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벨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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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소프트웨어의 게임 다크 소울 관련용어로 다크소울2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1 다크소울2

엄밀히 말하자면 다크 소울 2에서 주로 쓰이는 단어이다. 말 그대로 PVP시 하벨셋[1]을 입고 나오는 플레이어들을 뜻한다. 하벨셋은 중량이 무거운 갑옷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실전용으로 쓰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는 세트다. 그러나 다크 소울 2에서는 플레이어별 매칭이 회차와 누적소울을 기준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1편에서처럼 레벨을 빠듯하게 맞출 필요가 사라졌고[2] , 그런고로 능력치를 99로 도배하는데 아무런 불이익도 생기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그 결과 장비중량을 올려주는 각종 반지 및 버프와 중첩하여 장비중량 1/4구르기를 실현시킨 괴물 하벨들이 양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벨셋은 고중량으로 리스크를 크게 준 만큼 자체 능력치가 출중하다. 물방과 각종 속방은 물론 강인도를 사기적인 수준으로 올려주는 덕분에 이걸 끼고 들이대면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탱크와 싸우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기에 데미지를 일정시간 경감시켜주는 버프까지 추가하면 뒤잡이든 앞잡이든 몇번을 꽂아도 쓱쓱 털고 일어서는 짐승을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이 추가로 에스트나 여축, 온갖 회복약들을 드링킹한다고 생각해보자. 상대 입장에서는 엄청난 박탈감을 느낄 수 있고, 이중에는 같은 테크를 답습하는 사람도 당연히 생겨난다. 이렇게 하벨군단이 양산되자 얼마없어 이들을 가리키는 멸칭인 하벨돼지가 완성된 것이다.

하벨돼지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어떤 전법을 세우고 어떤 장비를 맞추는가는 어디까지나 플레이어 개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하벨돼지 현상은 정도가 틀린 사기성으로 말미암아 pvp계에 획일화된 패턴을 이룩했다. 이는 더 나아가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를 경색시키는 효과마저 낳았다. 치트성 조합을 발견한 사람들이 이를 남용한 탓에 게임 전체의 밸런스가 붕괴되고 만 것이다. 플레이어별 매칭에 레벨 제한을 삭제한 것 또한 문제가 발생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기존 다크 소울의 pvp는 극한으로 쪼인 레벨 상한선과 그로 인한 스테이터스에 맞춰 유효한 장비를 커스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한편 2편에서는 너도나도 레벨노가다 좀 하고[3] 사기장비를 껴댔으니 사실상 피할 수 없는 결말이었던 셈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보다 자유분방한 커스텀을 제공하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르겠으나...

어찌되었든 하벨돼지는 그 존재만으로 뜨거운 감자였고 머지 않아 관련 커뮤니티에서 금구어에 가까운 취급을 받게 되었다. 다만 요즘 들어선 대놓고 핵질하며 사기치는 유저들이 늘어난 결과 제작사의 의도와는 정반대 방식으로 커스텀의 다양화가 실현되었다.(...)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 하겠다.

백왕의 왕관 DLC까지 나온 현재 그 악명이 많이 죽은 상태이다. 계속되는 패치로 중갑옷의 방어력이 상당량 하향 되었고, 하벨돼지의 괴물 같은 방어력에 일조했던 방어력 상승 버프들의 중첩도 불가능하게 되었으며, 아레나에서 에스트나 회복약을 사용 불가로 만들어 예전의 바퀴벌레 같은 끈질긴 생명력이 사라졌다. 그나마 강인도가 제대로 적용하게 되어 그 엄청난 강인도는 여전하나, 강인도는 방어력이 아니라 슈퍼아머에 가까운 개념이고, 강인도가 성가시다면 오랫동안 존재의의가 없었던 돌의 반지[4]로 대항을 할 수 있다. 또한 하벨 갑옷의 엄청난 무게 때문에 유저들은 방어력과 강인도를 약간 희생하는 대신 좀 더 가벼운 갑옷을 고려하게 되었고, 결국 하벨돼지가 상당수 사라지게 되었다. 이제 하벨의 기사 코스프레를 해도 욕을 덜 먹게 되었다.

