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진경

이훈영 무협소설

천하제일의 신비고수 무무선인이 남겼으나 아무도 익히지 못했다는 무무진경, 이를 익히는데 성공한 시골소년 진명이 아무것도 모르는체 세상에 나와 겪는 이야기가 소설의 도입부로. 인연을 쌓는 와중에 진명은 무림을 암중지배하는 모종의 비밀세력과 원한을 맺게되며 그들에게 복수할 것을 맹세한다.

무무진경 월드를 여는 첫번째 작품. 원래는 강호비가행에 이어 두번째 작품이 되었어야 했으나 강호비가행은 판매부진과 출판사의 사정으로 연중된 상태였고 이를 작가가 완전히 무무진경 월드에서 폐기하면서 첫번째 작품이 되었다. 개념주인공과 개성있는 조연, 암중세력과의 갈등이라는 흥미로운 스토리, 우수한 전투묘사와 필력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 당시의 같이 출판됐던 무협소설들 보다도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끝 마무리에 실패하면서 상당수의 독자가 등을 돌리게 되었다. 출판사와의 문제로 조기종결을 한게 아니냐고 말할 정도로 소설의 내용을 성급하게 마무리 지었는데, 그 과정에서 중요한 조연이던 천하제일고수가 암습을 당해 비명횡사해버렸고 주인공과 서로간에 미묘한 감정교류를 하기 시작했을 뿐인 히로인이 갑자기 한문장으로 고인이 돼버렸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된게 없는 상태로 다음장으로 넘어가서는 3년의 세월이 흐른후 깨달음을 얻어 짱 쎄진 주인공이 손짓한번으로 비밀세력의 수괴들을 다 죽여버렸단 식으로 끝나버렸으니 당연히 허무감과 배신감을 느끼는 독자들이 많았다.

히로인이 주인공과 이루어졌다는건 에필로그 마지막의 주인공독백에서만 언급되고 끝낼 정도라 이 부분에 대해선 작가도 후기에서 작가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라서 삭제했다고 특별히 언급했지만 한권만 더 냈어도 히로인과의 로맨스는 긴장을 해소하는 부분으로서 자리가 있었을 것이다. 꽤나 인기가 있던 소설이었는데 출판사가 먼저 조기종결을 권유할리도 없으니 이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거의 없다.

거기에 천하제일고수의 허무한 죽음에 대해서는 작가가 독자의 불만이 '죽음' 그 자체에 있다고 착각해버리는 바람에 엉뚱하게 강호비가행이 무무진경월드의 설정에서 폐기되는 원인이 되어 버렸다. 작가의 다음 작인 십만마도에서의 주인공인 전왕또한 강호비가행의 설정으로는 적의 손에 죽음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설정을 바꾸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인물에 걸맞는 최후만 묘사했어도 문제삼지 않았을거고 다음작의 주인공또한 마찬가지의 문제였다는게 중론이였다.

연재 당시 3부작이라는 것도 그렇고 1부 주인공이 다시 주인공이 되는 진명의 귀환제다이의 귀환같은게 나오지 않을까 추측하는 독자도 있었지만, 무무진경 월드의 최종작 광해경의 완결까지 본 독자들은 그저 허무할 뿐이다(...) 엔딩을 전부 독자들이 허무하다고 느껴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