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

1 개요

한 나라의 전체 식량소비량에서 자국산 식량이 차지하는 비율. 의외로 식량자급률이 낮은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많다.

참고로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은 다르다. 말 그대로 식량과 곡물에 대한 자급 비율 즉, 국내생산량 나누기 소비량.

또한 주의할 점은 식량자급률이 낮다는 것이 곧 기아사태를 부른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식습관 변화에 따른 식량 자급률의 저하와 실화적인 식량 자체의 부족을 이 통계는 구분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일본의 식량자급률이 매우 낮다고 하지만 필수 식량은 대부분 일본 내에서 자급할 수 있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일본 국민들의 입맛 변화에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인 반면, 북한의 식량자급률은 65%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그 자급률이 식량 자체 부족과 연결된다.

2 한국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970년대 말에는 80%에 가까웠으나 우루과이 라운드 등 각종 경제개방을 계기로 하여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다.#2008년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9% 정도. 곡물자급률은 26% 정도인데, 이는 국내 생산의 비중이 낮은 사료용 곡물을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1] # 육류를 전량 수입하면 사료가 필요없어지므로 곡물자급률을 대폭 올릴 수 있고 축산폐수 등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지만 축산 농가가 몰락할 수도 있고, 국민들의 눈높이가 상승한 관계로 주곡물만 자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축산농가도 농가다.

당장 우리나라가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에 해당한다. "쌀이 남아돌아 창고에 쌓여있다."라고 하지만, 밀가루와 옥수수와 같은 기타 주곡의 자급 비율은 처참하기 그지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변하면서 당장 밀가루를 이용한 음식의 수요가 쌀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밀은 1. 7%만이 자급될 뿐이며 일년에 소비되는 대부분의 밀가루는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채소와 과일, 육류 등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한국의 식량 자급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이유는 동아시아 지역의 인구 밀도 자체가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아지고 그와 함께 소득 수준이 올라, 사람들이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선호하게 된 점이 크게 작용하였다. 남한 지역의 인구 밀도는 487명/㎢ 수준인데, 이는 10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사는 나라들 중 방글라데시(988명/㎢)와 대만(639명/㎢)에 이은 3위에 달한다[2]. 유럽과 비교하자면, 유렵대륙 전체의 인구 밀도는 112명, 북아메리카의 미국은 30명대이다. 농업의 GDP 비중은 식량 자급률이 329%라는 프랑스보다도 오히려 높지만 #

3 다른 나라

중국과 같은 나라는 인구밀도가 높아도 식량 자급을 하는 대표적인 예다. 실질 인구밀도가 한국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식량을 자급하는 대표적인 국가인데, 그 이유는 만주의 넓은 땅을 비롯하여 고대로부터 황하양쯔강을 비롯한 동부지역의 인구부양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며, 중국 전역의 다양한 기후대는 쌀뿐만 아나라 밀이나 옥수수의 재배를 가능케하고, 특히나 여러 군왕의 거점이 지역이 되어왔던 파촉 지역의 분지는 기후가 온난하고 땅은 기름져 이모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중내내 농사가 가능하고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운남지역에서는 차와 사탕수수 농업이 성행되어 왔다. 이렇기에 중국인들의 식습관이 서구적으로 변한다하여도 어느정도 감당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중국은 우리가 한강을 기준으로 강남과 강북을 구분하듯, 황하를 기준으로 강북 강남으로 구분하였는데, 고대로부터 강북 지역에서는 수수와 조 그리고 밀가루로 음식을 요리해 먹었는데 반해 강남에서는 고대부터 쌀이 주식이었다. 강남에서는 귤이지만 강북에서는 탱자라는 말이 괜히 있어왔던 것이 아니다! 이렇듯 중국에서는 밀의 재배가 활발한 편이다. 한편 독일 역시 인구밀도가 비교적 높은편이고 남유럽보다는 농사를 짓기 좋지 않은 땅에 위치해 있지만, 영농의 기계화[3]가 일찍부터 이루어졌기 때문에 식량자급률이 170%대에 달한다.[4]

