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 프로젝터(overhead projector: 약칭 OHP)는 관중에게 그림을 보여 주는 데 쓰이는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다.
OHP 시트, 또는 OHP 필름이라고 부르는 투명한 필름에 마커로 글씨를 쓰거나, 직접 프린터로 위에 인쇄하는 식으로 슬라이드를 만들어 OHP의 광원 위에 올리면, 빛이 필름을 투과하여 상단에 위치한 렌즈와 반사경을 거쳐 화면에 크게 투영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80년대~ 2000년대 초반에 학창시절을 보냈던 사람이라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접해봤을 물건으로, 현재는 대화면 TV나 프로젝터로 거의 완벽하게 대체되어 거의 쓰이지 않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투명한 필름 위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글을 마커로 쓰기만 하면 되므로 자료 제작이 매우 쉽다. 컴퓨터를 쓸 줄 몰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점, 수업이나 발표 중에도 필름 위에 마커로 줄을 긋거나 하는 식으로 자유로운 수정과 변조가 가능하다는 점 덕분에 교육 분야에서 크게 각광받았다. 여러장의 필름을 겹쳐서 복잡한 내용을 표현하거나 간단한 움직임을 표현 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학교와 회의실에서 매우 오랫동안 사랑받던 물건이었으나 컴퓨터와 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동영상 자료나 파워포인트 등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빠르게 도태되었다.
이 물건을 쓰던 시절에 학교를 다닌 사람들이라면 삼색 네임펜으로 필름 위에 손글씨를 써서 직접 발표자료를 만들었던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유성 네임펜으로 필름에 잘못 쓴 내용을 지우기 위해 파워 지우개질을 하거나 엄마가 네일 지울때 쓰는 아세톤을 가져온다던가 물파스를 칠한다거나 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학생들의 경우엔 프린터를 이용해 필름을 만드는게 조금 어려웠는데, 이유는 당시로선 고가였던 레이저 프린터를 사용해야 필름 위에 내용이 번지지 않고 제대로 인쇄 되기 때문이었다.
요즘 프로젝터들이 고효율의 아크 램프를 사용하는 반면, 기술이 상대적으로 딸리던 시기에 나왔던 OHP들은 전기를 엄청나게 먹는 주광색 할로겐 램프를 주로 사용했다. 당연히 발열이 엄청났기 때문에 발열 해소를 위해 크고 시끄러운 팬을 탑재해야만 했다. 그래도 여전히 뜨거웠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이 힘들었으며, 램프의 교체 주기도 최신 프로젝터들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짧았다.
실제로 OHP가 쏘는 빛이 모이는 부분에 손바닥을 대보면 굉장히 뜨겁다. 화상을 입을 수 있을 정도이다.
OHP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잠시동안 교실에서 카메라가 달린 실물 화상기라는 물건이 유행 했지만 이건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사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