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린영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호접몽(胡蝶夢)』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 묵린영(墨燐影)으로, 본명을 버리는 대신 대를 이어서 사용한다. 그리고 신강(新疆) 일대에서는 묵린영이 제일고수라 일컬어지기 때문에 천외일패(天外一覇)라는 별호가 더 붙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대를 이어 전해진다.

정체는 모용세가의 후예들이다. 모용세가는 수라섬혼검법(修羅閃魂劍法)의 저주 때문에 칠백여 년간 쌍둥이만 태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이 드러나 소문이 나면 세상은 모용세가를 이상하게 볼 것이 분명했기에 모용세가는 이 사실을 숨긴 채 한 아이만 거두고, 남은 아이는 신강의 흑산이라는 오지로 보내어 가문의 만약을 대비하는 그림자가 되게 한다. 즉, 모용세가에 남은 아이는 밝은 곳에서 가주가 될 준비를 하게 되고, 신강에서 묵린영이 된 아이는 어둠 속에서 수라섬혼검법의 저주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한 것이다.

수라섬혼검법이 과거에 '절대무적(絶對無敵)의 그'와 천절(天絶)에게 패배한 일이 있기에 분명 검법을 제압하는 어떠한 이치가 있음을 묵린영들은 알고 있었으나, 수백 년 간 체득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백여 년 전에 모용세가에는 처음으로 세쌍둥이가 태어나게 되는데, 두 아이가 신강으로 오면서 이 중 한 아이는 묵린영조차 될 수 없었고, 가문으로부터 어떠한 것도 얻지 못한 채 버러지게 된다. 후일 그가 기연을 얻어 하늘이 버린 찢겨진 그림자라는 천잔영(天殘影)이라는 절대고수(絶對高手)가 되고, 수라섬혼검의 저주를 해소할 수 있는 그 이치를 깨닫게 된다. 그는 신강으로 돌아왔지만, 자신을 버린 가문을 완전히 용서할 수 없었는지 그가 익힌 일수일보(一手一步)의 외형만 전해주고, 내공심법은 불완전하게 전해준다. 이로 인해 모용세가는 숙원이던 혜광섬혼검(慧光閃魂劍)을 완성해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혜광섬혼검으로 쌍둥이가 태어나는 수라섬혼검법의 저주를 해소할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본 편에서 삼십칠 년 전, 모용세가주인 천왕검(天王劍) 모용성도 쌍둥이를 얻는다. 그런데 그는 자식을 버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를 빼돌리려는 형제인 전대의 묵린영을 막아선다. 이때 잠시 다투었던 일 때문에 당시에는 아기였던 당대의 묵린영에게는 얼굴을 가로지르는 하얀 상처가 남게 된다.[1]

2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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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소설에서 드러나는 당대 묵린영의 행적을 시간 순으로 간략히 정리한 것이다. 전체적인 내용은 『호접몽 - 줄거리』를 참고하자.

2.1 신강

모용세가와 신강의 오지로 갈라진 형제는 스무 살이 될 때 처음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자식을 버려온 모용세가에 천벌이 내렸는지 하필 형제가 다시 만나는 날, 묵린영은 동생인 모용호가 냉서한에 의해 사지가 찢기고 심장이 파여 죽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나서서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아버지인 모용성의 방해로 나설 수 없었다. 이 일로 인하여 묵린영은 큰 상처를 받고, 복수를 하기 위해 가문에 개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혜광섬혼의 율법에 따라 저주를 해소할 수 있는 나비가 되고자 한다.

분노와 정한, 부친이 주는 사랑, 그에 못지 않는 배신감까지 겹쳐서 폭발력이 엄청났기에 당대의 묵린영은 끝내 십칠 년 만에 나비가 된다. 그래서 그토록 사무쳤던 복수를 하기 위해 모용세가로 향하고자 하는데, 모용세가는 이미 사 년 전에 마지막 가주였던 모용성이 죽어서 급격하게 몰락해가고 있었다. 그래서 전대 묵린영이나 도귀(賭鬼) 오불립[2]은 굳이 묵린영이 갈 필요가 있냐고 붙잡지만 묵린영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었다.

마침 주서호가 모용세가의 마지막 자금을 가지고 말 거래를 위해 가문을 나온다. 여기에는 냉서한이 모용세가의 명성을 깎아내리기 위한 암계가 깔려 있었다. 이를 눈치챈 오불립은 우연을 가장하여 주서호를 도와주고, 그를 묵린영과 말 거래를 위해 만나게끔 유도한다. 이로써 묵린영은 주서호와 함께 모용세가로 자연스레 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얻게 된다. 그러나 편하게 갈수는 없었는지 주서호를 방해하기 위한 무림오염라(武林五閻羅) 중 독수염라(毒手閻羅) 나삼과 수혼염라(搜魂閻羅) 고반수를 처리해야만 했다. 또한, 마혈방(魔血幫)에 의해 본거지를 빼앗긴 광풍단(狂風團)을 도와주고 현 광풍단주인 등격리혈응(騰格里血鷹) 혁련초와도 동행하게 된다.

