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론

일상에서 관념론이라는 말로 여러 의미로 쓰이는 것처럼, 철학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가지 이상의 뜻으로 사용된다.

형이상학적 관념론에서부터 인식론적, 미학적, 윤리적 관념론까지 쓰임이 다양하다. 또한 어떤 범주상 분류에서 주관적, 객관적 그리고 절대적 관념론으로 구분될 수 있다. 그러므로 관념론자들은 실재론자가 아닌 것으로 또는 유물론자가 아닌 것으로 또는 교조주의자나 경험론자가 아닌 것 등으로 이해될 수 있다. 논쟁의 여지 있지만, 근대 철학에서 대략적으로 다음의 두 가지 개념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정신적인 것(마음, 영혼, 이성, 의지, 이데아 등)은 모든 실재의 궁극적 토대이거나, 완전한 실재이다.

2. 정신에 대해 독립적인 것의 존재를 인정하더라도, 우리가 그 독립적인 실재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이 정신 활동의 산물이다.

1의 의미에서 관념론은 <형이상학적> 혹은 <존재론적> 관념론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반면에 2의 의미에서 관념론은 <형식적> 혹은 <인식론적> 관념론이라고 할 수 있다. 존재론적 관념론의 근대적 전형은 버클리의 유심론(immaterialism)이라고 할 수 있다. 버클리의 유심론에 따르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마음 속 관념이며 마음은 신성한 존재의 마음이다. (버클리 자신은 관념론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2의 의미에서 관념론의 시초는 칸트의 선험적 관념론이다. 칸트는 그의 책 순수이성비판(2판)의 <관념론 논박>에서 관념론이란 사물들의 존재에 대해 관한 것이 아니라, 표상들의 방식에 대한 주장일 뿐이라고 한다. 칸트는 자신의 관념론을 이런 의미에서 <선험적(transcendental) 관념론>이나 <비판적(critical) 관념론>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