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조선 중기의 문신 윤선도가 지은 총 6수의 시조이다. 제목인 만흥은 흥겨움이 마음에 가득 찼다는 뜻으로, 속세를 벗어난 자연에서의 흥취를 말한다.
2 본문
산수 간(山水間) 바회[1] 아래 뛰집[2]을 짓노라 하니
그 모론[3]놈들은 웃는다 한다마는
어리고 햐암의 뜻에는 내 분(分)인가 하노라
보리밥 픗나물을 알마초 머근 후(後)에
바횟 긋 믉가의 슬카지[4] 노니노라
그 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랄[5] 줄이 이시랴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리하랴
말슴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하노라
누고셔 삼공(三公)도곤 낫다 하더니 만승(萬乘)이 이만하랴
이제로 헤어든 소부(巢父) 허유(許由) 약돗더라
아마도 임천한흥(林泉閑興)을 비길 곳이 업세라
내 셩이 게으르더니 하늘이 아라실샤,
인간만사(人間萬事)를 한 일도 아니 맛뎌,
다만당 다토리 업슨 강산(江山)을 딕희라 하시도다.
강산(江山)이 됴타한들 내 분(分)으로 누얻느냐
님군 은혜(恩惠)를 이제 더옥 아노이다.
아므리 갑고쟈 하야도 해올 일이 업세라
3 현대어 풀이
산과 시내 사이 바위 아래에 움막을 지으려 하니, 나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비웃는다고 한다마는, 어리석고 시골뜨기인 내 마음에는 이것이 분수에 맞는 것이라 생각하노라 보리밥에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이나 물가에서 마음껏 놀고 있노라 그 밖에 다른 일이야 부러워할 까닭이 있겠느냐 술잔을 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고 한들 반가움이 이보다 더하겠는가 (산이) 말씀하거나 웃음을 짓지도 않건만 나는 그를 한없이 좋아하노라 누구인가 (자연이) 삼공보다 낫다고 하더니만 만승천자라고 한들 이만큼 좋겠는가 이제 생각해 보니 소부와 허유가 영리했도다 아마도 자연 속에서 노니는 즐거움은 비길 데가 없으리라 내 성품이 게으른 것을 하늘이 아셔서 인간만사를 한 일도 맡기지 아니하여 다만 다툴 이 없는 강산을 지키라 하셨도다 강산이 좋다한들 내 분으로 얻었느냐 임금 은혜를 이제 더욱 알겠노라 아무리 갚고자 하여도 해드릴 일이 없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