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구설/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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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포츠경향 기획 김성근의 고참론

8월 스포츠경향의 [기획 김성근의 고참론]에서 김성근 감독은 “선수 수명은 지도자 손에 달려 있다. 지도자가 선수를 몰아가는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김 감독이 말하는 베테랑 관리법은 따로 관리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김 감독은 “특별대우는 결국 선수를 일찍 그만두게 만든다”고 말했다. 더불어 “선수를 선입관 갖고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 싶다. 사람을 판단하려면 시켜 보고 기회를 주고 판단해야 한다. 시켜 보지도 않고 판단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4강에서 탈락해 다음 해를 기약하는 팀이라면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해 키워야겠지만 4강을 노리거나 우승을 기대하는 팀이라면 베테랑의 힘이 필요하다. 그를 통해 신구 조화도 이뤄야 강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 이영미의 스포츠人 스토리 인터뷰

시즌이 종료된 후 11월 "이영미의 스포츠人 스토리" 인터뷰를 가졌다. 이영미 기자는 인터뷰가 아닌 강연을 듣고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양원더스가 퓨처스리그팀들을 상대로 절대 우위의 성적을 내는 것이 결국 결국엔 김 감독의 저력이 아닌가는 질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난 지금까지 무슨 ‘타령’을 해보지 않았다. 인생 살면서 제일 싫어 하는 말이 ‘없어서 못한다,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리더들을 보면 타령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선수가 없다, 긴장해서 못했다, 실수가 많았다 등등 타령을 하는 리더들이 눈에 띈다. 그런 말을 듣고 있으면 속에서 뜨거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리더는 10원짜리 살림도 100원짜리 살림처럼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선수가 없다고 타령만 하지 말고, 10원짜리 선수를 100원짜리 선수로 만드는 게 리더의 역할 아닌가. 선수가 없다는 말은 누워서 챔 뱉기나 마찬가지다. 자기의 능력 부족을 대놓고 인정하는 셈이다. 선수들도 보고 듣는 눈이 있다. 자신이 따르는 리더가 ‘타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생기겠나. 오히려 선수들은 그런 리더를 보면서 절망한다.”

제자인 LG 김기태 감독이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플레이오프까지 오른 것에 대해서는

"야구의 정석대로 풀어가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특히 공격면에서 번트를 제대로 성공했더라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섰을 것이다. 그리고 패자는 말이 없어야 한다. 리더는 동정받고 위로 받는 자리가 아니다. 비난을 받는 자리다. 패배에 대한 쓰라림이 있었다면 그 다음날부터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 ‘선수가 잘해줬다’, ‘불쌍하다’는 얘기는 리더가 할 얘기가 아니다."

라고 제자에게 애정어린 충고라고 쓰고 비판이라고 읽는다를 했다.

다시 (프로로)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있나는 질문에 대해서 김 감독은 프로 팀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왔으나 시즌 중이라 거절했다고 밝혔다.

"난 시즌 중에 원더스를 떠날 수가 없었다. 시즌 후였다면 생각해 볼 여유가 있으니까 아마 고민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팀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에 선수들이 나만 보고 있는 상황에서 내 욕심만 내세워 팀을 떠난다면 난 리더도 아니고, 진정한 야구인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김 감독이 고양 원더스를 떠난다면 선수들이 받는 충격이 상당히 클 것이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프로로 돌아가고 싶지만 어린 선수들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는 복잡한 심경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고민이다.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마지막 한 번은 화려한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나 선수들을 봤을 때는 여기 남아서 사연 많은 어린 선수들을 잘 키워 프로에 보내는 게 내 역할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김성근 외에도 훌륭한 아마추어 지도자들이 상당히 많다. 만약 원더스에 계속 남는다고 해도 ‘김성근이니까 가능하다’는 소린 듣지도, 하고 싶지도 않다. 원더스에서 고생하는 다른 코치들한테도 예의가 아니다.”

평소에 후배 후배 KBO 감독의 자질부족을 비판해왔던 김성근 감독은, 아마추어에는 자신 말고도 훌륭한 지도자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굳이 자신이 아마추어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3 "선수가 없다고 타령하는 것은 스스로가 무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경북대 강연

김성근 감독은 11월 13일 경북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열정樂서' 강연에서 작심한 듯 최근 프로야구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올해 프로야구 전체 상황을 살필 때 최대 문제는 자기 스스로를 커버할려고(보호하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이라며 작심한 듯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느 팀은 '선수가 없다'고 한다. 어느 팀은 '시합할 상황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없는 선수라는 것을 알면서, 안 될 시합인 것을 알면서 다수 감독들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감독은 "리더는 필요한 것이 없다면 만들어야한다"며 "선수가 없다고 타령하는 것은 그 감독 스스로가 무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더불어 태만한 것이다. '없다'라고 말하는 건 죽었다 깨어나도 할 소리가 아니다. 인생 한 번 살고 가는데 그런 소리 해서 어떻게 이기려나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그밖에도 김 감독은 이날 강연에서 주옥과 같은 여러 말들을 남겼다.

