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기수

초한기수(超限基數)Transfinite cardinality.

1 개요

무한집합의 원소의 개수. 다들 '자연수의 집합과 정수의 집합, 유리수의 집합은 모두 원소의 개수가 같고, 실수의 집합은 이들 개수보다 원소의 개수가 많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을 것이다. 이 때 쓰이는 개념이 초한기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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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는 "무한집합이란 원소의 숫자가 무한대인 집합" 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학에서의 정의는 그 반대라서 "무한대란 무한집합의 원소의 수"로 정의한다. 무한대를 무한집합으로 정의한다고 하면 특이하게 보일 수 있지만, 수학기초론에서는 자연수 역시 원소의 숫자로 정의한다. 즉 원소가 한 개밖에 없는 집합을 만들어 그 원소의 수를 1로, 원소가 두 개밖에 없는 집합을 만들어 그 원소의 수를 2로 정의하는 식이다. [1]

물론 이 때 무한집합을 '원소의 숫자가 무한히 많은 집합'으로 정의하면 동어반복이 되어버리므로, 무한집합은 "자기 자신의 진부분집합일대일 대응이 존재하는 집합"으로 정의된다. 예컨대 자연수의 집합은 그 진부분집합인 짝수의 집합과 일대일대응이 가능하므로, 자연수의 집합은 무한집합이다.

초한기수를 정의할 때는 서수[2]를 이용한다. 칸토어는 1단계-2단계-3단계-...의 단계들을 모두 지난 다음에도[3] 계속해서 끊임없이 순서대로 이어지는 수학적 과정의 개념[4]을 만들어내었고, ...의 다음에도 이어지는 단계들을 모두 표현하기 위하여 서수를 도입했다.(자연수 다음에 이어지는 것이 초한서수들.) [5]

이제 이 서수 개념과 여러가지 집합론의 정리들를 이용하면, 무한집합들을 원소의 개수가 적은 것부터 하나씩 순서대로 빠짐없이 찾을 수 있다. 무한집합의 원소의 개수의 종류도 무수히 많기 때문에, 빠짐없이 찾는다는 것은 빠짐없이 찾아낼 수 있는 점화식(또는 점화 관계, Recursive Relation)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위 내용을 이용해서 무한집합의 크기(cardinality)는 '[math] \aleph [/math]'[6]로 나타낸다. 자연수의 집합의 크기는 [math] \aleph_0 [/math], 바로 다음은 [math] \aleph_1 [/math], 바로 다음은 [math] \aleph_2 [/math], ..., [math] \aleph_{ \omega } [/math], ... 과 같은 식으로 정의한다.([math] \omega [/math]는 모든 자연수 다음에 바로 나오는 서수)

칸토어가 탐구한 대표적인 무한집합은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수 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차원이다. 칸토어는 n차원에 있는 점의 개수는 1차원 선 위에 있는 점의 개수와 같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이 것을 증명한 뒤, Je le vois, mais je ne le crois pas(나는 그것을 안다. 그러나 그것을 믿지는 않는다.) 나는 내 성적이 바닥을 치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것을 믿지는 않는다 그래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라는 말을 했다.

연속체 가설을 일반화한 일반 연속체 가설을 가정할 경우, [math] \aleph_n [/math][math] \aleph_{ n + 1 } [/math] 사이에 멱집합에 의한 관계가 생겨서 좀 더 이해하기 쉬워진다. 어떤 집합의 멱집합이란 그 집합의 모든 부분집합을 원소로 갖는 집합을 말한다. 예를 들어 [math] \left \{ 1 , 2 \right \} [/math]라는 집합이 있다고 하면, 이의 멱집합은 [math] \left \{ \emptyset, \left \{ 1 \right \}, \left \{ 2 \right \}, \left \{ 1 , 2 \right \} \right \} [/math]가 된다.

