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동의 세 마왕

서유기에 등장하는 세 요괴대왕.

셋 모두 의형제로 첫째는 사자마왕, 둘째는 코끼리마왕, 셋째는 붕마왕이다. 셋 모두 강한 능력을 지녀서 손오공 일행을 괴롭혔다. 개노답 삼형제 참고로, 칠대성의 사타왕과 붕마왕은 이들과는 이름 빼면 전혀 연관없는 동명이인이니 참고하자.

첫째인 사자 요괴는 일찍이 10만 천병을 삼켰다고 하는데, 거대한 사자로 변해 입을 엄청나게 크게 벌리는 술법을 쓰자 10만 천병이 놀라서 한꺼번에 물러난 일을 약간 과장한 것이라고 한다. 주로 쓰는 무기는 저 커지는 입 아니면 보검인데, 이 보검이 칼날은 파리 꼬리만큼 얇은데 칼등은 구렁이 몸통만하다는 뭔가 엄청난 묘사가 들어있다.(…) 완성형 변체도인가. 단 손오공 머리를 내리쳐도 손오공이 분열(!)해버리는 안습 검…

둘째 코끼리 요괴는 그 코로 어떤 적이든 강하게 휘어잡을 수 있다. 그게 다냐.

셋째인 붕새는 제일 마지막에 의형제가 된 존재로 어찌보면 두 형들보다 훨씬 강하다. 그는 음양이기병이란 보물을 들고 있는데, 그러니 결국 또 템빨. 거기에는 다른 존재를 가둘 수가 있다. 본인의 능력도 제일 강해서, 500년 전 사타국이라는 나라에 쳐들어가서 임금, 신하, 백성 할 것 없이 도성 내의 모든 사람들을 잡아먹어 한 나라를 멸망시키는 충격과 공포의 악행을 저지를 정도. 그 뒤엔 부하 요괴들이 자리잡아 살고있다.[1] 원래는 첫째와 둘째만 같이 살고 있었으나, 삼장법사를 잡아먹으려는 붕마왕이 혼자의 힘으론 힘들 듯 하니까 나머지 둘과 의형제를 맺고 연합했다. 사실 싸움 실력이나 머리나 셋째가 가장 뛰어나다.

셋째가 가지고 있는 음양이기병은 말 그대로 음양의 기운이 가득차 있는 병으로, 그 때문에 정확히 서른 여섯명의 장정이 달라붙어야지만 들 수 있는 보배라고 한다. 처음에 병에 갇히면 서늘한 기운만 느껴지나, 한마디라도 말을 하면 곧 거센 불길이 일고 그 다음엔 들이 덮치며 곧 들이 몸을 칭칭 감으며 공격해온다. 선단에 천도복숭아를 먹어 번개 등 신들의 공격에도 멀쩡하던 손오공조차도 음양이기병에 갇혔을 때 죽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하다. 다른 건 괜찮았는데 용들이 내뿜는 불은 뭔가 다른건지 손오공의 몸도 버티질 못한 것.

손오공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관세음보살이 예전에 줬던 세가지 털을 뽑았고, 그것들은 활과 금강석화살이 되었다. 손오공이 화살을 비벼서[2] 병에 구멍이 뚫자 안에 있던 음양의 기가 다 빠져서 보통의 병이 되고 말았다.

처음 몇번 싸우던 끝에 둘째 마왕이 저팔계를 생포하는 승리를 거둔다.[3] 허나 못 먹는 고기라 쓸모없다고 하다가 연못에 며칠간 담가둬서 털이 잘 뽑히게 되면 먹자고 하여 저팔계를 연못에 담가놓는다.(…) 손오공은 저팔계를 구해주러 갔다가 또 장난끼가 발동해서 저승사자라고 구라를 치고, 저팔계가 시주를 받을때마다 삥땅쳐서 아끼고 아껴 모은 비자금을 털어버린다.(…) 은전 한 닢.

일단 저팔계가 풀려나오고 이번엔 둘째 마왕과 손오공이 맞붙는다. 둘째 마왕은 손오공이 저팔계보다 훨씬 세다는 걸 알자 코로 붙잡으려 했지만, 손오공의 두 팔을 못 묶어버린다. 손오공은 저팔계가 중얼거린대로 여의봉으로 콧구멍을 쑤셔버리고, 엄청난 고통에 결국 이번엔 둘째 마왕이 붙잡혀버린다. 일단은 손오공이 풀어주기는 한다.

