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세우스

Θησεύς (Theseus)띄-시우스

1 개요

그리스 신화영웅이자 고대 그리스의 군주.

아테네의 국가적 영웅이였으며, 헤라클레스, 아킬레우스와 함께 그리스 최고 영웅으로 뽑히곤 한다. 헤라클레스가 힘의 영웅이라면 테세우스는 지혜의 영웅.

키잡의 선구자라 카더라

2 전설

2.1 아버지를 찾아

전설에 따르면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왕 아이게우스의 아들, 혹은 포세이돈의 아들이라고 묘사된다.[1] 아이게우스가 자식을 갖지 못해 델포이에서 신탁을 받고 돌아오던 중 들린 트로이젠의 왕이자 자신의 친구였던 피테우스[2]의 딸 아이트라와의 동침에서 테세우스가 태어났다.(신탁의 내용이 영웅의 탄생을 뜻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피테우스가 자신의 딸을 들여보냈다고도 한다.) 아이게우스는 장차 아들이 태어나면 자신에게 보내라고 하며 그 증표를 큰 바위 밑에 숨겨두고 떠났는데, 장성한 테세우스는 바위를 거뜬히 들어올리고 그 아래 묻혀 있던 칼과 샌들을 꺼내 아버지를 찾아갔다.응?

그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안전한 해로가 아닌 험란한 육로를 선택, 그 와중에 침대에 다리를 맞춰 사람을 죽이는 괴인 프로크루스테스 등을 퇴치하며 명성을 쌓았다.[3][4][5] 아테네 성에 들어갈 때 참회를 위해 여자 옷과 비슷한 옷을 입었는데, 사람들이 백주대낮에 여자가 돌아다닌다고 놀렸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용모도 빼어났던 모양.

한편 아이게우스는 그동안 과거 이아손의 아내였던 마녀 메데이아를 새 아내로 맞아 메도스라는 아들을 두고 있었는데[6][7], 메데이아는 테세우스를 보자마자 그가 아이게우스의 장자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그가 자신과 아들의 지위에 위협이 될 거라 생각해[8] 아이게우스를 설득해 사람들을 해치던 마라톤의 황소[9]를 퇴치하게 시킨다. 테세우스가 마라톤의 황소를 퇴치하고 돌아오자 독살을 시도했지만 이는 테세우스가 아이트라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신의 장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게우스에 의해 무산되었다.(전승에 따라서는 오히려 테세우스가 술잔에 독이 든 것을 직감으로 눈치채고 메데이아를 쇠몽둥이로 협박하며 먼저 마셔보라고해서 도망가게 만드는 설정도 있었다.) 그 결과 메데이아는 달아나고 테세우스와 아이게우스는 감동의 부자 상봉을 하게 되었으며, 뒤이어 아이게우스의 정적들을 몰아내는 등 활약을 통해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

2.2 미노타우로스 퇴치

이후 이웃의 해상강국 크레타의 골치거리인 다이달로스미궁 속 괴물 미노타우르스의 먹이로 바쳐지는 인질들 사이에 섞여 들어가,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를 꼬셔 미궁의 해법을 알아낸다. 아리아드네가 쓰고 있던 관의 반사광으로 인도해 주었다는 말도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실타래를 건네준 버전일 것이다. 이래저래 미노타우르스를 죽임으로써 확고한 영웅이 되고, 아리아드네와 함께 고향을 향해 도망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리아드네와 헤어지는데, 대단히 많은 판본에서 서로 다른 원인을 제시하고 있다. 대략적으로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아리아드네를 데려가면 나쁜 일이 생긴다는 예언 때문에 아리아드네를 버리게 되며, 아리아드네는 술의 신 디오니소스와 결혼한다.
2.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아리아드네가 싫증이 나서 버린 것으로 되어 있다. 임신한 채로 버림받은 아리아드네를 근처 여인들이 불쌍하게 여겨서 테세우스가 쓴 가짜 편지를 보내주며 위로했고, 그녀가 죽자 무덤을 만들어주고 매년 그녀를 기리는 행사를 열었다고 한다.
3. 애초부터 디오니소스가 아리아드네에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수작을 부려서 그녀를 섬에 내려놓고 출항 시키게 한다.
4. 임신한 아리아드네가 멀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에서 내려 쉬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풍랑에 떠내려갔다.

