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 Иван-дурак
영어: Ivan the fool
한국어: 바보 이반
1 개요
레프 톨스토이가 1886년 발표한 단편소설로 러시아의 민간동화 '바보 이반'을 재구성해서 만든 작품이다.
2 줄거리
옛날 어느 마을에 부유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농부에게는 4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큰 아들 무관 '세묜', 둘째 아들 배불뚝이 장사꾼 '타라스', 셋째 아들 바보 농부 '이반', 넷째 딸 벙어리 '말라나야'였다. 자식들이 장성하면서 아버지는 세 아들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공평하게 3분의 1로 분배한다. 세묜과 타라스는 집을 떠나서 독립한 이후 각각 사치스런 귀족의 딸과 상인의 딸과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세묜은 아내의 사치를 감당하고 타라스는 더욱 부자가 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아버지를 찾아와서 남은 재산을 달라고 말한다. 아버지는 남은 재산은 이반의 몫이라고 말하지만 두 형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인 이반과 벙어리인 말라니야가 재산을 가져봐야 무엇하냐고 고집을 부린다. 이반은 흔쾌히 형들에게 자신의 몫으로 남아있던 재산들을 반씩 주고 홀로 집에서 농사를 짓고 부모님과 여동생을 보필하면서 살아갔다.
한편 지하에서 살아가던 악마[1]는 이들 삼형제가 서로 싸우지 않고 지내는 것에 화를 낸다. 그래서 자신의 부하들인 작은 악마 3마리를 보내서 이반 형제들의 사이를 나쁘게 만들 것을 명령한다. 작은 악마들은 삼형제를 모두 망하게 만들어서 서로 모이게 만들고 싸우게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한명씩 맡기로 한다. 먼저 세묜은 호승심을 불려놓아 괜한 전쟁을 벌이게 한 다음 대포알에 물을 적셔서 못 쓰게 만들어서 전쟁에 지게 만들고, 타라스는 욕심을 불려놓아 물건들을 잔뜩 사들이게 한 다음 그것들을 모두 못 쓰게 만들어서 채무자들에게 쫓기는 신세로 만들어 버린다. 세묜과 타라스는 계략에 말려들어서 그동안 쌓았던 지위와 부를 잃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이반은 작은 악마들의 계략에 걸리기는 커녕 오히려 평소 하는대로 나서면서 3마리를 모조리 역관광 시켜버린다. 그리고 작은 악마들은 이반에게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싹싹 빌면서 그 대가로 먹으면 어떠한 병이라도 낫는 풀뿌리, 짚단을 군사로 바꾸는 힘, 나뭇잎을 비벼서 금화로 만드는 힘을 이반에게 전해준다. 물론 이반은 바보였기에 풀뿌리를 제외하면 다른 것들은 진짜 활용법을 모르고 군사들은 노래를 부르는데 쓰고 금화는 장난감으로 쓰면 괜찮을 것 같다면서 좋아한다. 아무튼 이반이 만족해하면서 목숨을 살려주자 작은 악마 3마리는 모두 땅속으로 구멍을 파서 도망치고 두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2]
망해버린 세묜과 타라스는 이반의 집에 돌아와서 재기할 동안 신세를 지기로 한다.[3] 물론 두 형 모두 이반이 일할 때에 도움 하나 주지 않는다. 어느날 이반은 마을에서 열린 잔치에서 작은 악마들에게 선물 받은 힘을 이용하여서 사람들에게 금화를 뿌리고 군사들에게 노래를 부르는 재주를 보인다. 이 소식을 들은 세묜과 타라스는 이반에게 부탁하여서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군사와 금화를 잔뜩 가지고 집을 떠난다. 이후 세묜은 군사들을 동원하여서 여러 지역을 평정하고 타라스는 장사로 대성하면서 둘 모두 왕이 된다. 하지만 왕이 되고 나니 세묜은 군사들에게 줄 식비가 부족했고 타라스는 자신의 재산을 지켜줄 군대가 필요해졌다. 이때문에 이반에게 가서 군사와 금화들을 더 달라고 부탁하지만 이반은 형들의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둘이 '바보 녀석'이라고 욕하면서 이유를 물어보니 이반은 세묜의 군사가 어느 여인의 남편을 죽였던 사실과 타라스가 옆집 여자가 기르던 암소를 금화를 주고 억지로 가져간 것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나쁜 일에 군사와 금화를 썼다면서 형들에게 더 이상 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반이 고집을 부려서 하는 수 없이 돌아간 세묜과 타라스는 고민 끝에 서로가 필요한 것을 가져가서 쓰는 식으로 합의를 한다.
