診脈
1 개요
맥(脈)을 살펴서 진단하는 의료 행위. 전공자들은 맥진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한방의학 및 아유르베다(인도전통의학), 이란전통의학 등에서 이용하는 진단 방법이다. 한의학에서 '맥'은 기(氣)가 흐르는 통로로, 인체의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이 맥이 얼마나 어떻게 흐르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보통 팔목의 촌관척 맥을 살핀다.
한의학의 기본 진단 방법이라서 창작물에서 한의사를 표현할 때는 침술, 탕약과 함께 꼭 나오는 행위.
서양에서 유래된 주류의학(conventional medicine)에서는 기(氣)와 맥(脈)의 개념을 인정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진찰 방법인 심장의 박동과 호흡기의 작동 상태를 검진하는 방법이 진맥과 외형상 유사하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심장 뿐 아니라 위(胃), 비(脾), 폐(肺)가 관여하는 복잡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손목 요골동맥의 경우로, 다른 맥진부위라면 또 달라진다. 그러나 전통적인 관점에선 폐가 전신기혈순환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주로 요골동맥에서 전체적인 상태를 진맥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손잡아보면 다 알아? 진맥이 알고싶다! 바로가기)
맥진의 주류는 맥에서 1차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와 이를 조합한 복합적인 정보인 27맥(혹은 28맥)이 주로 쓰이며 이 외에 몇 가지 학파의 소수의견이 있다. 의서에서 각 맥상의 1차적인 정보는 생리&병리적(한의학의)인 평가와 연결되어 있음을 볼 수 있으나, 문진(問診)과의 조합으로 가능성을 좁히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또한 맥의 생리 병리적 의미를 인정하지 않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단지 처방을 고르는 부차적 기준에 불과하게 된다. 즉 그래도 쓰기는 쓰는 것인데, 왜냐면 적어도 처방의 적중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남긴 자료의 의미는 갖기 때문이다.
2 캐삭빵?
난데없이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라는 단체에서 맥진을 검증하겠다며 포상금을 걸었다. 보면 알겠지만 이건 완벽한 삽질이라고 봐야하는데, 위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애초에 맥진이라는게 진단에 있어서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하다. 환자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망진, 환자의 상태와 병력, 병증을 묻는 문(問)진, 그 대답을 듣는 문(聞)진, 그리고 마지막이 절진인데, 이 절진에서도 복진과 맥진이 완벽히 따로 나뉜다. 그리고 환자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이 결합되어야만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다. 그러나 기사에서도 나와있듯이 손목 맥만 보고 알아내라고 조건을 달아둔데다가(...) 태아의 성별, 임신 여부까지 알아내라고 하는데 당연하지만 현대 한의학계에서는 맥진으로 태아성별 알아보라는 것은 한방 부인과 교과서를 비롯해 어디에도 실려있지 않으며 국시에도 출제되지 않는다.[1] 임신 여부 역시 흔히 우리가 사극에서 보는 '회임하셨습니다 감축드리옵니다'는 당연하게도 임신 이후 생리의 끊김, 입덧, 그 외 각종 임신 중임을 나타내는 증상들을 전부 접한 다음에야 맥 짚어보는 거다.[2]
요약하자면 애초에 한의학은 16세기에서나 정체되었다고 철썩같이 믿고있는 과의연이 사극 묘사나 보고 이 기회에 한의사 좀 한번 까내려보자며 행한 삽질이다.[3]
2.1 반론
위키에 서술된 위 한방측 주장을 보면 '현대 한의학'에서 "맥만으로는 임신여부를 알 수 없다"이라고 하는지, "맥은 임신여부 판단에 아무 효용이 없다"고 가르친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후자라면 한의학대사전이나 '임신맥' 관련한 글 여럿과 모순이다. 전자라면 한의학 교과서나 국시를 운운할게 아니라 연구결과를 들고오면 된다. 가령 임신맥만을 이용하여 단독으로 진단했을때 정확도가 A, 다른 '망문문절'만 동원했을 경우 B, 둘을 합쳤을 경우 C이며 C>B>A이라는 간단한 논문만 들고오면 모든 반박이 끝이다. '현대 한의학'이라면 그렇게 반박을 해야할 것이다.
