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차 검출 AF

1 개요

Phase-difference Detection Auto Focus System
位上差 檢出 自動焦點 方式

카메라 초점 조절 방식 중 하나. 간략하게 위상차 AF라고도 불린다.
수동식 AF의 한 가지이자, 가장 유명한 방식. 현존하는 거의 모든 SLR과 DSLR의 AF이다.

2 개념

구식 수동 SLR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스플릿 스크린 시스템과 일맥상통하는 방식이며, 원리는 동일하다. 스플릿 스크린을 보면 초점이 빗나갔을 때는 상이 좌우로 갈라져 보이다가 초점을 맞추면서 그 상이 하나로 만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초점링을 더 돌리면 상이 아까와는 반대 방향으로 갈라지는 현상 또한 볼 수 있다. 이때 스플릿 스크린을 들여다보면서 초점 검출을 판정하는 주체를 촬영자의 눈과 뇌에서 전자식 기구로 바꾼 방식이 바로 위상차 검출 AF이다.

따라서 위상차 검출 AF를 사용하는 카메라는 AF측거를 개시했을 때 해당 위치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초점면을 앞으로 이동해야 할지 뒤로 이동해야 할지를 미리 알고 있다.
카메라 바디에는 스플릿 스크린과 같은 역할을 하는 광학계와 이를 판독할 센서가 장착되어야 한다. 통상적인 AF SLR에는 반투과식 메인미러 뒤에 서브미러가 있어 그 부분으로 들어온 빛이 미러박스 아래로 꺾이며, 이렇게 꺾여들어온 빛으로 AF센서는 초점을 측거하는 것이다.

544px-US_pat_4411505_fig_12.png
메인미러와 서브미러, 그리고 AF센서의 개략적인 배치는 다음과 같다.

파일:Attachment/위상차 검출 AF/Example.jpg
1개의 상하-좌우 방향 크로스 센서의 도식은 위와 같다.
현대 SLR들은 대개 여러 개의 라인센서가 장착되어 있는 AF모듈을 사용하며, 간혹 측거점 하나에 2개 이상의 센서가 십자 모양으로 교차하기도 한다.

8250c847da37e700c2b2e88633af9839_IkHpREdAQvko1lw1zUsxm.jpg
이는 캐논 EOS 6D의 측거점 배치와 AF 라인센서의 위치를 나타내어 주는 그림이다. EOS 6D는 11개 측거점을 가지고 있고, 중앙 1점이 크로스 측거점이며 중앙 측거점에는 F2.8 이상의 렌즈에 대응하는 라인센서가 1줄 추가되어 있다.
위상차 AF 측거점을 뷰파인더의 슈퍼임포즈 장치가 나타내는 그대로의 '점'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이들 센서도 어느 정도의 면적을 커버함을 알 수 있다. 또한 EOS 6D는 풀프레임 바디이므로, AF측거점이 화면 중앙부에 몰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보다 작은 센서를 사용하는 바디에서는 AF포인트가 보다 주변부까지 뻗는 대신 각 AF포인트가 화면에서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도 커지게 된다. 보다 진보된 AF시스템을 가진 캐논 1DX/5D mk3, 니콘 D4 등은 보다 측거점의 범위가 넓다. 허나 35mm 풀프레임 카메라는 기본적으로 APS-C 이하의 카메라들보다 측거점들이 가운데에 몰려 있는데, 이는 서브미러의 면적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은 곧 위상차 검출 AF의 단점이기도 하다. 근본적으로 위상차 AF는 지정된 면적 - 선, 혹은 십자의 형태를 가지는 -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고, SLR 시스템 구조상 초점의 오차가 생기기 쉽다. SLR은 기본적으로 수천 분의 1초 동안 동전만한 미러가 철퍽철퍽 움직이는 시스템이며, AF모듈로 빛을 보내 주는 서브미러 또한 메인미러 하단에서 접히고 펼쳐지기를 반복한다. 따라서 사용함에 따라 오차가 생기고 이는 AF오차로 연결되어, 지속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위상차 검출 AF를 사용하는 SLR 카메라에서 초점 오차가 생기거나 초점 검출이 실패할 때 원인은 다음과 같다.

  • 기계적인 오차 혹은 결함으로 렌즈-포커싱 스크린의 거리와 렌즈-AF센서의 거리가 틀어진다. 스플릿 스크린과 같다고 설명했는데, 그 때문에 AF센서가 뷰파인더와 다른 방향으로 틀어지는 현대의 위상차 AF 광학계에서는 미러 등의 위치가 약간이라도 틀어질 경우 두 거리의 불일치가 생기며, 이는 핀 오차로 직결된다.
  • AF를 잡으려는 대상에 비해 위상차 센서가 커버하는 범위가 너무 넓다.
  • 컨트라스트가 너무 낮거나 위상차 센서가 검출하기 어려운 패턴을 띄는 표면에 AF를 맞추려 한다. 아무런 컨트라스트가 없는 하얀 벽이나 단색 피사체, 그리고 미세한 패턴이 똑같이 반복되는 피사체는 초점이 틀어져도 위상차 센서의 읽는 값에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에 AF에 실패할 수 있다.

