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속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에르퀼 푸아로 시리즈 중 하나.

1 도입

칼라 레마챈트라는 여성이 푸아로를 찾아온다. 그녀의 어머니는 남편을 독살했다는 죄명으로 14년 전 사형당했는데, 죽기 전에 딸에게 자신은 무죄라고 얘기했다는 것. 칼라는 정말로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였는지 아니면 무죄였는지 진상을 밝혀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푸아로는 사건 당시의 관련인 다섯 명을 취조하러 가는데...

2 등장인물

작은 돼지 한 마리는 시장에 갔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집에 머물렀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로스트비프를 먹었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아무것도 먹지 못 했네.
작은 돼지 한 마리는 '꿀꿀꿀' 울었네.

제목의 "다섯 마리 아기 돼지"는 각자 사건의 관련인 다섯 명을 상징한다.

  • 에이머스 크레일

칼라 레마챈트의 아버지. 유명한 화가였으나 여성편력이 심했고 14년 전 독살당했다.

  • 캐롤라인 크레일

칼라 레마챈트의 어머니. 남편을 독살했다는 죄명으로 14년 전 사형당했다. 자신이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했으나 딸인 칼라에게 보낸 편지[1]에다가는 사실 자신이 무죄라고 썼다.

  • 필립 블레이크 ('시장에 간' 돼지)

증권거래인. 에이머스 크레일이 죽던 날 크레일 부부의 집에 초대받은 손님으로 에이머스와 친구지간이며 캐롤라인을 싫어했다.

  • 메레디스 블레이크 ('집에 머무른' 돼지)

전(前) 아마추어 약초 재배자로 필립의 형이다. 마찬가지로 사건 당일 크레일 부부의 집에 있었다. 오랫동안 캐롤라인을 사랑했다. 현재는 은둔중.

  • 엘사 그리어 = 레이디 디티셤 ('로스트비프를 먹은' 돼지)

사건 당시 에이머스 크레일의 작품 모델이었다. 공장주의 딸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에이머스와 공공연한 내연관계였다. 현재는 레이디 디티셤으로 사교계의 부인.

  • 세실리아 윌리엄스 ('아무 것도 먹지 못한' 돼지)

사건 당시 크레일 집안의 가정교사였다.

  • 안젤라 워런 ('꿀꿀꿀 운' 돼지)

캐롤라인 크레일의 이부 여동생. 한쪽 눈을 실명했다. 영민하고 지적이다. 현재는 유명한 고고학자.

3 줄거리

에이머스 크레일은 유명한 화가로, 당시 젊고 예쁜 소녀 엘사 그리어를 모델로 작품을 그리고 있었다. 당시 엘사 그리어와 에이머스 크레일은 공공연한 내연관계였다. 특히 엘사는 에이머스가 아내 캐롤라인과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할 예정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하고 다녔다. 심지어 캐롤라인 면전에 대고 언제 짐 싸서 나가냐고 말하기까지 했다.

작품이 완성되어가던 어느 날 에이머스 크레일은 찬 맥주를 마시고는 "오늘은 먹는 것마다 맛이 역겹다"고 불평했는데, 바로 그 날 죽은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독살. 에이머스가 마신 맥주는 그의 아내 캐롤라인이 가져다 준 것이었다.

범행에 쓰인 독약은 당시 크레일 부부의 집에 초대되어 온 손님 메레디스 블레이크의 것이었다. 그러나 캐롤라인이 자신이 자살할 생각으로 그 독을 훔쳤다고 자백하고, 뒤이어 그 독으로 남편을 죽였다고 자백한다. 사건은 남편의 바람 때문에 원한을 품은 캐롤라인이 남편을 독살한 것으로 종결되었고 캐롤라인은 사형당했다. 그러나 캐롤라인은 사형당하기 전 딸 칼라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내용인즉슨 "사실 나는 무죄다". 칼라는 어머니가 자신에게 거짓말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푸아로에게 진상을 밝혀달라고 부탁한다[2].

푸아로는 당시 사건의 관련인 필립 블레이크, 메레디스 블레이크, 엘사 그리어, 세실리아 윌리엄스, 안젤라 워런을 찾아가 14년 전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사건의 관련인 다섯 명 모두 에이머스 크레일을 독살할 동기가 없었고, 모두들 14년 전 사건의 평결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진술은 서로 미묘하게 달랐는데....

