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국(鏢局)은 옛 중국의 운송 · 보험 · 경비 업체다. 정확한 기원은 불명확하지만 청나라 시대에 융성했다. 표국에서 일하는 경비원을 두고 보표(保鏢), 표사, 표객이라 부른다.
표국은 돈을 받고 물건을 안전하게 이송해주거나, 사람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당연히 무력이 필요하다. 고대 중국 배경의 무협소설은 치안이 당연히 개판이고, 무공을 익힌 강도가 덮쳐올 수 있으므로, 물품배달에도 물품을 안전하게 이송할 수 있는 무사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상단 같은 경우에도, 상단에는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뒷세계의 일이 엮이기 마련인데다가, 재산을 지킬 무력이 필요하므로 무사들을 고용하거나 직접 훈련시켜서 부린다.
문파의 수익은 당연히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 단독세력인 경우는 주로 중도적인 성향을 띠나, 수장이나 조직원의 성향에 따라 상도덕을 지키는 정파적 성향을 띠기도, 닥치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파적 성향을 띠기도 한다. 조직 목표는 이익 창출과 규모 확장이다.
1 표국의 주요 업무
표국은 "타인의 재물을 받고 그들이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경비, 보호 업무를 받았는데,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운송업이다. 다만 표국은 꼭 표물(鏢物)이라 불리는 수화물을 지키고 운송하는데만 종사한 것은 아니고, 집이나 가게를 지키는 업무도 맡아보고 있었다. 현대의 경비 업체와 유사한 입장이었던 것이다. 더욱이 이렇게 표국이 지키던 재물을 잃거나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기면 보상을 했는데, 이는 현대의 보험과 유사하다.
무협소설의 세계는 아니지만 실제로 중국의 치안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고, 화물은 언제나 도둑의 표적이 되었으므로 표사들은 상당한 무예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2 무협물 속의 표국
무협소설에서도 표국은 빠질 수 없는 존재지만, 대한민국의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표국은 운송업에 치중되어있는 면이 있다.
대부분의 무협지에서 표국은 유명 문파의 속가이거나 그 문파의 무관에서 훈련된 인원을 고용하여 운영된다. 당연히 상납금은 내고. 《묵향》 등 일부 작품에서는 아예 문파가 조폭인 양 표국이나 상회, 전장 등을 상납금을 받아가며 보호해주던지, 아니면 아예 하부조직으로 끼는 경우도 있다.
대개 녹림이라 불리는 산적들과 사전에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상호간에 싸워봐야 인원만 축나고 손해니 그냥 사전에 합의한 통행료를 지불하고 퉁친다는 개념을 제시한다. 하지만 엄청난 고가의 표물의 경우에는 통행료로 만족하지 않을테니, 표국에서도 그런 표물은 보안을 철저히 하지만 결국 들켜서 싸우게 되는 스토리가 많다. 많은 무협소설의 주인공들이 일자리를 찾다가 어느 표국에서 표사/쟁자수를 뽑는다는 소문을 듣고 취직해 산적들 혹은 이름 모를 집단의 습격에서 활약하고 이름을 떨친다.
그리고 대체로 환협지의 표사들은 더럽게 약하게 묘사되며, 3류 무사들이 용돈이나 벌려고 하는 일 정도로 취급되곤 한다. 천하 몇대고수중에 녹림의 두목이 있는 경우는 흔하지만, 왠일인지 녹림의 숙적인 표국에 그런 고수가 있는건 흔치 않다. 위급한 일이 있으면 평소에 기부금 좀 내던 무림방파에 협조나 요청하는 정도. 고수씩이나 돼서는 월급 받으면서 출퇴근 하고 싶지는 않다는 잉여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김한승의 소설이 예외적으로 천하몇대고수에 속하는 고수도 표국에 있을 정도로 고수들이 즐비한 것으로 묘사된다. 돈받고 남의 물건 지켜주는게 직업인데 3류들로 장사가 되느냐는 논리. 무협소설 《독문무공》에서는 무림 최대세력이 상회이기도 하다. (정확히는 무림맹 내규상 '문파'는 독문무공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기 때문에 문서상으로는 상회로 분류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