3 촬상면 위상차픽셀과 하이브리드 AF[1]

카메라의 촬상 센서에 위상차 검출 센서를 통합하는 시도가 이루어진다. 촬상 센서에 일정한 간격으로 작은 위상차 검출 센서를 넣는 방식으로 니콘, 소니, 삼성 등의 미러리스 카메라에 적용되었다. 최초의 상용품은 2010년 발매된 후지필름의 컴팩트 카메라 F300EXR이며, 렌즈교환식에서는 2011년 발매된 미러리스 카메라인 니콘 J1이 최초이다.

파일:Attachment/위상차 검출 AF/Example2.jpg
최초로 적용된 후지 EXR센서의 도해다. 픽셀 배열이 대각선 방향이나, 가로세로 방향으로 배치한 일반 카메라들에서도 구현 방식은 같다.

좌우를 반씩 가린 픽셀을 쌍으로 배치해서 복잡한 스플릿을 대체하는 간단한 구조이다. 허나 이미지센서의 픽셀은 AF모듈에 들어가는 센서에 비해 작아 저광량에서는 효율이 떨어진다. 일반적인 위상차 검출 AF처럼 위상차 픽셀이 있는 곳에서만 측거할 수 있다.
위상차 픽셀은 촬영시에는 사용하지 못해 핫픽셀을 처리하듯 주변 픽셀의 데이터로 보간해야 하므로 AF픽셀이 늘어날수록 화질에 손상이 간다. 물론 수천 수백만 개 화소 중 수백 개의 화소만을 유용하므로 비율은 매우 작다. 핫픽셀과 달리 위상차 센서로 유용되는 픽셀의 위치는 고정되어있고, 그에 따라 누락되는 색정보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 가능하다. 따라서 보간되는 픽셀의 화상은 실제와 거의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DSLR의 방식과 달리 AF에 필요한 정보 또한 센서에서 받아 처리해야 하므로, 센서의 리드아웃 속도가 빨라야 성능이 발휘되는 단점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위상차 검출 센서가 대략의 위치를 파악하고 대비 검출 AF로 정밀하게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필요에 따라 위상차 검출을 끄고 대비 검출만 하기도 한다. 업체마다 하이브리드AF니, 듀얼AF니 하는 이름을 붙였지만 원리는 비슷하다. 12~13년간 출시된 제품들에서는 대비 검출 AF와 속도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위상차AF의 빠른 속도를 살리면서도 미러박스와 AF모듈 등의 복잡한 구조가 대폭 생략되어, 기존 미러리스 카메라의 간소한 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기계적인 구조가 없으므로 사용함에 따라 핀이 틀어지는 문제도 사라진다. 속도와 정확도는 알고리즘 발달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올림푸스 E-M1이 좋은 예시이다. AF픽셀의 구조는 그리 특별하지 않지만 240Hz의 고속 통신이 가능한 센서와 컨트라스트 AF/위상차 AF를 병렬 처리하는 프로세서로 DSLR 중급기에 맞먹는 동체추적 성능을 주요 기능으로 내세울 수 있었다.

dpaf1.jpg

한편 캐논은 EOS 70D부터 Dual Pixel CMOS AF를 채용한다. 이로써 센서의 구조적인 개선으로 하이브리드 AF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기존 제품들은 픽셀의 절반을 가리는 방식이었으나, EOS 70D의 센서는 좌-우 채널의 2개 포토다이오드를 묶어 1개의 픽셀로 사용하였다. 때문에 2천만 화소인 70D의 센서는 2:1 직사각형 모양의 4천만 개의 포토다이오드를 가진다. 센서 전체를 이런 형태로 구성해서 컨트라스트 AF와 같이 이론상 소자 전체를 AF영역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AF에 투입되는 모든 픽셀이 촬영에도 투입되기 때문에 화질 문제가 없다. 대신 프로세서가 처리해야 할 정보량이 늘어난다. 대부분의 캐논 EF렌즈는 기존의 위상차 AF에 기반하여 만들어졌는데, EOS 70D는 라이브 뷰에서도 SLT처럼 위상차 AF 정보를 렌즈에 보낼 수 있으므로 동영상에서도 훌륭한 AF성능을 보여 화제가 되었다.

  1. '하이브리드 AF'는 명칭이 통일되지 않았다. 니콘의 표기에 따르지만 소니도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