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애로우

robin arrow. 나중에 쏜 화살이 먼저 쏜 화살을 맞춰서 쪼개고 들어가는 것/꽃히는 것. 외국에서는 보통 로빈 후드 샷이나, 스플릿 애로우라고 칭한다.

원 출처는 '로빈 훗'으로, 나중에 쏜 화살이 앞의 화살을 반으로 쪼개고 과녁에 꽃혔다. 그래서 스플릿 애로우인 것인데, 현대에는 그냥 앞선 화살 뒤꽁무니에 틀어박히면 로빈 애로우라고 부른다.

어지간해서는 보기 힘들어야 정상이지만, 태릉선수촌 양궁장에가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많이 쏘다 보면 활 실력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게 신기한 일은 아니다. 화살값이 화살값인지라 실제로 발생하면 기분 더럽다. 본격적인 화살 한 발에 1만원이 넘는데.

공식전에서 나온 경우는 김수녕 선수가 중학생 시절 국내 대회에서 화살 뒤를 정확히 맞춰서 두 화살을 이어 붙인 적이 있다. 현재 자택에 그 화살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1985~1986년 경 신문기사를 찾아 보면 나올 듯 싶다(올림픽 꿈나무 어쩌고 해서 조선일보에 가십 기사로 조그맣게 나온 적 있음). 현재는 서울올림픽기념관박성현 선수의 로빈애로우와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 경우, 나중에 쏜 화살의 점수는 먼저 쏜 화살의 점수와 동일하게 부여된다.

어쨌던 흠좀무.

참고로 디스커버리 채널의 검증 프로그램 Mythbusters에서는 기계를 사용하여 실험해본 결과 맞추는 것까지는 가능해도 나무 화살을 영화처럼 쪼개는 것은 "불가능"으로 결론내렸다. 동아시아권의 대나무 화살은 가능하지만 영국식 속이 꽉찬 나무화살로는 불가능하다는 것. 양궁에서 사용하는 화살도 내부가 빈 관 형태라서 로빈 애로우가 잘 나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