일본은 식량자급률이 급속도로 떨어져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자국만으로 식량자급률 100%를 지키는 나라는 그리 많지는 않은데 호주. 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미국 캐나다, 터키가 이에 속하고, 원래 식량자급이 가능했던 지역이지만 인구급증과 사막화, 농업정책의 변화에 따라서 식량수입국이 된 나라들은 이집트[5]필리핀, 멕시코[6]등이 있다. 이외에 과거에는 식량자급이 가능했는데, 인구급증이나 경제 정책변경, 사막화로 인하여 식량수입국이 된 국가는 의외로 많다.이외에도 국토면적이 꽤 되고 기후조건도 농사짓기 딱 좋아서 식량자급이 가능할 것 같이 여겨지는 나라들도 있지만, 여러가지 여건 때문에 식량을 수입하는 나라들도 적잖이 있다.

3.1 쌀 과잉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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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식량 자급률이 떨어지는 한국이지만, 쌀만은 100%에 가깝게 자급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전통적으로 쌀을 중요시해왔고 통일벼쌀직불금으로 대표되는 쌀 농업에 대한 지원으로 주식인 쌀의 생산량은 놀라울 정도로 늘릴 수 있었지만, 쌀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쌀에 대한 집중 보호가 합리적 농업 정책 집행에 장애가 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쌀은 한국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소비량 이상으로 많이 생산되어 남아도는 품목이 되어버렸으나, 보호 정책 때문에 개방이 되지 않아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다. 2007년부터 '쌀 수출추천에 관한 고시'를 통해 수출을 하고 있으나 아직은 한해 수백 톤 정도의 소량에 불과하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는 한해 수십톤씩 대북 지원하면서 재고 처리를 하였으나 남북관계 경색 후 지원이 중단되면서 재고가 넘쳐나는데 소비는 줄어가는 진퇴양난에 빠지기도 했다.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됐으나 아프리카가 쌀을 즐겨먹는 문화가 아닌데다가 수송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포기. 애초에 그 동네는 쌀의 품종 자체가 다르다. 한국이나 일본, 중국 북부 등 동북아 일대에서 소비되는 쌀은 자포니카 쌀이다. 나머지 지역에서 소비되는 쌀은 거의 인디카 쌀이다. 그런데 배고픈 사람들에게 품종이 다르다는게 중요할까? 우리나라도 과거에 원조 옥수수가루로 만든빵이 맛있어서 먹고 살아간건 아니잖아?

우루과이 라운드를 전후하여 조직적으로 조성된 '한국 사람이라면 을 먹어야지.'로 대표되는 쌀 신성화가 여기에 문제를 더하고 있다. 당시에는 국내의 여론을 돌려 서구화 되어가는 식생활을 조선시대 사진 속의 식사하는 사람들의 밥그릇 과 같이 밥을 고봉으로 담아 먹는 것을 이상으로 여기는 식생활로 회귀시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었고, 처참한 실패를 낳고 말았다. 오히려 쌀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신성화가 합리적인 경제정책을 막고 있는 것이다.

농림부에서 남아도는 오래된 묵은 쌀을 가축 사료로 판매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어떻게 짐승에게 귀한 쌀을 먹일 수 있냐?'는 반발에 직면하게되자 철회해야 했다. 귀한 쌀이라면 남아돌지도 않았겠지. 뭐야, 더 귀한 고기로 바꾸겠다는데 싫어? ## 그 다음에는 오래된 쌀을 결식 아동에게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오래되고 낡은 쌀을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냐?'는 반발에 직면해서 또 철회해야 했다. 결국 이 과도한 묵은 쌀은 어디에도 쓰이지 못하고 창고 임대료만 잡아먹고 있다가 2011년에 쌀 농사가 잘 안되 흉작이 되자, 재고분량을 시장에 풀어서 쌀 가격을 내리는데 쓰였으나, 이번에는 농민들에게 '어찌하여 쌀값을 내리느냐'는 반발에 부딪히게 되었다. 어떻게 하라는거야

이에 쌀과자, 쌀라면 등 남는 쌀 혹은 다소 가치가 낮아진 쌀을 이용한 먹을거리가 등장하기도 했으나, 대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도태되었다. 우리밀라면조차 글루텐 부족으로 반응이 영 신통치 않은 판에 쌀라면이야 뭐.... 2008년 멜라민 파동 때는 쌀과자 '미사랑'이 얽혀 타격을 입기도 했다.

