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틀어

로마자 표기: Nāhuatl [ˈnaːwatɬ]
일본어: ナワトル語
중국어: 納瓦特爾語

나우아틀어, 나후아틀어라고도 한다.[1] 사실 우토아즈텍어족에 속한 언어중 가장 인지도도 높고 대표적인 언어로 중앙 아메리카의 한 부족인 나우아인이 썼으며 현재 사용인구는 약 150만명. 엄밀히 말하면 하나의 언어라기 보다는 연속된 방언군 30개 남짓 방언으로 이루어진 방언군으로 일부 방언간 화자 사이에는 상호간 소통이 불가능 하다.

1 발음

양순음치조음경구개음연구개음성문음
비음mn
파열음ptk kʷʔ
치찰음sʃ
마찰음(h)*
파찰음ts
설측파찰음
접근음jw
설측접근음l
전설 모음중설모음후설모음
고모음i i:u
중모음e e:o o:
저모음a a:
  • 방언마다 발음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본 항목에서는 고전 나와틀어(classical nahuatl)을 기준으로 한다.
  • 대부분의 언어에서 찾기 힘든 설측파찰음 tɬ이 음소의 지위를 갖고 있다.
  • 모음은 음가만 따지면 이탈리아어, 일본어와 마찬가지로 5개가 있으며 간단한 편이나 장단음의 구별이 있다.

2 역사와 분포

Nahuatl.png

원시우토아즈텍어 화자들은 아마도 현재 미국 남서부에 자리를 잡고 있었으며 차츰 남쪽으로 분화되어 나갔다는 것이 현재 정설이다. 한 때 테오티우아칸의 건설자들이 나와틀어의 조상격 언어를 쓰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이 제기 되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부정되고 있으며 테오티우아칸의 멸망이후 원시나와틀어 화자들이 북쪽에서 내려왔다고 생각된다. 다만 마야 비문에서 나와틀어 계통으로 추측되는 외래어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원시나와틀어 화자들이 이 지역일대에 오래전 부터 영향을 미쳐왔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

7세기 즈음해서 나와틀어는 조금식 세를 키워가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 12세기 까지 번성한 강대한 제국을 건설한 톨텍 인들 역시 나와틀어를 썼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15세기 일군의 나와틀어 화자들이 아즈텍 제국을 건설한 것을 계기로 나와틀어는 점차 현대적인 모습을 갖춰나간다. 제국이 전성기에 접어들면서 수도 테노치티틀란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권역은 각지의 방언화자들이 모여드는 정치적 경제적 구심점이 되었다. 여기서 각지의 나와틀 방언들이 서로 섞이고 변형되어 보다 지금의 형태에 가까운 나와틀어가 등장하게 된다. 이 때를 기점으로 나와틀어는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일대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링구아 프랑카로 발돋움 한다. 엘리트와 상인들이 사용하는 공용어의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아즈텍 문화의 핵심으로 기능했던 이 테노치티틀란지역의 방언이 소위 말하는 고전 나와틀어(classical nahuatl)이다.

하지만 1519년 에스파냐에서 이주민들이 들어오자 상황은 급변한다. 아즈텍 제국이 멸망하고 정치적 구심점을 잃으면서 제국의 기반인 나와틀어도 한낱 지역어로 전락해 버리게 된 것. 그러나 아즈텍 제국이 멸망한 직후 나와틀어가 바로 생명력을 상실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공용어인 만큼 사용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많은 원주민 언어들이 사어화 되는 가운데서도 오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에스파냐 인들과 연대한 틀락스칼라인(tlaxcala)같은 아즈텍 제국의 적대세력들도 나와틀어를 쓰고 있을 정도로 나와틀어의 세력권은 넓었다. 또 아즈텍 제국이 멸망한 이후 에스파냐인들이 그 유민들을 병력으로 활용하면서 오히려 멕시코 전역으로 사용층이 확대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브라질을 제외한 라틴 아메리카가 에스파냐의 식민지배를 계기로 하나의 정치적, 문화적 단위로 통합되면서 결국 나와틀어도 스페인어의 지위에 압도되고 만다. 달라진 시대상황으로 말미암아 공용어 혹은 학술어로 쓰이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2] 그래서 독립 이후에도 교육언어로 스페인어로 사용되어왔고, 그 결과 나와틀어는 점점 사용범위가 좁아져갔다.

그렇게 수 백년의 시간이 흐른 결과 지금은 150만명 가량이 사용하는 소수언어로 축소되어 버렸다. 따지고 보면 적은 숫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1억 2천만을 상회하는 멕시코 인구를 고려하면 극히 미소한 수준. 다만 멕시코 정부에서도 그들 문화의 뿌리인 지역어 보존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몇몇 지역에서는 스페인어와 동등한 공용어 지위를 보장 받고 있다.

지금 남아있는 나와틀어 방언은 스페인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고전 나와틀어와는 형태가 다소 달라졌다. 또한 상호 간에 소통이 불가능한 방언도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언어로 분류하기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 푸에블라주와 이달고 주에 특히 나와틀어를 모어로 쓰는 화자들이 많다.[3]

3 정서법

nahuatl.gif

과거에는 아즈텍 문자로 표기했으나 에스파냐에서 이주민들이 들어온 이후 선교사들이 선교 목적으로 라틴 알파벳을 차용해 쓰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라틴 알파벳으로만 표기 되고 있다.

4 고유명사

한국어 화자들은 별로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토마토(tomato), 아보카도(avocado), 코요테(coyote), 칠리(chili), 초콜릿(chocolate), 치클(chicle) 과 같은 단어의 기원은 나와틀어다.[4] 오랫동안 유라시아 및 아프리카와 동떨어져있었던 만큼 고유종과 독특한 문화를 스페인어로는 다 커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와틀어 어휘를 그대로 들여온 것. 이후 이 단어들은 영어를 거쳐 한국어에 수용된다.
  1. 나와틀어의 h는 어떤 방언에서는 /h/로, 어떤 곳에서는 묵음으로 실현된다.
  2. 마찬가지로 케추아어와 마야어도 고유언어로써의 당위성과 함께 공용어로 지정될 명분이 충분히 있었지만 중남미 각국의 독립이후에도 스페인어에 밀려서 교육언어로 지정되지 못했고 공용어로 지정된건 20세기 후반기 들어와서부터였다.
  3. INEGI,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s, Geografia e Informática] (2005). Perfil sociodemográfica de la populación hablante de náhuatl (PDF). XII Censo General de Población y Vivienda 2000 (in Spanish) (Publicación única ed.). Aguascalientes, Mex.: INEGI. ISBN 970-13-4491-X. Retrieved 2008-12-02.
  4. 각각의 원형은 토마틀(tomatl), 아와카틀(āhuacatl), 코요틀(coyotl), 칠리(chīlli), 쇼콜라틀(xocolātl), 칙틀리(tziktli)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