1번이나 3번 판본이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구전 신화에서 전통성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는 일이니 원하는 선택지를 고르면 된다. 어찌되었든 이 일로 인해 테세우스는 자신이 살아서 돌아가게 되면 배에 흰 돛을, 그렇지 않으면 검은 돛을 달기로 한 약속을 까먹고 검은 돛을 단 채로 고국으로 돌아오고, 검은 돛을 본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전사한 것이라 생각하여 배가 들어오기도 전에 비탄 속에서 자살하고 만다. 그리스 본토와 소아시아 사이의 바다가 에게 해라고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깃발 색 때문에 오해하여 벌어지는 비극 모티브는 세계 여러 설화에서 등장하는 클리셰이기도 하다. 우리 나라에서 전해내려오는 백일홍 꽃에 얽힌 설화에서도 똑같은 비극이 벌어진다.

2.3 전락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 아테네의 왕이 되어 아마존을 정벌하고 거기에서 아내를 얻지만, 이후 점점 인생이 급속도로 막장테크를 타기 시작한다.

첫 번째 사건은 두번째 아내인 파이드라가 전처의 아들이며 여성혐오주의에 가까운 독신주의를 고집하는 히폴리토스에게 반한 일.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에 따르자면 이는 히폴리토스가 아르테미스만 찬양하고 자신을 무시한 것에 대한 아프로디테의 보복이다. 어찌되었든 히폴리토스가 계모인 파이드라의 구애를 받아들일 리가 없었고, 파이드라는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범하려 했다는 글을 남기고 자살해 버린다. 이때 테세우스는 히폴리토스가 죽도록 저주를 하는데, 이에 따라 포세이돈이 그 소원을 들어줘서[10] 히폴리토스가 사고사한다. 결국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알고 땅을 치며 후회하지만, 때가 늦어도 한참 늦었다.[11]

파이드라 이야기는 여러 예술 작품의 바탕이 되기도 하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라신의 희곡 '페드라'와 프랑스 영화 '페드라'(62년작)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페드라'라는 단어로 어느 정도 연식을 알 수 있는데 중장년층은 영화 '페드라'의 인상적인 라스트 신으로 인해 영화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어머니가 아들을, 중년 여성이 어린 남성을 사랑하는 현상을 페드라 콤플렉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그 후 역시 아내를 잃었던 친구 페이리토스[12]와 함께 새 아내를 얻으려고 했는데 고른 상대가 하필이면 아직 어린 여자아이였던 헬레네. 친구와 작당해 유괴해 온 시점에서 흉악한 로리콘의 기질이 엿보인다. 사실 이 친구 페이리토스라는 작자가 심각하게 문제가 있는 자다. 하지만 이는 테세우스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테세우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 헬레네의 오빠들인 카스토르와 폴룩스가 열받아서 쳐들어온 뒤 테세우스의 어머니 아이트라와 여동생 클리메네를 노예로 끌고 가버린다.[13][14]

테세우스가 자릴 비운 전승 중에는 페이리토스가 여신인 페르세포네를 아내로 삼고 싶다고 해서 저승으로 같이 가버렸다는 전승이 대중적이며, 페이리토스를 위하여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려고 저승으로 가지만, 애처가인 하데스가 이를 좌시할 리가 없었고 한번 앉으면 모든 것을 망각하고 의자에서 떨어지지 못하는 망각의 의자에 앉혀 우연히 저승에 들른 헤라클레스[15]가 구해줄 때까지는 식물인간화 되어버린다.[16] 구사일생으로 아테네에 돌아오긴 했지만 이미 아테네는 헬레네의 오빠들인 불사신 쌍둥이 디오스쿠로이에게 쑥대밭이 되어있는 상황. 결국 왕좌에서 축출당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망명하다가 바다로 떠밀려서 최후를 맞는다.

