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대리

1 개요

표현대리(表見代理)란 타인에게 실제로는 대리권을 수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제3자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하여, 실제로는 대리권 없는 무권대리인이지만, 이를 믿고 신뢰한 거래한 상대방을 보호하여 대리권 수여의사를 상대방에게 표현한 본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무권대리의 특수한 형태를 이야기한다.

2 왜 표견대리가 아닌가?

표현대리에서 현(見) 자는 볼 견(見) 자와 모습이 같다. 그래서 종종 '표견대리'로 읽는 사람도 존재하고, 또한 그렇게 부르는 학자[1]도 있다. 그러나, 같은 한자지만, 표견대리로 읽지 않는 이유는 초점을 어디에다 맞추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로, 앞서 표현대리의 경우, 대리권 수여 의사를 제3자에게 표현하였기에(나타났기에-나타날 현見) 표현대리로 보호해 주는 것이지만, 그러길래 처음부터 現자로 쓰지 왜 머리 아프게시리...

만일 표견대리로 읽는다 한다면 거래행위에 있어서 효과를 귀속받는 본인이, 아무런 대리권 수여의사를 표현한 적이 없는, 단순히 남이 관찰하여 그렇게 보인다(볼 견見)고 하여도 보호를 받아야 하는 불합리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니가 착각해서 대리권 없는 놈이랑 했지 내가 언제 쟤한테 대리권 줬다고 얘기했냐!!"

라는 안 좋은 사태가 벌어진다는것이다. 그리고 표견대리로 읽으면 이것을 책임져야 하지만, 표현대리는 이런 것까진 책임지지 않는다. 표견대리는 그냥 무권대리일 뿐이다.

3 왜 표견대리인가

이 법률용어를 한중일 3국이 다같이 表見代理라 같은 용어를 쓴다. 근대에 이르러 극동3국이 서양의 법률제도를 도입하면서 누군가가 이 용어를 번역하였겠는데, 아마도 일본이 먼저 번역/사용하고 한국 중국이 따라 사용하여 3국이 같은 용어를 쓰게 된 모양이다.[2]

그렇다면 나머지 두 나라, 현재 중국과 일본은 表見代理를 어떻게 읽는가?

일본의 상황은 다음 연결을 참고하라. 탁류세평-표현대리와 표견대리
중국의 상황은 다음 연결을 참고하라. 表见代理 怎么读

즉, 중국도 표'견'(jian)으로 읽는 사람이 다수라는 것이 백도백과의 검색결과이고, 일본 또한 표견대리(효오켄다이리:ひょうけんだいり[3])로 읽는다는 것이 위 링크된 글의 필자(국어학자로 짐작)의 보고이다.

4 애초에 表現으로 번역하면 좋았을 것을

번역을 선점한 그 일본학자가 과연 見을 現의 古字로 쳐서 見을 선택했는가? 위 링크된 글의 국어학자의 관찰로는 그렇지 않은 듯한데(단순한 볼見으로 보는 듯하다), 확실한 것은 알 수 없는 일이고, 문제는 그렇게 보아도 말이 된다는 것이다(위 '표견대리는 그냥 무권대리'라 주장하는 작성자를 보라). 학문적 견지에서 表見표견이 맞는가 表現표현이 맞는가의 문제는 제쳐두더라도, '표현'이 맞다고 보면서 굳이 表見이라 쓸 필요는 없지 않는가. 見, 現, 顯[4]의 차이를 누가 안단 말인가.
  1. 양창수 현 대법관, 판결문에도 표견대리로 쓴다.
  2. 아래 연결 참고
  3. 그런데, 見의 우리말 발음이 '현'일 때도 '견'일 때도 일본어 음독은 둘 다 켄(けん)이다.
  4. 모두 '나타날 현'이어서 의도적으로 現과 顯을 바꿔 쓰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