그런데 어떠한 집합도 그 자신의 원소들과 멱집합의 원소들을 일대일로 대응시킬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 즉 멱집합의 원소의 숫자가 원래 집합의 원소의 수보다 항상 더 많다. 한 집합의 원소의 수를 n 이라고 하면 멱집합의 원소의 수는 2의 n 제곱이 되므로 유한집합에서 멱집합의 원소의 수가 더 많은 것은 당연하겠지만, 재미있는 점은 이 성질이 무한집합에서도 항상 성립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수의 집합이라는 무한집합에서 시작해서 자연수의 집합의 멱집합을 정의하면 자연수보다 원소가 많은 무한집합을 만들 수 있다. 다시 그 멱집합, 또다시 그 멱집합을 정의할 수 있기 때문에 무한집합의 '계층'은 무한히 많다.[7]

칸토어는 실수의 집합의 원소의 수가 [math] 2^{ \aleph_0 } [/math]라는 것을 밝혀 내었는데, 그러자 칸토어는 그것이 [math] \aleph_0 [/math] 바로 다음의 초한기수, 즉 [math] \aleph_1 [/math]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였고, 이를 연속체 가설로 명명했으며, 아예 일반화해서 [math] \aleph_n [/math] 바로 다음의 초한기수 [math] \aleph_{ n + 1 } [/math][math] 2^{ \aleph_n } [/math]이다는 것을 일반연속체 가설이라고 명명했다.([math] n [/math]은 서수) 이 둘은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체르멜로-프랑켈 공리계로부터 증명할 수도 반증할 수도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불완전성 정리 참조. 그러나 윌리엄 휴 우딘이 오메가 논리를 도입하여 연속체 가설이 거짓이며, [math] 2^{ \aleph_0 } [/math][math] \aleph_2 [/math] 임을 증명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수학적인 증명은 아니라 카더라) 또, 고유 강제법 공리(proper forcing axiom)을 가정하면 마찬가지로 [math] 2^{ \aleph_0 } [/math][math] \aleph_2 [/math] 가 되기 때문에, 연속체 가설은 거짓이라고 한다.

2 기수별 집합 예시

각 초한기수에 해당하는 집합들의 예시들은 다음과 같다.

[math] \aleph_0 [/math] : 자연수, 정수, 유리수

[math]\displaystyle \beth_1=2^{\aleph_0} [/math] : 무리수, 실수, 복소수, 유클리드 공간([math]\mathbb{R} ^n[/math]), [math]\mathbb{C} ^n[/math], 자연수열의 집합, 실수열의 집합, 실수의 표준 위상구조(실수의 열린 부분집합들의 집합), [math]\mathbb{R} ^n \to \mathbb{R}^n[/math] 연속함수들의 집합

[math] \beth_2=2^{\beth_1} [/math] : [math]\mathbb{R} ^n \to \mathbb{R}^n[/math] 함수들의 집합

보다시피, 우리가 다루는 웬만한 집합은 [math] 2^{\aleph_0} [/math]이다.
  1. 우리가 어릴 때 사과가 한 개, 사과가 두 개 담긴 접시 등으로 숫자를 배운 것을 떠올려보자.
  2. 순서나 단계를 나타낼 수 있는 집합론적 개념으로, 자연수와 초한서수로 이루어져 있다. 영어로는 ordinal number 또는 ordinal
  3. 자연수를 모두 거쳐간 다음에도
  4. 초한귀납법, transfinite induction
  5. 그런 단계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면 그냥 집합론 교재가 되어 버리므로, 여기서는 간략히 비유를 하나 들고 넘어가겠다. 여기서 자연수를 사용한 것은 단순히 순서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1, 2, 3, ... 대신 0, 0.5, 0.75, 0.875, 0.9375, ...으로 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분수로 쓰면 앞에서부터 0, 1/2, 3/4, 7/8, 15/16, ... 이므로 이런 숫자들을 무한히 지나간 다음에 다시 추가적으로 1이나 2를 지날 수도 있고, 한술 더 떠서 다시 2, 2.5, 2.75, 2.875, ... 등으로 계속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서수의 개념은 대강 이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원래 많이 난해한 개념이니까 잘 모르겠으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게 낫다
  6. 알레프. 히브리 문자의 가장 첫 글자이다. N과는 다르다! N과는!
  7. Axiom of Regularity 또는 Axiom or Foundation에 의하면, 공집합으로부터 멱집합과 합집합을 이용하여 집합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주석 바로 앞 본문 비슷하게)을 위에서 설명한 초한귀납법을 통해 끝없이 계속해 나간다고 할 때, 그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이 집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