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김밥

김밥의 한 종류. 통영시의 옛 지명인 충무에서 유래한 것으로, 충무지역에서 만드는 김밥 → 충무 김밥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님의 시호에서 따온 지명이 충무이기에 이순신 장군과는 연관이 있지만 서울특별시 충무로하고는 상관없다. 이름 때문에 서울 충무로에서 유래된 걸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옛날에 바다로 나가던 사람들이 끼니 해결용으로 김밥을 싸가지고 나갔는데, 뱃일은 원래 하루를 꼬박 잡아 먹는데다가 밥 먹는 시간이 칼같이 정확하지 않아서 점심 시간을 한참 넘겨서 먹는 일도 잦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해풍을 많이 맞은 김밥들은 쉽게 상해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해변가에서 김밥을 팔던 한 할머니가[1] 이것에 대해 고민하다가 김에 밥만 싸는 초 시크한 구성을 생각해 냈고, 그것만 먹으면 밍밍하니까 거기에 잘 안상하는 무침반찬을 더해서 팔기 시작했다. 이것이 유례없이 히트한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걸 따라해 줄창 팔기 시작했고 이윽고 전국에 퍼지게 되었다.

덕분에 통영의 강구안~여객선 터미널 구간의 해변도로에는 60~80년 전통, 3대 등의 이름을 단 원조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물론 저 년단위는 10년을 채우지 않은 채 10년씩 올라가기 일쑤(...) 대부분의 간판에는 할머니 사진이 있는데, 기원 속에 나오는 김밥 파는 할머니가 그 할머니라고 하는 모양이다.

딴 음식들도 어디가 원조인지는 정확하진 않지만 충무김밥은 유난히 원조 논란이 거센 음식 중 하나인데 한일, 통영할매, 그리고 뚱보할매 세 곳 모두 사실상 원조라고 보면 된다. 본래 할머니 셋이 협업하여 강구안 여객터미널에서 충무김밥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강구안 여객터미널이 폐쇄, 광장으로 바뀌며 셋이 각각 가게를 차리게 된 것.

어두이 할머니가 세 분의 할머니 중 대표로 나와서 충무김밥을 국풍81에 출전하면서 충무김밥이 전국적으로 알려졌으므로 타 지역 사람들은 어두이 할머니의 뚱보할매 충무김밥이 원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뚱보할매는 대가 바뀌기도 전에 맛이 바뀌며 우후죽순 생겨난 원조집들에 밀려 장사가 잘 안 된다(...) 가보면 파리 날리는 모습을 종종 확인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원조 타이틀을 딴 집 때문에 대부분의 원조 골목이 간판을 바꾸어 달았다.

일단 통영에서 충무 김밥 하면 가장 유명한 곳은 한일김밥과 통영할매김밥이다. 확실히 맛도 그나마 두 집이 괜찮은 편이었지만 주인의 대가 바뀌고, 분점들이 늘면서 조미료가 듬뿍 첨가된 분점이 생기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본점을 오랜 기간 애용한 모 고객이 맛이 왜 이모양이냐고 한번 엎어 버린 분점도 있는 모양(...) 만약 정 충무김밥 음식점을 찾아가고 싶다면 터미널 근처에서는 찾지 마라. 터미널 바로 앞에 분점이 있긴 한데...

손가락 굵기의 아무 속 없는 김밥과 깍두기[2], 오징어 어묵 무침이라는 초 심플한 구성을 자랑한다. 다만 장소에 따라 어째선지 거의 언제나 깍두기+오징어가 김밥보다 먼저 소모된다.

과거 본고장 통영에서 사면 밥 양만큼 무김치를 주고, 또 밥 양만큼 오징어 어묵무침을 줬다. 그러니까 밥 양의 2배로 반찬을 줬다는 소리. 덕분에 무김치와 오징어어묵무침은 반찬통에 넣고 몇번은 더 먹을 양이 됐었는데, 지금은 본고장에서 사도 거의 딱 맞을 정도거나 약간 모자라는 정도다.

게다가 시래기국물도 나오는데 국물과 같이 먹는 충무김밥은 정말 맛있다. 다만 이건 취향이 좀 갈리는 데다가 시래기 국 자체가 가게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어서...[3]

일반 김밥과 다른 점은 조리법 뿐만 아니라 먹는 법에서도 있는데 젓가락이 아닌 길다란 이쑤시개 같은 나무 꼬치로 꽂아서 먹는다.국물은 그냥 그룻째로 마시면 되는거고. 실제 충무김밥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옛날 통영항을 거쳐가는 연안 여객선 내에서 기내식으로팔던 충무김밥의 경우 지금과 같은 도시락 형태가 아니라 이 김밥과 반찬들을 꼬치와 같은 형태로 꽂아 넣고 팔던 것이라고 한다.[4] 충무김밥이 일반 김밥과 달리 김밥속이 없는 맨김밥인데다 옆구리 폭이 상당히 넓으면서 지름은 작은 형태다 보니 꼬치로 쑤셔도 터질 가능성이 현저히 적고, 반찬으로 나오는 것들도 꼬치로 잘 꽂아지는 속성이 있어 이런 구성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통영 원조 식당에 가서 먹는 경우 수저가 비치되어 있긴 한데, 충무김밥 주문시에 이 길다란 이쑤시개같은 꼬치는 식당에서 먹어도 기본적으로 주고 실제 사람들도 웬만하면 꼬치로 먹는다.실제 먹기도 젓가락보다 훨씬 더 간편하고 좋다.

참고로, 통영 지역 충무김밥집이나 일반 식당에서는 아침밥으로 시래기 해장국(위에서 말한 그 시래기국)을 파는데 밑반찬으로 오징어 무침과 깍두기가 나온다. 아침과 점심을 사실상 같은 메뉴를 판다는 이야기. 본격 메뉴 돌려막기

이처럼 지역색이 강했던 충무김밥이 전국구 음식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계기는 1980년대초 어용관제축제였던 국풍81에서 선보인 뒤부터다.

이후 서울 명동 충무김밥은 대단한 인기를 끌면서 명동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후로 한동안 잠잠했지만 1박 2일및 각종 프로그램에서 떠들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인기가 급부상했다. 꿀빵과 함께 통영에 가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음식. 그런데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수 있는 서민음식이었는데 요즘은 귀족 음식이 되어버렸다. 1인분에 4,000원 선. 보통 성인남자 기준 1인분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2인분 시키면 8,000원... 오징어가 금이라도 잡수셨나

충무김밥은 기계로 마는곳도 있다지만 어지간하면 손으로 하나 하나 말고 있다. 본점을 가면 신기에 가까운 속도로 김밥을 말고있는 아주머니를 볼수있다. 사실상 별거아닌데 손이 엄청 가는 음식인지라 비싸도 할말이 없다.

백종원에 따르면 가게마다 맛이 다 다르다고 한다.

1인분의 양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있어 통영시에서는 1인분에 4,000원을 권장하고 있으나 4,500원에 판매하는 업소도 많아 가격에 유의할것.

고속도로 휴게소의 인기메뉴이기도 하다.
  1. 정확히는 세명이 장사를 같이 했다. 이게 뒤에 설명되는 난립의 원인 중 하나.
  2. 작게 썬 일반 깍두기와 먹기도 하지만, 보통은 '석박지'라 부르는 크게 썰은 무김치와 함께 먹는다.
  3. 무침은 한일이 시레기국은 통영할매가 더 잘한다. 원래 만드는 걸 분담했을 때 그렇게 했다고.
  4. 당시에 1회용 용기 자체가 귀하던 시절이기도 하고, 대도시도 아닌 지방에서 구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