필립 블레이크는 의심스러울 만큼 캐롤라인에 대해 적대적으로 진술했다.
메레디스 블레이크는 오랫동안 캐롤라인을 사랑했었다고 진술했고, 캐롤라인에 대해 매우 동정적인 시선으로 진술했다.
엘사 그리어는 에이머스 크레일의 죽음 이후로는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고, 캐롤라인을 몹시 증오했다.
세실리아 윌리엄스는 캐롤라인과 안젤라에게 헌신적이었으나, 캐롤라인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안젤라 워런은 캐롤라인이 무죄라고 믿었다. 그러나 캐롤라인이 사형당하기 전 자신에게 보낸 편지에는 전혀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푸아로가 처음으로 캐롤라인이 실제로 무죄였는지 의심하는 계기를 제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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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추가로 몇 개의 진술을 더 얻어낸다.

첫째, 안젤라는 에이머스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사건 초반에는 안젤라가 범인으로 의심받았다는 것.
둘째, 안젤라가 기숙학교로 가는 것에 대해 에이머스가 "아예 내가 짐을 싸줄테니까" 라고 말했다는 것.
셋째, 에이머스와 캐롤라인이 말싸움하는 것을 엘사 그리어가 들었는데, 에이머스가 당신과 이혼하겠다고 장담하자 캐롤라인이 씁쓸하게 "당신과 당신의 그 여자들!" 하고 말했다는 것.
넷째, 에이머스가 독살당한 날 세실리아 윌리엄스는 캐롤라인이 맥주병의 지문을 닦아 없애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것.

3.1 사건의 진상

안젤라는 원래부터 작품 모델이랍시고 여러 여자들을 끌어들이는 에이머스를 싫어했고, 에이머스를 골탕먹이려고 각종 장난을 쳤다. 또한 안젤라는 엘사의 일 때문에 에이머스에게 매우 화가 나 있었다. 당일 아침, 안젤라는 에이머스의 맥주에 쓴맛이 나는 쥐오줌풀이라는 풀을 넣어 에이머스를 곯려주려고 맥주병을 만지다가 캐롤라인에게 들켰다. 이것이 오해의 시작이었다.

에이머스가 맥주를 마시고 사망하자 캐롤라인은 앞 문단의 이유로 안젤라가 에이머스를 독살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캐롤라인이 사형당하기 전 안젤라에게 보낸 편지에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이 없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당연히 안젤라는 자신이 무죄라는 사실을 알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래 전 캐롤라인은 이부여동생에 대한 분노로 안젤라에게 문진을 집어던진 적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안젤라는 한쪽 눈을 잃게 되었다. 캐롤라인은 그 뒤 언제나 안젤라를 헌신적으로 돌봐주었지만 그녀의 눈을 멀게 했다는 죄책감을 잊지 못했다. 캐롤라인은 어린 안젤라 대신 자신이 죄를 뒤집어쓰는 것으로 일종의 속죄를 할 생각이었던 것. 그 때문에 법정에서도 무죄를 주장하지 않고 순순히 혐의를 승인한 것이었다.

푸아로가 이 모든 것을 알아낸 것은 바로 캐롤라인이 맥주병의 지문을 닦아내는 것을 목격했다는 세실리아의 진술 덕분이었다. 모두들 그것이 캐롤라인이 범인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맥주병을 닦아낸 행위야말로 캐롤라인이 무죄라는 증거였다. 사실 독약은 맥주병이 아니라 맥주잔에 들어 있었기 때문. 캐롤라인은 안젤라가 맥주병을 만지작댔던 것 때문에 독약이 맥주병에 들어있는 줄 알고 안젤라의 지문을 지우려고 맥주병을 닦아낸 것이다.

이걸로 캐롤라인은 실제로 무죄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진짜 범인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래.

3.2 사건의 진상 2

범인은 엘사 그리어였다. 사실 에이머스 크레일은 캐롤라인과 이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부인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그전에 바람 피운 여자들은 작품의 영감을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고 엘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엘사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캐롤라인과 이혼하고 엘사와 결혼하겠다는 드립을 쳤을 뿐이었다. 에이머스가 "내가 직접 짐을 싸주지" 라고 말했던 것은 사실 안젤라의 기숙학교 이야기가 아니고 엘사 이야기였던 것. 작품만 완성되면 짐 싸서 내보낼 거라는 뜻이었다. 또 캐롤라인은 그렇게 버려지는 여자들을 동정하고 있었다.