2 다크소울3

다크 소울 3가 발표 되면서 팬들 사이에서 하벨 세트가 다시 돌아올지 관심을 모으는 중. 설정상 돌로 만들어 졌는지라 다시 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시리즈를 거쳐 여러모로 유저들의 애증이 섞인 갑옷이라 돌아오기를 원하는 쪽은 XBOX ONE과 PS 4의 높은 사양으로 재탄생한 모습을 보고 싶어 하고[5], 싫어 하는 쪽은 하벨돼지 사태의 재림을 두려워 하고 있는 중. 그렇지만 3는 다시 레벨 매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1처럼 중량부담이 크다. 다크 소울 3 체험 행사의 로딩 스크린에 전작의 갑옷이 다수 유출되면서 하벨 세트 또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그리고 예상대로 다크 소울 3에 재등장. 1 당시의 광택이 없는 바위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장비중량치가 체력으로 분리된데다 대룡아+하벨 방패+하벨의 갑옷 세트 총합중량이 110.9라는 초월적인 수치[6]이기 때문에 장비중량 70%를 맞추어서 제대로 입으려면 170 가까이의 장비중량을 확보해야 한다. ...물론 대룡아를 빼고 반지로 총애의 반지와 하벨의 반지를 쓰면 좀 줄어들긴 하는데... 하벨 돼지 사태(...)를 걱정 하던 유저들에겐 다행히도 하벨 방어구의 데미지 감소 효과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에서 안심이지만, 반면 무척이나 많은 체력 스탯의 투자를 하고서도 중갑 자체 방어력이 이전 시리즈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것은 컨트롤이 부족하여 후반부 보스들과의 전투에 애를 먹는 유저들에겐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러나 대방패는 사정이 전혀 달라서 2016년 4월 30일 기준. 방패 강화 마법을 걸어줄 경우. 막을 수 없는 공격이 무엇일까 할 정도.(...) 게다가 하벨 대방패에 붙어 있는 전기는 다른 방패계열 전기들 중 아예 방식이 달라 몸에 바위를 들러붙게 만드는 데 이 상태에선 이동속도가 엄청나게 느려지는 대신 데미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에 사실 상 컨트롤이 부족한 유저들에겐 여전히 구원의 빛. PVP에선 그냥 피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에 그렇게 효과적이진 않다.(...)

10월 21일자 강인도 밸런스 패치로 하벨세트가 간접 상향을 받았다. 현재 커뮤니티에서 하벨돼지 소리가 나오는중이다.
  1. 하벨의 기사 세트. 1편과 2편 모두 개근한 중갑이다. 바위를 깎아 만든듯한 특유의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2편에서는 광택을 준 탓에 바윗덩이가 아니라 알루미늄 쪼가리처럼 생기긴 했지만 능력치는 어디 안간다. 보통은 여기에 대룡아와 하벨의 대방패까지 끼워서 하벨풀셋이라고 칭한다. 그러나 본 문서에서의 하벨돼지는 하벨세트 내지는 하벨세트의 부속품을 사용한 커스텀 장비에 나선창 쌍수 등의 사기 무기와 떡버프를 조합하는 형태를 뜻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예를들어 하벨셋과 용철 데몬의 투구를 조합한, 물리방어로선 최고인 셋을 갖춰입은 "최악의 하벨돼지" 같은 종류가 여러가지 있다.
  2. 1편에서 주로 캐릭터별 특색을 살릴수 있다고 유저들이 암묵적으로 합의를 본 100~150 정도의 레벨대가 정석이었다.
  3. 제작진의 의도가 어쨌든 2편은 소울노가다에 특화되었다 해도 할 말이 없는 시스템이다. 소울 획득량을 증가시켜주는 각종 장비와 더불어 화톳불의 탐구자를 이용한 보스 및 스테이지의 무한리셋...이런게 없던 1편때도 노가다는 존재했다. 2편의 이런 상황은 필연이라고 밖에...
  4. 무기의 경직을 늘리는 반지로, 강인도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서 중갑을 입어도 단검 맞고 경직이 되던 시절엔 그야말로 무의미했던 반지였다(...).
  5. 다크 소울 2에서는 광택 때문에 바위가 아니라 알루미늄이라고 까였었다.
  6. 체력 0 기준 장비중량 40, 체력 1당 장비중량 1 증가. 체력 99를 찍어도 반지의 도움 없이는 139가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