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례

1 개요

민중운동, 노동운동 진영에서 집회나 행사를 열 때, 국민의례 대신 치르는 의례. 보통 국기에 대한 경례는 생략하고, 애국가 제창 대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2 유래

5.18 민주화운동 이후, 전두환대한민국 정부공안정국을 조성하며 고문 등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사회운동가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였다. 이 과정속에서 사회운동가들은 국가권력을 부당한 것으로 인식, 이를 배척하게 되었고, 그 국가권력에 충성을 선서하는 행위인 국민의례 역시 배척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그것을 대체할 수단을 찾게되었고 그렇게 해서 대신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민중의례다. 부당한 국가 권력을 정당화한다고 판단한 국민의례 대신, 부당한 국가 권력에 맞서 싸우다 산화한 민주 열사들을 기리는 묵상과 그들을 추모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 시작한 것. 이렇게 이곳 저곳에서 부르기 시작하면서, 거의 모든 운동진영에서 집회나 행사를 열 때 국민의례 없이 민중의례를 실시하게 되었다.

자유주의적 시각에서 볼때는 국가는 개인을 위해서 존재해야하므로 개인이 국가에 충성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의사로 두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강제적인 수단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국기에 대한 경례국가가 있더라도, 이를 공식 행사에서 강제하지 않는 나라가 굉장히 많다. 그냥 나의 국가가 좋아서 하고 싶으면 하고 말라면 말라는 것. 특히 국가와 민족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강요하던 파시즘에 의해서 엄청난 피해를 경험한 유럽에선 이런 류의 의식은 좌우파를 막론하고 대부분 거부감을 표시한다.

하지만 국민의례는 국기에 대한 경례애국가를 강제로 부르게 하면서 [1] 이를 맹목적으로 강조하는 측면이 많다는 것으로 군사독재 시절 파시즘, 전체주의의 잔재로 보는 사람이 많다. 이는 국기에 대한 경례 수정 원인 중 하나기도 하다.

3 실황

민주화가 된 2010년대에도 민중운동 집회나 노동운동 집회,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나 행사 등에서 민중의례가 실시되고 있으며,[2] 일부 정당에서도 실시하는 곳이 있다.

일부 극우단체들은 이들의 행동이 반국가행위라면서 비판을 하지만, 사실 국가행사가 아니면 국민의례는 의무가 아니므로 이들의 비판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교회 등에서 예배할 때 애국가 안 부르고 주기도문 읊는 거랑 같다고 보면 된다.

4 방법

국민의례처럼 법률로 정해진 것이 아니고 운동단체들끼리 만들어낸 의식이므로 바리에이션이 상당히 많다. 다만,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기에 기본적인 틀만 서술한다.

  • 일단 사회자가 국민의례처럼, 민중의례를 실시하겠다고 하면서 참석자들을 전부 기립시킨다.
  • 국기에 대한 경례를 생략한다.
  • 사회자의 적절한 아지테이션(선동구)[3]을 외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의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부분의 반주가 장엄하게 깔리며 일동 묵상을 한다.
  • 이윽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연주되며, 사회자가 또 적절한 아지테이션을 외친다. [4]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다. [5]
  •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에 앞서 전주 부분이 흘러나오는 동안 다함께 적절한 아지테이션을 외치며 제창을 시작한다.[6]
  • 제창이 끝나면 다같이 투쟁!을 외치며 자리에 착석한다.

실제민중의례를 하는동영상

5 비판

민중의례 자체는 문제가 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의례를 해야할 자리에서 이를 거부하고 민중의례만 고집하는 단체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는 국민통합이라는 순기능을 무시하는 행위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7] 또한 민중의례는 국민의례의 권위의식을 비판하기 위해서 나온 행위지만 국민의례가 권위가 많이 희석된 지금에도 국민의례를 무시하면서 정작 국민의례의 반대의식으로 만들어진 민중의례가 국민의례의 권위를 흉내내는 모순이 생겨버렸다. 민중의례라고 국민의례와 다른것은 아니고 결국은 공동체의 통합을 위한 행동이므로 결국 권위를 띄기 마련인데 그런 역기능을 고려하지 않고 이를 강요하는 행동은 자신들이 그렇게 비판하는 군사정권과 전혀 다를것이 없을 것이다.
  1. 당장 일개 두메산골 학교에서까지도 개학식, 종업식, 졸업식, 방학식, 운동장 월요조회, 체육대회 등등 주구장창 부르지 않던가(...)
  2. 거의 100% 국민의례 안 한다고 보면 된다.
  3. 보통 '이땅의 노동자 민중의 해방을 위해 힘써 싸우다 돌아가신 수많은 열사분들을 기리며 일동 묵상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민중해방, 조국통일, 노동해방 등, 각 운동정파가 중요시 여기는 가치들을 앞에 넣고 그 가치를 위해 힘써 싸우다 돌아가신 수많은 열사 분들을 기린다는 식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4. 이건 정말 제각각이다. 그날 집회의 의제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고... 아예 안 하고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 힘차게 불러보겠습니다' 하고 연주되는 경우도 있다.
  5.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민중의례를 농민의례라 부르며,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농민가를 부른다.
  6. 보통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투쟁! 투쟁! 투쟁! 투쟁! 투쟁!', 아니면 그냥 간단하게 '투쟁! 투쟁! 단결 투쟁!' 다양한 방식으로 달 수 있으나 보통은 전자를 가장 많이 선호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첫 머리 가사라서 그런듯. 하지만 이것 또한 각자의 단체에 따라서 다르게 설정될 수도 있고, 그냥 안하고 얌전히 부를 수도 있다. 바리에이션이 몇개인거야 도대체 민중의례란 게 원래 글타...
  7. 극단적 시각으로는 국민의례의 거부가 곧 반국가행위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위에도 거론했듯이 국민의례는 단순히 국가행사의 일부일 뿐이며, 이를 하지 않았다고 국가전복을 의도하고 있다고 보는것은 명백한 오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