그 후에도 이반은 홀로 살아가던 도중 어느 왕국의 공주가 위독한 병에 걸렸는데 그녀를 치료해주는 사람은 부마로 삼을 것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마침 모든 것을 치료하는 풀뿌리를 아직 하나 가지고 있던 이반은 부모님의 말을 듣고 공주에게 가기로 결심하는데 떠날 준비를 하던 도중 어느 손이 굽은 여자가 와서 그 풀뿌리로 자기를 치료해달라고 한다. 이반은 그 여자에게 하나 남은 풀뿌리를 줘서 그녀를 치료해주고 당연히 부모님은 무슨 짓을 했냐면서 탄식한다. 하지만 이반은 풀뿌리가 없음에도 무작정 공주를 만나러 갔는데 신기하게도 이반이 도착하자 공주의 병이 씻은듯이 낫는다.[4] 왕은 기뻐하면서 이반을 약속했던대로 이반을 부마로 삼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왕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반은 뒤를 이어서 왕위에 오른다. 이로서 삼형제 모두 왕이 된다.
하지만 이반은 바보였기 때문에 할줄 아는 것이라곤 열심히 농사를 하는 것 뿐이었고 정치는 당연히 못하였다. 이반의 아내인 왕비는 처음에는 그런 이반을 걱정하였지만 곧 생각한 끝에 아내는 남편의 말을 따르는 것이라면서 이반과 같이 농사를 하게 되었다. 이로서 현명한 사람들은 모두 바보 왕이 다스리는 곳에서는 살 수가 없다면서 떠나고 이반의 나라에는 바보들만 남게 된다. 이들은 국왕 이반과 마찬가지로 욕심 없이 땀을 흘려 농사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화목하게 지내었다.
한편 악마는 아무리 기다려도 부하들의 소식이 오지 않자 땅 위로 직접 올라가서 상황을 알게된다. 부하들이 실패한 것을 안 악마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삼형제를 파멸시키기로 결심한다. 악마는 먼저 인간으로 둔갑한 다음에 세묜에게 인도의 왕과 전쟁을 벌일 것을 부추긴다. 그리고 몰래 인도의 왕이 이기도록 지원해주면서 전쟁은 인도의 승리로 끝난다. 세묜의 나라는 망하고 국왕 세묜도 참패한 끝에 목숨만 건지고 도주한다. 그 후 악마는 상인으로 둔갑하여서 타라스를 찾아가고 온갖 물건들을 비싼 돈을 주면서 사들인다. 타라스는 처음에는 국고가 쌓인다면서 좋아하였지만 나중에 가면 모든 백성들이 너도 나도 상인에게 물건을 바치다보니 국왕인 타라스에게 바치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를 쫓아내기 위해 군대를 동원하기도 하였지만 상인이 돈으로 군대들까지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타라스는 가진 것은 돈뿐이고 밥조차도 제대로 못먹는 형편이 되면서 망해버린다. 이렇게 두 형들을 망하게 만든 악마는 이번에는 이반을 찾아간다.
맨 처음 악마는 장군으로 변장한 다음 이반에게 군사를 모집하라고 하지만 이반의 나라의 바보 백성들은 누구 하나 군사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 백성들을 군사로 만드는 것에 실패하자 악마는 강대한 옆나라를 찾아가서 이반의 나라를 침공하라고 부추긴다. 이웃나라 왕은 당장 군대를 동원하여서 이반의 나라를 침공하지만 바보 백성들은 누구 하나 저항하지 않고 자신들이 가진 물건을 약탈을 하는 군사들에게 나눠준다. 심지어 "당신들 나라는 살기 어려운 모양인데 여기 와서 사는게 어때요?"라고 제안하기까지 한다. 분노한 이웃나라 왕은 온 나라에 불을 지르라고 명령하지만 바보 백성들은 저항하기는 커녕 "필요하다면 원하는 것들을 가져가면 되지 왜 우리들을 괴롭히는 거에요?"라면서 슬퍼할 뿐이었다. 결국 무고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같다면서 이웃나라의 군사들은 의욕이 꺾여버리고 돌아가버린다.