4 식량난 가능성

개발도상국 한정으로 식량난이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실제로 2008년 전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와 더불어 농산물 펀드로 투기 자본이 몰리면서 수개월 사이에 농산물 가격이 수십% 상승하는 애그리플레이션(Agriflation)이 발생했다[7]. 그 결과 당시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소득 국가 30여개국에서 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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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수출국 내부사정으로 곡물 수출 금지를 시행 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2008년 애그리플레이션(Agriflation) 발생 당시 20여개 이상 국가들이 곡물 수출 금지나 제한을 발령했었으며 2010년 밀작황이 악화된 세계 5위의 밀수출국 우크라이나와 세계 3위의 밀수출국 러시아는 밀수출을 금지했으며 당시 곡물 수출 금지 조치로 아프리카에서 식량폭동이 발생하긴 했다.[8]

그러나 정상적인 국가라면 전쟁을 불사할 정도의 대규모 극단적인 식량난은 가능성이 매우 떨어진다. 애초에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한 나라들도 그렇고 링크 자료에서 거론된 나라들도 죄다 개발도상국들 밖에 없다. 이들 상당수가 갖가지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에 원래부터 불안한 국가들이었다. 더욱이 산업기반이 부실했던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즉, 애초에 국가 막장 테크를 탄 나라가 대다수 이므로 이런 나라들은 어떤 종류의 식량난이든 발생한다. 아니 애초에 국가 기반 산업이 상당수 무너졌는데 저런 꼴 안나는게 오히려 이상한 거다. 애초에 식량으로 인한 문제는 비단 오늘날의 일만도 아니다. 또한 단순한 농업이 아닌 산업 자체가 망가진 시점에선 국내에서 식량을 생산한들 그 것이 충분하다는 보장은 없다. 농업에 석유, 비료 등 산업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1980년 냉해와 같은 사례로 위기론이 설레발이 아닌 실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1980년 냉해는 다수의 아시아 국가에 발생한 사태로 아시아가 쌀생산량의 90% 이상을 찍던 시기에 아시아에 집중된 냉해로 발생한 가격폭등 사태다. 식량자급률이 낮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만 바가지를 쓴게 아니다. 게다가 국내 쌀 생산량의 20% 이상을 까먹고 다수의 국가가 동시에 위기에 처한 이 사태에서도 결국 재난 수준의 식량난에 이르기 전에 국제 시장에서 식량 조달이 가능했다.

즉, 정상적인 국가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자급률을 유지하고 국가 수뇌부가 제대로 대처만 한다면 큰 위험은 아니다. 물론 최악의 상황은 언제든지 올수있으니[9] 대비야 해야겠지만 굳이 호들갑 떨며 설레발 칠 일은 아니라는 소리. 굳이 걱정해야 한다면 우발적 핵전쟁이나 지구온난화를 더 걱정해야 한다.

이에 관련한 음모론으로는 식량전쟁이 있다.

5 기타

미국이 주도하던 화학 비료 수입이 막혀서 자연 비료 개발에 애써서인지 쿠바의 식량 자급률이 95%에 달한다고 글을 쓰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히 근거 없는 말이며, 쿠바 역시 식량 부족해서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실정이다.

