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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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향신료의 등장 인물

윈필 왕국의 수도원에 고용된 양치기. 회색 장발에 가슴에 닿을 정도로 수염을 기르고 있으며, 그윽한 회색빛 눈동자는 현자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양치기 답게 과묵하고, 늙었지만 다부진 몸을 지니고 있으며 수도원의 여러 양치기 가운데에서도 연장자이다. 처음에는 상당히 과묵한 느낌을 주었지만, 이후 얼어죽은 전령의 편지를 들고오면서부터는 설명을 위해서인지 부쩍 말이 많아진다.

이후 드러난 그의 정체는 호로와 같은 이교의 신, 정령의 일종인 전설 속의 황금양으로, 달을 사냥하는 곰에게 쫓겨 고향에서 도망친 뒤, 뿔뿔이 흩어진 그의 동족들이 언제든 다시 찾아 올 수 있도록, 윈필왕국까지 와서 새로운 고향을 만들었다. 수도원 정세의 안정을 위해 윈필 1세의 건국을 음지에서 도왔으며, 수백년에 한 번씩 황금양의 모습으로 나타나 왕가의 권위에 금박을 입혀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작중에서 나온 군상들 중 섬뜩할 정도의 의지력을 가진 인물이다. 양으로서 양치기를 가장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계속해서 동족이 잡혀먹히는 것을 목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작중에서 나온 묘사로는 잘 말린 "양고기" 육포가 양치기의 헛간에 널려있다. 그리고 그는 "양고기" 육포를 만들기 위해 태연하게 "양고기"의 지방을 칼로 베어내고 있는 상태였다. 작중에서 로렌스 일행이 하스킨즈와 교류를 하기 위한 첫 시도는 그들이 가지고 있던 그 "육포"를 듬뿍 넣어 삶은 "국물"을 바로 그 하스킨즈에게 건네는 일이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들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동료를 위해 만든 새로운 고향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몇백년 동안 해왔던 것이다. 방금 언급한 모든 양고기를 인육으로 치환해보면 그의 의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황금 밀수 사건에서 나왔던 노라 아렌트와의 대화 속에서 이미 언급되었지만, 양들은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몸으로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호로가 하스킨즈의 말에 대해서 반박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 이유는, 바로 앞의 모든 상황들을 전부 다 이해하고 난 다음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하스킨즈가 고향을 지키려고 하는 계획을 단지 자신의 질투만으로 파토내려고 했던 자기자신에게 든 혐오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후 최종결전(?)을 동료들로 해치운다.

양이라서 천적인 늑대를 잘 아는지, 이를 해결해주면 준다는 말이 '올해 처음 태어난 양을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