히폴리토스 이외의 자식들은 여섯 가지 모험 중 처치한 시니스의 딸 페리구네와 사귀어서 낳은 첫 아들 멜라니포스[17], 파이드라에게서 낳은 아카마스와 데모폰(어머니가 이오페라는 이야기도 있다.)이 있다. 아테네 왕가는 파이드라의 아들들이 이었으며 이들은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다.

3 해설

스파르타가 특히 크게 띄운 헤라클레스와 마찬가지로 아테네에 의해 크게 띄워진 영웅.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국가적 영웅으로 아테네가 부흥 후 아테네의 시조로 일컬어지며 그의 유해를 회수해오며 프로파간다적 인물이 된다. 각종 신화에서 이러저러한 잡다한 원정에도 많이 참여하는 것도 이때의 일로 해석된다. 특히 아테네의 지혜를 숭상하는 면과 스파르타에 대한 적대심 탓인지 헤라클레스의 조언자격 인물로 등장하기도 하는 등 헤라클레스와 많이 엮인다. 결국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자존심 싸움의 결과물. 덕분에 테세우스와 헤라클레스를 중심으로 시기구분 논쟁이 좀 복잡하게 꼬여있기도 하다.

또한 아테네가 해양 제국으로 거듭나게 되기에 신화를 살짝 고쳐서 미노타우르스를 크레타의 장군으로 바꾸고 테세우스가 크레타군을 해전으로 격파했다는 얘기로 바꾼 것도 있다. 군주론에서도 테세우스가 언급된다.

4 대중문화 속의 테세우스

갓 오브 워에선 2편의 보스로 등장. 크레토스에게 그리스 최고의 전사를 겨뤄보자고 도전해오나 정작 싸우다가 밀리면 건물 위로 올라가 농성전 모드로 원거리 공격만 해댄다. 결국 열받은 크레토스에게 잡혀 처참하게 두들겨 맞는다.

양영순의 만화 플루타크 영웅전에 등장했다. 어렸을땐 소심한 왕따였다가 대영웅의 영향으로 성장하게 되지만 힘을 제대로 쓸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게 된다. 이후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지나 드디어 미노타우르스와 싸우게 됐지만...작품이 연중되어 결국 싸우기 직전에 멈추고 만다.

영화 신들의 전쟁에서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신화 속의 테세우스와는 미노타우르스 이미지가 살짝 들어가는 정도이다. 일부에서는 희대의 민폐주인공이라고 부를 정도로 골치아픈 인물. 애초에 이 영화 자체가 좀 막장이다.

타가메 겐고로의 만화 크레타의 암소에서는 미노타우르스에게 수도 없이 범해진 후, 결국 신의 아이를 낳게 된다. 그렇다. 하드 BDSM물의 피해자로 테세우스가 등장한 것이다(...).

Fate 시리즈에서는 미노타우르스를 토벌한 영웅으로 언급된다. 자세한 것은 테세우스 항목 참조.

올림포스 가디언에선 길치 속성이 추가되어 개그씬으로 써먹는다. 도적 퇴치, 미노타우로스 퇴치까지만 나오며 아리아드네와의 일화는 마지막화에 디오니소스에 의해 언급된다. 아르고호 원정과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도 얼굴을 비춘다.