또한 북한의 식량 자급률이 한국보다 더 높다고 하나, 북한의 식량 자급률이 높은 것은 북한의 경제력을 망가뜨린 요인 중 하나인 자력 갱생 때문이라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그러니까 북한의 식량 자급률이 높은 것은 북한이 남한보다 식량 전쟁에 유리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 오히려 북한의 경제,산업 구조가 엉망이라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라는 것(...) 실제로 북한은 이걸 자랑하며 우리는 먹을 걸 들여오지 않는다고 자뻑이나 해왔다. 실은 남한도 뭐라고 못하는 게 1980년대까지 해외 농수산물 수입 개방에 반대하던 원인 중 하나가 여론도 있었지만 북한이 이렇게 걸고 넘어진다고 하던 걸 반공이라며 명분으로 들이대곤 했다... 물론 그 북한은 나중에 고난의 행군을 비롯하여 여러 병크로 인해 지옥의 식량자급률을 세계적으로 과시하게 되지만...

  1. 주의. 육류생산을 위한 사료곡물을 제외해서야 식량(식량에 육류를 제외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웃기는 얘기다.)자급률을 구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식량자급률 수치는 20% 대이다.
  2. 1000만 명 이하로 내려가면 식량 자급 수준이 우리나라보다 앞서는 나라들이 제법 존재 하나, 이들은 대개 태평양 섬나라나 도시 국가 수준의 작은 나라로써, 경제 구조 자체가 다른 나라들이다
  3. 애초에 화학비료도 독일에서 발명되었다.
  4. 의외로 기후가 따듯해서 농사 잘될거같은 남유럽 국가들은 독일보다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편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의 식량자급률은 70-80%대로 한국에 비하면 꽤나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프랑스는 물론이고 독일이나 슬로바키아에게조차 식량자급률이 밀리는 수준.
  5. 전체면적의 90%이상이 사막이고 사람 살만한땅은 10%에도 못미치지만 나일강 유역의 인구부양력이 높다보니 의외로 1960년대까지는 식량수출국이었다. 그렇지만 1970년대 이후로는 인구가 불어나는데 반해 농경지의 증가는 이에 수반되지 못했기 때문에 식량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집트가 대안으로 내어 놓은 사막 개간계획은 지지부진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 영향때문이었다.
  6. 멕시코는 1840년대에 미국에게 상당한 땅을 내어주었지만(특히 캘리포니아 지역은 반은 지하수때문이기는 하지만 농사가 매우 잘되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미국에게 떼어주고 남은 면적도 197만 평방제곱킬로미터에 달할 정도로 넓고(식량자급이 된다는 프랑스나 독일보다도 훨신 넓다.) 고대로부터 마야, 올멕, 아즈텍등의 문명이 꽃피었을 정도로 농사에 적합한 기후이기 때문에 식량자급이 가능했다. 그러나 1980년대 경제난에 따른 농업보조금의 축소와 미국 농산물의 대량수입으로 농가들이 대거 파산해버리고 말았고, 덕택에 상당한 식량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처지가 되었다 2000년대 기준으로 멕시코의 식량자급률은 60%대의 수준이다..
  7. 게다가 그때 마침 미국에서는 옥수수로 만드는 바이오 디젤이 한참 관심을 받고 있어서 많은 미국산 옥수수 물량이 바이오 디젤로 쏠리는 바람에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8. 아프리카 식량폭동 원인 중 하나는 밀이상으로 주식인 옥수수를 바이오 연료로 쓴다고 해외 수출하며 밀로 그 자리를 메꾸던 것도 컸다.밀보다 오랫동안 옥수수를 밥으로 먹던(옥수수 항목 보면 알겠지만 옥수수를 통째로 구워먹는 경우보다 옥수수알맹이를 끓이고 다져서 떡같이 만들어 여러 반찬을 곁들어 먹는 게 아프리카에서 많이 먹는 밥이다)터에 반발이 거셌고 그나마 밀조차 이렇게 수입이 막히니 폭동이 벌어지면서 정권 지키기에 안달이던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은 부랴부랴 옥수수 수출을 포기하며 민심 달래기에 애써야 했다.
  9. 예를 들면 미국이나 중국에서 가뭄이나 병충해, 홍수등으로 대대적인 흉작이 일어난다거나, 원전사고로 인해 농지를 못쓴다거나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