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신문으로부터 얻는 대부분의 뉴스란 신문사가 여러 가지의 내외적 통제에 따라 지면에 게재키로 결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기버
'필요한 것'인지 '필요악'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뉴스 생산 시스템의 핵심.
목차
1 개요
'어떤 사안에 대해 언론이 보도를 거부하고 은폐하는 행위'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되나, 언론 관련 연구에서는 '뉴스 생산 과정에서 기자/편집자 등 뉴스결정권자에 의해 뉴스가 취사선택되는 과정'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뉴스는 지면이나 방송을 통해 수용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수많은 '관문'을 거치게 되는데, 이 관문을 하나씩 거치면서 어떤 정보는 통과되고, 어떤 정보는 걸러진다. 해당 언론사의 최고 뉴스결정권자[1]까지도 이것이 보도가치가 있고 보도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그 정보가 '뉴스'가 되어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것.
2 필요성
인간의 사회에는 수많은 정보가 범람하지만, 그 모든 정보가 반드시 모든 구성원에게 필요한 정보라는 보장은 없다. 어쩔 수 없이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용해야 하는데, 언론은 이 과정에서 수용자가 사회를 인식하게 하는 창(Frame) 역할을 한다. 즉 개별 수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취사선택하여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인 셈.[2] 이를테면 '누구네 옆집 똥개가 강아지를 낳았다' 같은 중요도가 낮은 정보나 "박근혜가 최태민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더라" 따위의 낭설에 가까운 정보가 일간지 톱 뉴스로 올라가지 않는 이유가 바로 게이트키핑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박근혜 강아지 얘기 그만 보도해
3 게이트키핑의 요인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2차대전 중 커트 레윈이라는 학자가 "식품이 생산되어 식탁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관문이 있고, 각 관문의 게이트키퍼들이 선택한 식품만이 식탁에 오른다"는 식의 연구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게이트키핑의 과정과 요인을 설명하는 모델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화이트 모델. 화이트는 미국 중서부의 외신부장들이 들어오는 외신의 90%를 보도하지 않으며, 그 취사선택이 매우 주관적으로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니까 데스크 꼴리는대로 보도한다는 거다 미디어조직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자-국장-편집자 등 여러 개인의 손을 거치며 정보가 걸러진다. 이 과정에서 게이트키퍼는 자신의 계급적 배경, 성장배경, 교육배경, 가치관, 세계관, 그리고 해당 미디어조직의 가치, 규범, 전통 등의 영향을 받는다.
미디어조직 밖에서도 게이트키핑이 이뤄진다. 기자에게 어떤 사실을 제보할 때 이미 정보가 꽤 가공되어있는 상태로 제보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보도자료'. 이럴 경우 미디어 종사자 뿐만 아니라 PR 종사자나 해당 뉴스에 이해관계를 갖는 이해집단도 게이트키퍼에 포함된다.[3]폭로성 보도의 경우 일단 취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폭로당하는 당사자가 눈치채는 그 순간 뉴스에 개입하려 드는 경우도 많다.
4 폐해
두말할 것도 없이, 정작 수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게 된다는 점. 처음에 인용한 기버의 말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스튜어드 후드의 연구결과(1972)에 따르면 매스미디어의 게이트키퍼 대다수가 중산층 의식을 갖고 있어 갈등보다 합의에 의한 정치를 지향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TV 종사자들은 팀워크가 중시되다보니 이런 성향이 '관성'이 되어 잘 깨지지도 않는다는 것. 이 연구를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해본다면 대부분의 중앙 일간지나 방송기자들은 수도권 거주 고학력자 중산층 화이트칼라이며, 이들의 시선에서 중요해보이거나 이들의 시야 안에 들어오는 정보만 중요하게 취급될 수 있다. 지방 거주 저소득층의 의료권에 관계되는 진주의료원 사태가 장마철 강남지역 침수로 출근대란이 일어난 것보다 덜한 비중으로 보도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신문사에서는 주로 편집국장, 방송사에서는 주로 보도국장이라고 부른다.
- ↑ 그러나 70년대의 탐사저널리즘과 최근의 데이터 저널리즘은 필요하다면 직접 정보를 '생산'해내기도 한다. 탐사저널리즘은 리서치 등을 기자의 취재 목적 하에 주도적으로 진행하여 이를 기반으로 보도하는 것을 말한다. 데이터저널리즘은 이미 공개되어있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통계를 내거나 이미 수치화된 통계자료를 배열하고 해석하여 새로운 의미정보를 보도하는 경향이다. 한국에서 이 데이터 저널리즘을 가장 잘 하는 데가 바로 한국탐사보도협회.
- ↑ 덧붙이자면 바로 이런 이유로 기자실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가 기자실에서 공보담당이 주는 정보에만 의존하기 시작하면 이미 게이트키핑으로 떡칠된 제한된 정보밖에 취재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