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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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알

1 스코틀랜드의 음식

기스 매직팬티가 아니다.[1]
스코틀랜드순대.

스코틀랜드의 전통음식으로, 양·송아지의 내장[2]오트밀과 향신료를 섞어 그 위장에 꽉꽉 채워 넣어 삶은 요리. 설명만 봐도 대충 상상이 가겠지만 맛은 당신의 상상 이상이다.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다면 해기스 편을 참고. 주로 <Haggis, neeps and tatties>라고 해서 당근과 순무를 갈아 삶은 것과 감자 으깬 것과 같이 먹는데. 맨 위의 사진 참조. 현지에서는 영국식 발음에 따라 '하기스'매직팬티에 가깝게 발음한다.

그러나 순대부속을 좋아하고, 시각적 테러에 면역인 사람일 경우 문제 없이 잘 먹을 수 있다.[3] 양고기 냄새가 약간 나긴 하지만, 양념이 세게 되어 있어 짭짤한 맛으로 조금 집어먹을 수는 있다. 매일 왕창 먹으라면 그건 또 다른 문제지만…. 한국인 영국 여행객이나 유학생 중에서는 취향에 따라 이것만 찾아 먹는 사람도 있다.

영국 요리 항목에도 나와있는데 2005년 G8 정상회의에서 조지 워커 부시해기스를 못 먹는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당시 스코틀랜드 휴양지 글렌이글스 방문 당시 생일이었고 영국 일간지 Times of London과의 인터뷰에서 블랙 유머를 한 것이 와전 된것이다.

Q. That may or may not include haggis?

The President. Yes, haggis. I was briefed on haggis. [Laughter] No. Generally, on your birthday you — my mother used to say: "What do you want to eat?" and I don't ever remember saying: "Haggis, mom.'"
질문: (생일상에) 해기스가 포함 되나요 그렇지 않나요?
대통령: 네. 해기스에 대해 보고 받았습니다. (웃음) 아니오. 일반적으로 당신의 생일날 - 저의 어머니가 저에게 이렇게 말하지오 "뭐가 먹고 싶니?" 그러면 저는 "해기스요, 엄마" 이렇게 말해 본 기억이 없군요.

프랑스 前 대통령자크 시라크는 전 나토 사무총장인 영국의 조지 로버트슨(George Robertson)의 강압권유로 해기스를 먹었고 빡쳐서 이후 2005년 G8 정상회의에 앞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러.독.프 정상회담에서 "영국이 유럽 농업에 기여한 것은 광우병밖에 없다. 음식이 형편없는 나라 사람은 믿을 수가 없다."면서 영국 요리와 영국인들을 싸잡아 비난해 버리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세계 쇼킹 음식 20가지를 선정한 유튜브 한 동영상에선 1위로 선정했을 정도..12위쯤에서 What the F...가 들렸다 그런데 기준이 매우 주관적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자. 11위는 산낙지다.(!?) 그런데 이게 벌레나 개미, 거미, 썩은 치즈 등의 괴식보다 순위가 높다. 8위는 회...[4] 4위와 2위는 모두 황소의 성기이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인들에게는 그들 문화의 상징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의 대표적 시인 로버트 번즈는 해기스를 찬양하는 시를 썼을 정도다. 전통적으로는 스카치 위스키(특히 몰트 위스키)와 함께 먹는 것이 궁합에 맞다고 한다. 심슨가족의 학교 관리인 윌리도 툭하면 해기스를 들고 나타난다.

사실 영국 요리라고 까기도 뭣한 게, 이쪽은 스코틀랜드만의 지역 요리이다. 위에서 푸틴이 해기스를 언급한 것도 블레어가 스코틀랜드 출신이어서 그렇다는 말이 있다. 물론 외국인인 푸틴이 스코틀랜드도 영국의 일부이니까 영국 요리로 넣어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더군다나 정말 신경 써서 잘 하는 곳이 아니면 상당히 별로인 잉글랜드 스타일 요리와는 달리 해기스는 적어도 사람이 먹을 수준은 된다. 상기했듯 한국인 유학생들도 순대가 생각나면 먹을 정도로 거부감도 덜하다. 동물 내장을 잘 먹지 않는 유럽/북미/오세아니아 쪽 사람이라면 원재료를 알면 거부감이 좀 생기긴 하겠지만 모르면 그냥저냥 먹는다.

1999년에 영국 정부 관광청에서 한국 여행객들을 위해 발간한 'GB99' 라는 무크지에도 나오는데, 홍보 대사(?)로 선정된 이문세, 김장훈김원준이 스코틀랜드 여행 마지막 순서로 커티 삭 위스키 공장을 방문했을 때 공장 측에서 마련한 만찬 때도 이게 나왔다. 먹어본 소감은 실려 있지 않아 확인 불능.

현대에는 과거와는 달리 산업 기반이 많이 좋아져서, 소시지와 마찬가지로 위를 외피로 쓰는 전통 레서피 대신 인조 껍질을 사용한다. 내용물 역시 좋은 고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안타깝게도다행히도 한국에서는 해기스를 맛볼 방법이 없다. 영국 레스토랑이 있긴 하지만 메뉴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된데다 가격도 살인적이라서 정 원한다면 레시피를 가지고 직접 만들어보든가 만들 자신 없으면 그냥 영국으로 갈 일 있을때 먹어보자.