2.2 모용세가

유룡검객(遊龍劍客) 소자평, 석승(石僧) 혜원, 음양수사(陰陽秀士) 종굉의 말도둑질도 막아내고는 같이 일행이 되어 모용세가로 이동한다. 마혈방은 계속하여 습격을 해오나, 모두 실패하고 일행은 모용세가에 안전하게 도착을 한다.

모용세가에서는 육대세가의 논검회(論劍會)가 열린 예정이기 때문에, 참관인으로 채약자(採藥子) 허빙이 먼저 도착하고 다른 오대세가도 속속들이 모용세가 모여든다. 이 와중에 남궁세가를 접대하기 위해 나와 있던 고소월은 우연히 모용호와 비슷한 자세로 서 있는 묵린영을 보고, 그가 진정 모용호가 돌아온 것인지 의심한다. 그래서 확인해보기 위해 야밤에 변장을 한 뒤에 기습을 한다. 묵린영이 펼친 공수탈백인(空手奪白刃)이 과거 모용호가 펼쳤던 것과 같음을 확인한 고소월은 그가 모용호라 확신하고, 그는 지금까지의 미안함을 자신의 생명으로 풀고자 모용호라 생각한 묵린영의 손에 죽음을 자청한다.

논검회가 시작되고 냉천휘가 모용세가의 비전검법인 혜광섬혼검을 익힌 제대로 된 전승자임이 밝혀진다. 호가오수(護駕五獸)는 오염라의 넷째인 착혼염라(捉魂閻羅) 초광생을 생포하면서 마혈방에서 모용세가를 노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리 가문에 위험이 닥치고 있는데도 후계자인 묵린영이 전혀 가문을 지키려는 행동을 보이지 않자 의아해하며 불안해한다.[3] 묵린영은 논검회가 끝나갈 마당에 마혈방의 화계(火計)가 실행되자 이에 맞춰 행동을 개시한다. 그러나 그의 앞길을 막는 자가 있었으니, 그는 몽영선으로 과거 전대의 묵린영과 모용성에게 패했던 것을 갚기 위해 묵린영을 막는다. 하지만 그는 묵린영의 일수일보에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죽는다.

묵린영은 모용세가의 가주전인 천위각에서 냉천휘를 대면하고, 그를 통해 혜광섬혼의 인증을 받고자 한다. 묵린영은 냉서한에게도 소중한 이를 잃는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게 하려고, 그의 아들인 냉천휘를 죽여버린다. 이에 냉서한은 몹시 분노하여 묵린영에게 덤벼들지만, 그도 묵린영의 적수가 되지는 못한다. 결국, 묵린영이 모용세가를 잇지 않았고, 냉씨세가도 몰락하자 남은 유씨가문이 난곡을 지키게 된다.

묵린영은 신강의 흑산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오고, 떠나는 전대의 묵린영[4]으로부터 아내가 쌍둥이를 베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3 무공

  • 수라섬혼검법(修羅閃魂劍法)
  • 일수일보(一手一步) : 천잔영이 남겨준 무공으로, 당대의 묵린영은 이를 완성하여 혜광섬혼검을 꺾고 수라섬혼검의 저주를 해소한다.[5]
  1. 모용호에게는 냉천휘가 남긴 비슷한 상처가 있다. 묵린영과는 반대 방향이다.
  2. 묵린영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뒤를 돌봐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3. 묵린영은 과거의 잔혹한 사실을 오수에게 얘기하기가 꺼려저서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는다.
  4. 모용성의 아내인 무림검화(武林劍花)는 과거 전대의 묵린영과 인연이 있었다. 묵린영이 그녀를 놀린 일이 있었는데, 그녀는 묵린영이 모용성인줄 알고 이를 모용성에게 복수한다. 이 인연으로 모용성과 무림검화는 혼인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때문에 전대의 묵린영은 그녀를 볼 수 없어서 여행을 떠난다.
  5. 접무(蝶舞)에서 파생된 기예로 짐작이 되므로, 천잔영이 얻은 기연이 이 접무였던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접무의 유일한 전승자였던 『지존록(至尊錄)』의 풍현이 남긴 것이 있었던 것일까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아쉽게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