결국 몇번을 싸웠지만 도저히 손오공 일행을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판단하고 포기하려는 순간, 셋째 마왕이 마지막 계략으로 조호이산(調虎離山)의 계책을 제안한다. 손오공 일행을 잘 배웅해주는 척 하다가 한꺼번에 잡자는 것. 결국 손오공도 방심하는 바람에 계략은 성공하여 삼장법사는 또다시 잡혀버리고 만다.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세 형제와 맞붙게 되었지만 저팔계는 사자마왕에게 잡혔고, 사오정은 코끼리마왕에게 잡혔다. 손오공은 근두운을 타고 도망갔으나 곧 붕마왕이 날갯짓 두번만에 따라와서 잡아버렸다.[4]

잡혀왔지만 일단 탈출에 성공한 손오공이 나머지 일행을 구출하려 했으나, 세 마왕이 손오공을 따돌리기 위해 '이미 삼장법사를 먹었다'는 소문을 퍼뜨려 거기에 넘어간다. 결국 이 모든게 경전을 어렵게 건네주려 한 석가여래 때문이라 생각한 손오공은 석가여래에게 따지러 갔고, 석가여래가 문수보살보현보살을 이끌고 요괴를 퇴치하러 직접 강림한다.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이끌고 온 이유는 첫째인 사자와 둘째인 코끼리가 각각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탈것' 이었기 때문. 결국 이들은 각각의 주인에게 굴복한다. 그러나 셋째인 붕마왕은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고, 손오공은 붕마왕을 피해 석가여래의 후광 뒤로 숨는다. 붕마왕도 석가여래의 후광으로는 접근할 수 없어서 주위를 맴돌다가 결국 석가여래에게 제압당한다.

석가여래는 붕마왕을 불교를 수호하는 신으로 삼지만, 함부로 풀어줄 수 없어서 자신의 후광에 감추어둔다. 그리고 붕마왕에게서 삼장법사가 살아있음을 들은 손오공은 나머지 일행을 구출해주고 다시 길을 떠난다. 비록 굴복했다지만[5] 끝까지 손오공에겐 큰소리를 쳐댄, 실로 서유기에 몇 안되는 손오공 못지않은 강적.

붕마왕이 손오공과 예전에 의형제를 맺은 붕마왕일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서로 못알아보니 그건 아닌 듯 하다. 이 붕마왕은 또한 석가여래에겐 외삼촌 겪인 존재이다.

붕마왕의 부모는 각각 새들의 왕인 봉황과 들짐승의 왕인 기린인데, 이들이 결합해 태어난게 공작붕새이다. 이중 공작이 더 악독해 한번에 40리에 이르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잡아먹었는데, 하필 그 중에 마침 깨달음을 얻고 금신이 된 석가여래가 있었다. 석가여래는 그대로 뒷구멍으로 나오려니 몸이 더럽혀질까봐 그대로 등을 뚫고 나와선 공작을 잡아타고 영취산으로 날아온 뒤 공작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다른 부처들이 '그리하면 어머니를 죽이는 격'이라 하여 결국 살려두고 '공작명왕'으로 만들어 불교에 귀의시킨다. 서유기에 나오는 정식명칭은 '불모공작대명왕보살'.

그렇기에 공작과 남매지간인 붕새는 석가여래의 외삼촌 벌인 셈이다. 물론 정식 혈연 관계가 아니고, 석가여래가 금신을 얻은 다음 다시 세상에 나오게 한 존재가 공작이기에 그렇다.

붕새의 원형인 금시조인도 신화에선 가루라라고 불리는데, 인도 신화에서도 대단한 존재로 나타난다. 자기의 어머니가 나가들의 계략에 빠져 노예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해방시켜 주겠냐고 하니 나가들은 신들이 마시는 불사의 음식인 소마를 가져오라 한다. 그러자 가루라는 천궁으로 날아가 천궁을 뒤집어엎고는 소마를 빼았는다. 이 때 다른 모든 신들이 덤비지만 상대도 안된다.

오직 비쉬누만이 사태를 지켜보다가 가루라와 맞붙는데, 한참을 싸워도 결판이 안나자 감탄한 비쉬누가 가루라를 자신에게 귀의시키기로 한다. 그리고 나가들에겐 소마를 갖다주고는 그들이 받고 어머니를 해방시키자 마자 바로 빼앗고는 나가들을 죽여버린다. 그 일 덕분에 가루라는 나가들을 먹을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채지충의 서유기에선 로널드 레이건이 나타나 붕마왕을 미국의 국조인 독수리이니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여 여래도 손오공도 gg치고 나와버린다.(...)
  1. 참고로 여기서 보기 드물게 손오공이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여준다. 어지간히 볼 건 다 본 손오공도 나라 전체가 요괴의 소굴이 되서 음기가 시커멓게 들이찬 것은 처음 봤다며 덜덜 떤 것. 쉽게말해 바퀴벌레가 온 방 안을 죄다 빼곡하게 뒤덮고 있다고 생각해보라 어느 누가 안 무서울까. 뭐 그다음은 다시 멀쩡하게 돌아다니니 말 그대로 아주 잠깐 공포에 떤 것이다.
  2. 화살을 쏜 게 아니라 불을 지피듯이 바닥에 대고 활로 꼬아서 비볐다.
  3. 사실 손오공이 저팔계 골려주느라 안 도와줘서 그런 거지만…
  4. 이게 대단한 것이, 근두운은 알다시피 단숨에 10만 팔천리를 날아가기에 웬만한 구름타기로는 따라잡지도 못한다. 그런데 이녀석은 날갯짓 한번에 9만리를 나는 무시무시한 괴물. 따라서 손오공은 순식간에 붙잡혀버렸다. 작중에서 손오공이 속도로 따라잡히는 모습은 여기서밖에 안보인다.
  5. 다른 요괴들처럼 완전히 데꿀멍한게 아니라 마음엔 영 안 내키지만 일단 이길 자신이 없으니 고개만 숙인 것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