5 관련 항목

  1. 포세이돈의 아들이라는 것은 외할아버지가 테세우스의 기를 세워주기 위해 한 하얀 거짓말이라는 전승도 있다. 반대로 아이트라가 포세이돈의 자식을 임신한 것을 묻기 위해 아이게우스와 동침시킨 것이라는 설도 있다.
  2. 탄탈로스의 아들인 펠롭스의 아들들 중 하나로 제우스의 증손자.
  3. 다른 영웅들과 달리 퇴치 대상이 대부분 인간이라는 점이 특이한 점. 실제로 테세우스 이야기에서 괴물은 미노타우로스 정도밖에 없다. 지혜의 영웅이라는 특성과 신의 피가 별로 안 섞인 점이 영향을 미친 듯.
  4. 이에 대해 괴물이란 괴물은 약간 앞선 시기에 활약한 영웅 헤라클레스가 전부 씨를 말려서 그렇다는 말도 있다.(...) 물론 신화라는 게 그런 거 고려하며 짜이는 게 아니니 단순한 우연에 가깝지만.
  5. 단 멧돼지 괴물파이아와 싸웠고, 거대 거북을 만났다.
  6. 이는 테세우스가 아르고 호의 원정에 참여했다는 전승과 모순된다. 그리스 신화가 후대에 여러 내용이 덧대어지고 추가 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모험을 떠나기 전에, 혹은 도중에 아르고 호 원정에 참여했다는 해석도 있다.
  7. 사실 참가 자체를 안했다고 보면 편하긴 하다. 아르고 호 원정에서 테세우스가 없어도 스토리에 문제가 없으므로.
  8. 메도스가 아이게우스가 아닌 이아손의 아들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9. 원래 크레타 섬에 있었는데 헤라클레스가 12과업의 하나로 데려왔다. 에우리스테우스 왕이 놓아주라고 하여 마라톤 평야에 풀려나 사람들을 해치고 있었다. 아래의 미노타우로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10. 포세이돈은 자신의 아들인 테세우스에게 세 번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히폴리토스에 대한 저주가 마지막 소원이라는 것이 통설.
  11. 다만 히폴리토스가 세상을 떠난 직후 그의 숭배를 받았던 아르테미스가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명령하여 부활시켜 천수를 누리게 하긴 했다.
  12. 제우스의 아들이란 설이 있다. 할아버지 플레기아스는 아레스의 아들인데 자기 딸이며 아스클레피오스의 어머니인 코로니스가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 의해 죽자 아폴론 신전을 불태우려다가 죽었다. 그 아들이며 페이리토스의 아버지는 바로 켄타우로스들의 아버지이며 장인 살해를 저지른 데다가 그 죄를 씻어준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에게 흑심을 품어 신을 모독하는 죄를 저질러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여있는 벌을 받은 익시온.
  13. 아이트라는 폴룩스에게 강간당하고 헬레네에게 넘겨지는데, 트로이 전쟁이 끝나서야 아가멤논에 의해 자유의 몸이 된다. 이후의 전승은 손자들을 따라서 테베로 돌아갔다와 자살했다로 갈린다. 결론은 테세우스의 삽질이 어머니의 인생을 말아 먹은 것.
  14. 클리메네는 카스토르에게 강간당했고 어머니 아이트라와 마찬가지로 헬레네의 시녀가 되는데 워낙 마이너한 인물이라 트로이 전쟁 후의 전승은 찾아볼 수가 없다.
  15. 유명한 열두 과업 가운데 마지막으로,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는 개인 케르베로스를 지상으로 데려가기 위함이었다. 이때 헤라클레스는 먼저 하데스에게 양해를 구하기 위해 저승 깊숙히까지 들어갔고, 그러다 테세우스를 보게 된 것. 덧붙여, 하데스는 케르베로스를 데려가고 싶다는 헤라클레스의 부탁에 그 개를 '길들여 데려가라'라는 과제를 부여한다.
  16. 이 때 헤라클레스가 강제로 의자에서 떼어내는 바람에 엉덩이 살이 다 뜯어져 버려 엉덩이가 작고 예쁜 중년이 된다. 이후 그의 후손들은 허벅지가 가늘고 엉덩이가 작아 '뾰족 궁둥이'(...)라 놀림받았다고 한다. 흠좀무.
  17. 카리아 지방에 이주하여 여러 식민 도시를 세운 이옥시데스족의 조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