여점에 게시된 영화 포스터가 극장 입간판으로 수정되는 등.)
  2. 가슴을 꼬집고 때려서 붓기를 만드는 야매 방법도 쓴다.
  3. 이 체육선생 역할을 바로 김상중이 맡았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동민이는 브라를 했을까요?
  4. 선생님은 동민이에게 성별 정체성 고민이 있는 줄 알고 나름 조심스럽게 접근했으나, 동민이의 고백에 한대 쥐어박고 아침마다 평행봉 운동하면 금새 근육 붙는다고 가르쳐준다.
  5. 당시 7차 교과서를 가르치던 국어 선생님들이 이 에피소드를 많이 틀어줬다. 그러고 보니 현직 중등학교 교사 중 30대 초중반의 젊은 선생님들이 <사춘기>를 보고 자라신 분들이다.
  6. 물론 성정체성을 의심받는 상황은 나온다.
  7. 사실, 냉정하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유전적인 영향을 강하게 받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충분한 영양섭취로 만회할 수는 있다.
  8. 드라마 설정상 재복이랑 동민의 오빠이자 형이 서울대에 다니는 유전자 몰빵 장남으로 나온다. 그래서 재복은 자주 오빠랑 비교해서 자기랑 동생에게 졸작품 드립을 친다. 실제로 그에 관련된 에피소드도 제법 있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