군사로는 안되겠다 싶자 악마는 상인으로 변장하고 다시 이반을 찾아간다. 그리고 타라스를 망하게 했던 때처럼 이반의 나라 사람들에게 물건을 받고 금화를 주는 식으로 환심을 사게 된다. 그러나 타라스 때와는 반대로 이반의 나라의 백성들은 금화를 그냥 '반짝반짝거리는 예쁜 돌맹이'정도로 취급하였고 결국 얼마 후에는 누구 하나 상인을 찾아가지 않아서 되려 악마가 배를 곪는 상황에 처한다. 나중에 배가 고파져서 한 남자를 찾아가서 금화를 줄테니 빵을 달라고 하자 그 남자는 "그건 필요없수다. 혹시 빵을 동냥하려고 온 거면 마누라에게 말해서 빵을 조금 줄테니까 기다리시오."라면서 금화를 받는 걸 거절한다. 악마는 자기에게 모욕감을 줬다면서 침을 뱉고 튄다(...)[5] 이에 이반은 상인을 굶어죽게 놔들 수는 없다면서 매일 어느 한 집을 들러서 그에게 식사를 대접할 것을 명령한다.
악마는 돌고 돌다가 이반의 성에서 식사를 할 때가 되었는데 마침 그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이반의 여동생 말라니야였다. 그녀는 일도 안하고 식탁에 앉아서 밥만 축내는 게으름뱅이들을 매우 싫어하여서 자신만의 게으름뱅이 판단 방법이 있었는데 손바닥에 단단한 굳은살이 있는 사람은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게으름뱅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말라니야는 손바닥에 굳은살이 전혀 없는 악마에게 제대로 된 식사 대접을 안하고 먹고 남은 음식을 주기로 한다. 이 일로 분노한 악마는 이반에게 건의하여서 바보인 백성들에게 '머리로 일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한다. 이반이 흔쾌히 허락하자 악마는 긴 단상 위에 올라가서 매일매일 백성들에게 머리로 일하라고 연설한다.
하지만 바보 백성들이 보기에는 악마가 하는 짓은 그냥 입으로 주절주절 거리는 것 뿐이었기에 누구 하나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기들이 하던대로 일을 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악마는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지만 머리로 일을 한다면 머리로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음식을 갖다 주는 사람들도 없었다. 결국 며칠이 지나면서 지쳐버린 악마는 비틀거리다가 넘어지면서 단상의 계단에 머리를 박으면서 추락한다. 그리고 드디어 그 남자가 머리로 일을 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이반도 그걸 보러 간다. 이걸 보고 이반은 예전에 악마가 말했던 '머리로 일을 하다가 심하면 머리가 쪼개질 수도 있다.'는 말을 생각하고 "오호, 그 말이 정말이었군!"라면서 감탄한다(...) 그렇게 계속 머리를 박으면서 떨어진 끝에 악마는 땅에 떨어지자 구멍만 남긴채 사라졌고, 그때서야 이반은 상인이 악마였다는 것을 알고 옛날에 만났던 녀석들의 아버지가 분명하다면서 정말 지독한 녀석들이라고 질린 듯이 말한다.
이반은 오늘날까지 살아있으며,[6] 농사일을 하고 백성들을 돌보며 평화롭게 산다. 망해버리면서 찾아온 형들도 받아주고 먹여 살리기로 한다. 만약 이반의 나라에서 살기 위해 찾아온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이반은 누구 하나 가리지 않고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자신의 나라에서 사는 것을 허락해주지만, 이반의 나라에는 단 한 가지의 법이 있다. 손바닥이 단단하게 굳은 사람들은 식탁에서 음식을 먹을 수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어야 된다.
- ↑ 어느 판본에서는 도깨비로 나오기도 한다
- ↑ 이때 이반이 악마들에게 "잘 가거라"라고 말하자 땅에는 구멍만 남는다고 묘사되는데, 어떤 판본에서는 이반이 한 말이 '하느님 곁으로 가거라"라고 번역되어 있기도 하다.
- ↑ 형들이 처음 왔을때 이반이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세묜과 타라스의 부인이 "이반에게서 냄새(흙이랑 거름, 일을 하느라 흘린 땀)가 심해서 같이 식사를 못하겠다."고 투정을 부려서 형들이 밖에 나가서 먹으라고 말하는데 이반은 이런 대접을 받는데도 "어차피 이 시간대면 밤 순찰이랑 말 먹이를 주러 나가야 된다."면서 불만 하나 안 표하고 바깥에 나가서 먹는다.
- ↑ 몇몇 판본에서는 손 굽은 여자의 이야기는 없이 그냥 이반이 하나 남은 풀뿌리를 잘 챙기고 가서 공주에게 먹여서 낫게 한다는 버전이 있으며, 병에 걸린 개에게 빵을 줄 때 풀뿌리도 같이 줘서 개가 나았다는 버전도 있다.
- ↑ 번역본에 따라서는 '동냥이라면 주겠다'는 말이 "하느님의 가르침대로 적선(착한일을 하다or동냥을 좋게 표현)하겠다"는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악마 입장에서는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을 말.
- ↑ 원작에서 나온 표현을 그대로 옮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