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니드 치프킨

Leonid Tsypkin (March 20, 1926 — March 20, 1982)


때와 장소를 잘못 타고난 문인
유대인 출신 내과의사로 암과 폴리오 바이러스 연구로 100편이 넘는 논문을 남긴, 꽤나 열정적인 연구원이었다.(현재 pubmed.com에서 그의 이름을 쳐도 꽤 많은 논문이 검색된다.)
그에겐 취미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퇴근 후에 타자기로 소설을 쓰는 것이었다.
다만 문화적인 검열이 심한 냉전 시대를 살아가 생전에 출판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들 부부가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연구소에서 직위도 강등당하였다. 이와 별개로, 명성을 위해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art for art sakes. 즉 단순한 예술적 열망에 소설을 썼기에 출판하지 않은 탓도 있다. 실제로 그의 작품에서 검열될 만한 부분은 거의 없다.

퇴근 이후 취미로 소설을 쓴 아버지를 존경한, 그리고 비록 없는 시간을 내 겨우 써 낸 취미로서의 소설이었지만, 소설의 수준이 높음을 간파한 아들에 의해 소설이 출간되었다. 바덴바덴 에서의 여름 이라는 작품으로 수잔 손택 이 서문을 담당했다. 작품은 평소 존경하던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헌정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