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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선 따기 전 러프 스케치 (우) 선 따기 후 펜 선화 (© Waseda University) |
1 개요
그림 그리는 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용어로, 보통 대략의 밑그림을 완성한 뒤 채색 작업의 용이함이나 가독성을 위해 그림에서 필요한 중요한 선 부분들을 진한 색의(검은색일 경우 먹선이라고도 부른다) 선으로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원하는 선만을 따서 강조한다는 점에서 선 따기라는 말이 생긴 듯. 유의어로 펜 터치가 있다. 다만 이쪽 용어는 점차 사장되는 분위기. 환경의 변화로 이미 펜을 별로 쓰지도 않고, 이제는 터치도 안 하게 생겨서 그렇다.
2 상세
그림을 자주 그려보지 않은 사람은 완성된 그림만을 자주 접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깨끗한 선으로 시작하여 마무리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그림들은 지저분한 대략의 바탕에서부터 시작하여 원하는 선만을 따내는 선따기 과정이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더 쉽게 말하면 연필 스케치 위에 펜으로 대고 그리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필만으로 그린 그림, 테두리를 강조하지 않는 채색 그림 등등은 굳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한 그림체나 그린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도 선따기 과정이 있고 없고가 갈리는데, 가독성이 중요한 만화 그림체일 경우에는 대부분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작업으로 간주된다. 간혹 바탕 그림 없이 그대로 최종결과물을 그려버리는 굇수들도 있기는 하다.
여담으로, 디지털 작업이 일반화된 현 시점에서는 지저분한 밑바탕에서 선을 따내는 작업은 그저 귀찮아도 마지못해 해야 하는 작업, 실수해도 실행취소하고 다시 그으면 되는 귀찮은 과정 정도로 여겨지기 쉬우나.. 아날로그 방식의 종이에 연필 밑그림으로 시작해서 잉크로 선을 따내는 과정은 어려우면서도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고역스런 일이다. 선을 따다 실수 한 번으로 그림이 그대로 날아가니.. 작은 실수라면 수정액으로 수정할 수 있긴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껏이다. 오죽하면 선따기하다 그림 안그리는 사람이 있을까.
과장 좀 섞어서, 예전 출판만화 만화가나 그 휘하의 문하생들은 선따기를 할 때 원하는 선만을 미려하게 뽑아내기 위해 하루에도 종이 수십장을 펜으로 직선, 곡선 그리는 연습만으로 없앴다고도 할 정도이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지..
여하튼 취미로든 그림 그리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재미 없는 작업이긴 하다. 밑그림은 형태를 잡아가는 재미가 있고, 채색은 완성해 나가는 맛이 있는데, 선 따기는 그저 지겨워도 참고 해야 하는 중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많으므로.
3 전망
자동선화화 기술의 발달로 구태여 수작업으로 선을 딸 필요가 없어질 전망이다. 어도비 등 여러 개발사에 의해 기술이 개발 및 발전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서 2016년에는 와세다 대학이 인공신경망 기술을 이용한 높은 수준의 자동선화화 기술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당연한 얘기지만 알고리즘으로 동작하는 것이기에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한땀한땀 펜으로 터치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당장은 이 프로그램도 가격 때문에 금방 쓰이진 않을 가능성이 높고, 보편화되어도 웹툰 정도에나 쓰일 것이지, 제대로 된 펜선 강약 묘사가 중요한 일러스트레이션 등은 여전히 직접 펜선을 따는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