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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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수입 등산화인 아쿠(이탈리아)의 타이가

1 개요

등산할 때 신는 신발을 등산화라고 통칭하지만 등산이라는 행위의 종류나 난이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당연히 특정한 형태의 신발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암벽 등반을 하는 사람들은 암벽에 접근할 때까지는 일반적인 등산화 혹은 어프로치화라고 부르는 경량의 등산화를 신고 암벽을 오를때에는 릿지화(암벽화)라고 부르는 암벽에 대한 접지력이 극대화된 신발을 신는다. 장거리 원정이나 고산 등반가들의 경우 무게는 무겁지만 방수 투습 기능이 극대화 되어 있는 등산화를 신는다. 이런 신발들을 모두 등산화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될 수 있겠지만 신발의 형태나 기능, 용도는 구두와 운동화 이상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등산이라고 불리는 행위는 하이킹(Hiking)에 가깝고 장시간 하이킹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신발들을 보통 등산화라고 부른다.

2 특징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등산화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아웃솔이 두껍고 단단한 편이다. 이는 노면의 요철이 발바닥, 특히 족저근막을 자극하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함이다. 가끔 접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웃솔이 부드러운 신발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두깨는 일반적인 신발에 비해 훨씬 두껍다.

2> 발의 뒤틀림을 잘 잡아준다. 발의 뒤틀림은 발을 구성하고 있는 근육 인대 근막의 자극을 증가시켜 피로를 유발하고 심한 경우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신발의 뒤틀림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있거나 아예 통가죽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3> 발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좋은 등산화는 외부의 모든 물리적 자극에 대해서 발을 효과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두꺼운 가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패브릭의 경우도 강도가 높고 마찰에 대한 저항력이 뛰어난 것을 사용한다. 고어텍스를 적용하여 방수 기능을 추가한 경우도 많다.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보호대를 덧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발가락을 보호하기 위한 토 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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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운동화(러닝화)는 패브릭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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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없는 등산화임에도 패브릭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앞쪽에 덧대어져 있는 고무 같은 것이 바로 토캡이다.

3>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 이는 단지 오래 신을 수 있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등산중에 신발이 파손될 가능성을 최소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4> 보통은 발목을 보호하기 위해서 신발의 목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가벼운 등산과 평지 걷기를 겸할 수 있는 제품들의 경우 목이 생략되는 경우도 많다.

운동화를 신고 산에 가면 안되는가 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잘 정비된 등로는 운동화로도 얼마든지 오를 수 있다. 하지만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지 않거나-즉 길이 험하거나- 장거리를 걸어야 할 경우에는 운동화 보다는 등산화를 사용하는 쪽이 훨씬 더 발의 피로가 덜 하다. 하지만 5시간 이내의 잘 정비된 등로를 걷는 산행의 경우 꼭 본격적인 등산화를 신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자주 등산을 즐긴다면 한 족 정도 장만해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3 접지력

한국산은 암릉이 많기 때문에 릿지화 수준의 접지력이 있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암릉이 많다고 하더라도 대개의 경우 등로가 매우 잘 정비되어 있어 접지력이 떨어지는 신발을 신는다고 해서 큰 고생을 한다던지 사고가 난다던지 하는 일은 거의 없다.

가끔은 비브람과 같은 외산 아웃솔은 한국산에 전혀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일단 비브람에서 만드는 아웃솔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며 이 중에서는 당연히 접지력을 우선하는 제품들도 있다. 흙길을 걷기에 최적화된 제품들이 초기에 많이 들어오면서 이런 소문이 났는데 일반적인 등산화에 달려 있는 비브람창들은 크게 접지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또한 메가 그립이나 아이드로그립 처럼 국산 등산화가 그토록 자랑하는 접지력에서 더 뛰어난 비브람창들도 있다. 실제 비브람 메가 그립은 국산 C사의 바닥창과 비교했을 때 마른 바위에서는 비슷하거나 조금 더 우위이며 젖은 바위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접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따라서 등산화를 구입할 때 접지력에 너무 목을 달아 맬 필요는 없다.

내 발에 편안하고 디자인 좋고 가격 적당하면 구매하면 된다.

4 중등산화와 경등산화

무게를 기준으로 하여 중등산화와 경등산화로 구분하기도 한다. 중등산화는 기능이 많고 더 튼튼하며 장거리 산행에 적합하지만 무게가 무겁고 비싸다. 반면 경등산화의 경우 기능이 적고 덜 튼튼하지만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무게도 가볍다.

당일 산행 위주의 가벼운 등산이라면 경등산화로 충분하다.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중등산화를 구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거운 짐을 지고 장거리를 걷거나 지리산 종주와 같은 장거리 산행을 자주 한다면 중등산화도 좋은 선택이 된다.

그러나 중등산화는 무게가 매우 무겁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체력이 되어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 그 전에는 그냥 무겁고 딱딱한 신발일 뿐.

5 등산화 고르기

패브릭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있거나 통가죽으로 된 등산화가 좋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정상적인 등산화들은 이렇게 만들어져 있다.

설산이나 우중 산행을 하지 않더라도 산에서 신발이 젖을만한 상황은 꽤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방수 기능이 있는 등산화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 구매 가격은 비싸지만 가죽을 많이 쓴 등산화가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발과의 궁합인데 일단 신어보고 발이 편한 것으로 구매하는 것이 최선이다.

다이얼식 조임끈을 요즘 등산화에 많이 적용하는데 와이어가 끊어지거나 다이얼이 고장날 경우 아주 골치아픈 상황이 생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등산화를 살 때 여분의 끈이 달려 오는 데 왠만하면 배낭에 넣어두자. 산행중에 끈이 끊어지거나 아웃솔과 미드솔이 분리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때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