캐롤라인이 "당신과 당신의 그 여자들!" 하고 말했던 것도 실마리였다. "당신과 그녀!"나 "당신과 엘사!"라고 말하는 대신 "당신과 당신의 그 여자들!" 이라 말한 것은 캐롤라인이 엘사를 그전의 작품 모델들과 한 묶음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즉 엘사는 이전의 모델들처럼 작품만 완성되면 버려질 또 하나의 여자였다는 것을 캐롤라인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

이 대화를 엿들은 엘사는 배신감을 이기지 못해 에이머스를 살해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캐롤라인이 독약을 몰래 챙기는 것[3]을 보고 캐롤라인에게 누명을 씌울 작정을 한다. 사건 당일, 엘사는 작품 모델을 서던 중 에이머스가 마시고 있던 맥주잔에 훔친 독약을 넣어 그를 음독시켰다.

캐롤라인이 가져온 찬 맥주를 마신 에이머스가 "오늘은 먹는 것마다 맛이 역겹다" 고 한 것은 캐롤라인이 에이머스를 독살했다는 또다른 증거로 여겨졌지만, 사실은 이것 역시 실마리. "먹는 것마다 맛이 역겹다" 는 것은 에이머스가 캐롤라인의 맥주를 마시기 이전에도 역겨운 맛이 나는 무언가를 먹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즉 에이머스 크레일은 엘사가 독약을 넣은 맥주를 먼저 마시고 안젤라가 장난으로 쥐오줌풀을 넣은 캐롤라인의 맥주를 다음에 마신 것이다.

모든 것이 밝혀진 후 푸아로는 엘사 그리어에게 사건의 진상을 이야기 해주면서도 그녀를 동정하고 위로의 말을 건내는 데, 비록 복수심에 에이머스를 죽였고 완벽하게 법적처벌도 피하게 되었지만 그녀에게 남는 건 진심으로 사랑했던 남자를 영원히 볼 수 없다는 후회와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죄책감 뿐이었으며 죽어서도 에이머스는 아내와 함께 한다는 허탈함 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4]

작품 말미에 푸아로는 에이머스 크레일이 죽기 직전까지 그리던 엘사 그리어의 초상화를 보며 "대단히 놀라운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희생자가 그린 살인자의 초상입니다- 연인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소녀의 초상입니다." 라고 말한다.

4 기타

필립 블레이크는 사실 오랫동안 캐롤라인을 사랑했고, 에이머스와 캐롤라인이 이혼할 것으로 생각하고 캐롤라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 그 분노 때문에 캐롤라인에 대해 적대적으로 진술한 것. 츤데레 한편 메레디스 블레이크는 오랜 기간 캐롤라인을 연모해 왔으나 사실은 어느샌가 엘사 그리어에게 마음이 끌렸다고. 훈제 청어

메레디스 블레이크에게 접근할 때 푸아로는 자신을 '레이디 메리 리튼-고어' 라고 소개하는데, 이는 3막의 비극에 등장한 인물의 이름이다.

이 사건은 훗날 코끼리는 기억한다에서 재언급된다. 스포를 주의하자

TV 시리즈 'Agatha Christie's Poirot' 에서는 칼라 레마챈트의 이름이 루시로 바뀌었고, 엘사가 범인임이 밝혀지자 루시가 엘사를 총으로 쏘려고 하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또한 필립 블레이크가 캐롤라인을 사랑하는 대신 에이머스를 사랑했다고 나온다(...) 다만 원작에서도 필립은 에이머스를 친구로서 매우 좋아했다. 처음에 캐롤라인을 싫어했던 것도 자신이 반한 여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1. 딸이 성인이 되면 읽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2. 또한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어머니가 남편을 살해한 독살마라면 그 딸인 자신도 결혼할 때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고 사건해결을 의뢰한다.
  3. 캐롤라인이 자살할 생각으로 훔쳤다고 증언한 메레디스의 독약
  4. 엘사도 마지막에 괴로워하며 푸아로에게 자조적으로 그런말을 한다. 자신의 손에 닿지 않는 곳으로 가버렸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