현재 임신맥이 존재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으므로 "맥은 임신여부 판단에 아무 효용이 없다"는것이 공식적인 학계 입장이다.
사전은 '개념'이 무엇인지 서술한 서적이지, 그 실존 여부와는 무관한 것이다. 이를테면 '흑담즙'은 실존하지 않지만 의학사(史) 사전에는 실려있다.
2.2 재반론
한의학 대사전은 한마디로 요약해 한의학에 대해 전문적으로 쓰이는 용어 뿐만 아니라 한의학에 관련되어 있다고 말하는 모든 용어들을 집합한 사전이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창렬하다라는 말이 있다고 해서 이것이 국어학자들이 전문적으로 쓰고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용어가 아닌 상황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것을 반론이랍시고 달았다지만 해당 내용을 보면 임신맥은 다른 말로 그냥 임신했었을 때 이런 맥이 나온다고 말한다. 라는 선에서 설명을 끝내고 있으며, 그에 대한 맥은 활맥, 혹은 활삭맥이다. 그렇다면 저 맥이 뜨면 죄다 임신한 거란 말인가?(...)
앞서서 말했지만 과거 전통한의학에서 임신이라는 것을 판별하기 위해서는 맥 말고도 수많은 의학, 생리적인 정보를 필요로 했다. 활맥과 활삭맥은 그에 대한 또 하나의 별개의 정보였을 뿐이다.
앞선 반론에선 '현대 한의학'에서 "맥만으로는 임신여부를 알 수 없다"이라고 하는지, "맥은 임신여부 판단에 아무 효용이 없다"고 가르친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가르친다.
현대 한의대에선 한의대생들에게 양방생리 및 발생학까지 전부 다 가르치며, 양방생리 뿐만 아니라 발생학을 가르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당연히 기존 전통 한의학 지식뿐 아니라 다른 지식만으로도 임신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임신의 맥상을 가르치는 모든 의서에는 단순히 맥만 써져있는게 아니다. 당연하게도 임신에 관련된 기타 생리 정보가 당연히 포함되어있으며, 동의보감 어디에도 임산부의 맥상만을 소개하는 구절은 있어도 이 맥을 띄면 곧 임신이다식 서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이해력이 부족한 맥진 비판자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위암 의심증상에 A,B,C를 소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 A,B가 떠도 이 사람이 곧 위암 환자라는 뜻은 아니다.
한의서들은 현재 21세기에도 뻔히 통용되는 이러한 사실들을 기록하고 있었을 뿐이다.
이 시점에서 이미 망문문절을 다 들고 와야 한다, 뭐에서 뭐가 끝난다 식의 비난론자들이 행하는 말장난은 박살나는 셈이다.
사실 이는 당연한 상황이기도 한데, 과거에는 임신으로 인한 인구증가는 곧 국력이었으며, 나라와 정부의 핵심인 왕실, 황실에 있어서 임신에 대한 정보는 국가 전체의 존망 뿐 아니라 당장 그를 진단하기 위한 어의 및 태의, 그리고 의료진들의 생명을 건 중대사이기도 했다.
이를 단순히 맥상만 언급하고 넘어가리라 생각한 것 자체부터가 반론란에서 보이는 모든 오류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동의보감에는 진맥으로 알아보는 방법은 써져있는데 당연히 현재 한의대 교과서엔 이런 서술 없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일단 한의학은 정확히 16세기 수준으로나 보고 폄하한다고 자백한 꼴이다.
- ↑ 사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명주실을 감고 밖에서 진맥하는 광경(...)은 기사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당연히 모든 임신증상을 듣고나서야 명주천으로 그냥 손목을 한겹 덮은 다음 맥을 짚는 상황이었다. 이거 싹 다 무시하고 손목만 보고 알아내라고 하는 것은 이들이 한국사는 하나도 모르겠고 사극으로 한의학을 배웠어요라고 자백한 꼴이다.
- ↑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 대법원 승소, 한의사의 의료기기 문제와 더불려 핀치에 몰린 상황에서 역전의 기회로 삼아보려 한번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쇼를 벌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수도 있다. 문제점은 여기에 가엾을 정도로 철저한 무지가 깔려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