나의 감독 생활 중 럭키했던 순간은 약한 팀을 만난 것이다. 강한 팀을 만났다면 나태해졌을지 모른다. 약한 팀 맡았을 때는 내가 이 팀을 어떻게든 이기게 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에게 한국에서의 야구감독 생활은 부족하고 어려운 것이 너무나 많았다. 오로지 '김성근' 나 자신만 믿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남들이 볼 때 내가 유별나 보이겠지만 남에게 부탁하고 의지하려 하거나, 또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고 슬퍼한 적은 없다. 왜냐면 그 순간이 나에게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족, 타협, 책임전환, 변명. 나는 이런 것들은 싫어한다.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은 책임 전환, 변명을 하지 않는다. 책임을 전가하게 되면 그 순간은 편안하지만 뒤돌아보면 성장하기 힘들다. 없는 선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리더이고 감독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기고 싶은 열정, 살고 싶은 욕망 때문에 나는 그 당시 시합을 끝내고 밤 12시에 들어가 책상에 앉아서 그날 시합 분석한 데이터 가지고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야구감독 중에 김성근 방이 제일 더럽다'는 얘기가 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 분석표를 직접 손으로 적다 보면 느낌이 온다. 그렇게 분석이 끝나면 내일 시합 스타팅 멤버를 짜고 정리하다 날이 밝으면 야구장으로 바로 갔다.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2년째 되던 해에 암에 걸렸다. 하지만 이런 일이 나에게는 슬프지는 않았다. 수술하고 병실에서 잠실 야구장이 보였는데 '꼭 살겠다' 보다는 '꼭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어려운 길을 택하라. 쉬운 길을 가면 나태해지기 마련이다. 어려운 길이 성장하는 길이고, 내가 더 강해질 수 있는 기회이다. 솔직히 고양 원더스는 정말 어려운 길이었다. 고양 원더스 선수들과 일본 캠프에 가 아침 6시 기상, 8시부터 해 떨어지기 직전 5시 반까지 연습을 했다. 유일한 휴식은 런치타임 15분 이었다. 이때는 죽도록 훈련하고 나 또한 더 열심히 노력했다.
야구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합에 이기는 것이다. 그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그 다음은 선수 육성이다. 한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 개발 시켜줘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는 인생을 살아라. 보통 인간들은 자기가 가진 잠재능력의 30%로 발휘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자기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고 그 속에 살아가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이란 어느 궤도에 오르면 만족하게 되고, 그러면 자연스레 한계도 설정된다. 하지만 나는 사람도 그렇고, 조직도 한계는 없다고 본다. 자기가 설정하지 않으면 본인의 한계를 얼마든지 넓혀갈 수 있다. 운동선수들은 자기 컨디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자기 컨디션, 베스트 컨디션을 만들고자 노력하는데, 거기에만 맞춰두면 그 이상 못 올라간다. 점점 더 자기 컨디션을 넓혀가야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올라갔을 때 더 올라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존경보다는 신뢰받는 리더가 되야 한다. 인생은 자기 뜻대로 살아가는 고집, 몰입도 필요하다. 그래야 큰 나무가 될 수 있다.


...현재

투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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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포츠경향 인터뷰

11월 프로야구 시즌 종료 후 FA시장이 끝난 상황에서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스포츠경향은 FA 80억 시대를 맞아 ‘FA 80억원 시대, 프로야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물음을 가지고 김성근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는 데, 김 감독은 인터뷰 내용의 절반 이상을 후배 감독들을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김 감독은 요즘 프로야구 사령탑의 모습을 조금은 작위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들 좋은 사람으로 보이려한다.” 김 감독은 후배 감독들이 내실있는 노력을 해주기를 바랐다. ‘깊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가을야구에서 패전한 사령탑이 덕아웃 앞에서 선수들을 안아주는 모습에 대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더라. 사령탑이라면 말 한마디 표정 하나로 선수들을 움직여야 한다. 그런 생각이 있나 싶었다”며 “경기에 진 뒤 다음이라면 ‘내가 미스했다. 미안하다’ 그 멘트로 끝이다"
김 감독은 ‘야구는 감독이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감독의 ‘깊이’가 프로야구의 ‘깊이’를 달리한다는 생각이다. 김 감독이 리더들에 대한 새삼 언급한 이유다.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대해서 김 감독은 외부 시선을 신경쓰느라 모양 갖추는 데만 급급한 인생의 이면을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봤다고 말했다. “감독들 준비가 부족했다. 감독은 직감으로 작전을 건다. 그 직감은 준비에서 나온다. 그게 부족하니 벤치에서 긴가민가 하다가 빨리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체적으로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커보였다. 리더라면 준비를 하고 또 맞다고 느끼면 바로 승부를 걸줄 알아야한다.”

인터뷰의 원 질문인 FA 몸값 상승 현상에 대해서 김 감독은 FA 몸값 상승 현상 자체는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KBO 구단의 선수 육성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각 구단이 FA를 잡는 것은 좋다. 다만 선수 육성이란 차원에서는 어떤지 한번 봐야한다.”, “선수 육성에 대해 벌써 나왔을 얘기들이 이제야 나오고 있다.”며 아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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