아이슬란드에도 해기스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슬라우투르라고 부르는데, 제조법은 비슷한 듯. 피를 넣은 것과 안 넣은 것,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설탕, 버터 등을 곁들여 먹는다는 듯. 슬라우투르 사진 및 시식기

카툰 네트워크의 애니 중 하나인 '쟈니 브라보'에서 영국으로 놀러가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해기스가 뭘로 만들어지는도 모르고 "영국 가서 해기스 먹어봐야지 ㅎㅎ"해서 하나 구했더니 그걸 뺏어먹으려고 쫓아오는 네스호의 괴물을 피해 도망다니는 게 주 내용. 결국 재료가 뭔지 듣고는 "오냐 너나 처머겅!"하고 괴물한테 줘버린다(…).

학습만화앗! 시리즈 중 소화 작용과 영양소, 음식 문화를 소재로 한 '꼬르륵 뱃속여행'에서는, 세계의 각종 괴식들을 설명하며 양의 눈알, 개구리 다리 요리 등과 함께 이 해기스를 괴식 목록에 올려 놨다. 참고로 앗! 시리즈의 원작은 영국 출판사인 스콜라스틱에서 제작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드워프 대도시 아이언포지 경비병들 식사는 항상 이것이다. 해기스(인게임에서는 '양 순대'라고 번역됨)와 맥주를 삼시세끼 먹으면서도 좋다는 경비병들을 볼 수 있다.

영화 하이랜더에서도 배경이 배경인 만큼 언급된다. 하이랜더인 주인공이 해기스를 설명하자 구역질난다고 받아치는 라미레스 역의 숀 코너리의 표정이 일품. 이 장면은 일종의 개그로, 원래 숀 코너리는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셀프 디스

1.1 레시피

한마리 잡아서 털 깎고 구워먹으면 된다[5]

  • 양의 심장, 간, 허파, 위를 깨끗이 다듬어 익을 때까지 한 시간 가량 삶는다.
  • 그동안 귀리보리 각각 75그램씩을 오븐에 굽는다.
  • 구워진 귀리와 보리를 칼로 대충 잘게 썬다. 너무 곱게 갈지 않는다.
  • 양 또는 소의 비곗살을 곱게 썰어 귀리, 보리와 섞는다.
  • 다진 양파, 메이스 반 스푼, 육두구 한 스푼, 후추 두 스푼을 넣는다.
  • 위를 제외한 내장이 익으면 꺼내 위에 준비한 비곗살+곡류+양념 덩어리와 함께 그라인더에 갈아버린다.
  • 간 것을 잘 반죽해 위장에 꾹꾹 눌러 넣고 구멍을 꿰맨다.
  • 속을 가득 채운 위장을 끓는 물에 4시간 가량 삶는다. 내장을 삶을 때 썼던 물을 그대로 쓰는 것이 좋다.
  • 오렌지 반죽과 위스키 약간을 끓는 물에 더해준다.
  • 다 익으면 맛을 인내하며음미하며 먹는다.

출처

1.2 번즈 나이트

위에 언급한 시인 로버트 번즈와 연관되어 진행되는 스코틀랜드의 전통 이벤트. 번즈의 생년월일시분에 맞추어 매년 1월 25일 19시 30분에 스코틀랜드의 모든 지역에서 열린다. 우선 백파이프 연주자를 대동하고 큼지막한 해기스를 얹은 쟁반이 나오고, 행사 주최자가 번즈의 시 '해기스에게 바치는 노래' 를 엄숙하게 낭송한다.

낭송이 끝나면 해기스 쟁반을 식탁에 내려놓고 나이프로 이리저리 자르고 들쑤셔서 먹기 좋게 만든다. 물론 반주는 몰트 위스키. 먹고 마시는 시간이 끝나면 참가자 전원이 손을 맞잡고 '올드 랭 사인' 을 부르며 마무리한다.

2 상상의 동물로서의 해기스

사실 스코틀랜드에서는 요리로서의 해기스 외에도, 먼 옛날부터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상상의 동물로서의 해기스도 있다. 요리로서의 해기스와 구별하기 위해서 이 쪽의 해기스는 '와일드 해기스(Wild Haggis)'라고 칭하는 것 같다. 생김새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쪽 링크로 가보시길

타산지석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영국 기행문을 보면 영국에서는 어린이들에게 해기스와 관련해서 "응 이건 해기스란 동물로 만든거야." 라는 농담이 있다고 한다. 위 유튜브 동영상의 해기스 사냥 장면은 이런 이야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이 상상의 동물과도 관련이 있다. "해기스의 모양이 좀 거식한 이유는 사실 와일드 해기스(상상의 동물로서의 해기스)를 재료로 했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농담을 하다 보니까 상기한 것과 같은 전설 아닌 전설이 생겼다는 듯.

또한 스코틀랜드에서는 매년 연말에 '해기스 헌트(Haggis Hunt)'라고 해서, 상상의 동물로서의 해기스를 수색하는 이벤트가 연말행사로서 개최되기도 한다고 한다(…). 물론 위 유튜브 동영상의 해기스 사냥 장면에도 이 연말행사를 패러디한 측면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1. 이쪽은 Huggies
  2. 심장, 허파, 간도 들어간다.
  3.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순대라는 생각으로 먹으면 악명 높은 블랙 푸딩과 동시에 소화하기 좋은 음식. 영국에서 생활하는 '여자' 유학생들 중 순대가 먹고 싶을 때 해기스나 블랙 푸딩을 먹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잘 먹는 사람은 잘 먹는다. 즉 먹을 기회가 있다면 먹고 나서 판단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4. 그냥 회가 아닌 살아있는 생선을 회뜬 거다눈 마주치면 무섭겠다
  5. 후술할 상상의 동물 해기스의 전설을 인용한 것으로 실제로 저렇게 만들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