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리

殷離

1 개요

<의천도룡기>의 등장인물.

은야왕의 딸로 장무기의 외사촌여동생이다.

2 행적

은리의 어머니는 아이를 낳지 못했기 때문에, 은야왕은 첩을 들여서 아들을 두 명 낳았다. 나중에 은리의 어머니도 은리를 낳았지만 은야왕은 첩과 아들들만 총애하였기 때문에 은리와 어머니는 첩과 그 자식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화가 난 은리는 어느날 첩을 단칼에 찔러죽이고 말았다. 아들들은 은리를 죽이려 했지만, 은리의 어머니는 그것을 막다 못해 대신 칼로 목을 그어서 자살하고 말았다.

이후 은야왕을 떠나 자삼용왕 다이치스에게 찾아가 의지하게 된다. 이런 사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아주(阿蛛)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 금화파파호청우의 호접곡에 찾아와 장무기를 만났을 때, 장무기를 데려가려다가 손을 물린 이래로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바치고 있었다.

이후 몇번이나 무당파에 찾아가 장무기의 사연을 알아보려 했지만 무당파에서는 장취산이 자살한 이후, 명교천응교의 인물이 가까이 오는 것조차 싫어하게 되었기 때문에 소식을 얻을 수 없었다. 장무기가 장취산의 아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은소소의 아들이기도 하다는 것과 그 외의 사연은 영사도에서 살았던 탓에 모르고 있었다.

나중에 구양진경을 익힌 장무기와 재회하였지만, 그라는 것을 알아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장무기의 사연을 듣고 그를 대신해서 주구진을 살해한 다음, 무열, 무청영, 위벽, 하태충, 반숙한, 정민군등에게 붙잡혀 장무기와 다시 만나게 된다.

주구진을 살해한 죄로 그들에게 죽게 될 상황이었으나, 장무기가 구양신공을 몸에 불어넣어 은밀히 도와준 덕분에 대결에서 이기고 망신을 당한 하태충 등이 돌아가버려서 살아나게 된다. 장무기를 데리고 도망치려 했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멸절사태에게 붙잡혀 아미파포로로서 명교를 공격하는 육대문파의 행렬에 끌려가게 된다. 도중에 은리정에게 장무기가 죽었을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좌절하여 기절하기도 했다.

나중에 아버지 은야왕을 만나서 도로 집에 끌려갈 뻔 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위일소에게 잡혀가게 된다. 하지만 도중에 다시 금화파파에게 구출되었으며, 서역 땅에서 무열무청영 부녀를 만나 그들을 고문하여 장무기사손에 대한 정보를 얻었으며 금화파파와 함께 빙화도에 가서 사손을 데려온다.

영사도에서 사손과 금화파파의 싸움에 말려들어서 중상을 입었는데, 장무기와 함께 표류하다가 혼수상태에서 한 여자로 만족하지 않고 계속 딴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여서 비극을 야기한 아버지 은야왕을 욕하는 말을 해서, 그때 마침 조민, 주지약, 은리, 아소를 모두 아내로 맞아들여 하렘을 이루는 꿈을 아주 즐겁게 꾸고 일어났던 장무기를 부끄럽고 죄책감 느끼게 만들었다.

페르시아 명교와의 문제가 끝나고 장무기 일행이 영사도에 돌아간 후에는, 주지약에게 습격당해 얼굴이 칼로 그어지고 바다에 버려진다. 덕분에 중병을 앓게 되어 사망하고 순애보 주인공의 비극 테크를 타는 듯 했으나 알고 보니 장무기의 오진이었다.(...) [1]

은리를 불쌍하게 여긴 장무기가 나무가지로만 덮어서 무덤을 만들어두었기 때문에 생매장된 상태에서도 살아날 수 있었다. 주지약장무기가 서로 혼약을 하는 것도 다 듣고 있었으며, 이 때 증아우가 장무기라는 걸 알게 된다. 소림사에서 모든 일을 끝낸 장무기 근처를 맴돌면서, 주지약이 원귀가 나타났다고 생각해서 소동을 벌이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장무기와 재회하고, 증아우라고 소개했던 그가 바로 장무기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어딘가 실성해버린 은리는 "나의 장무기는 그러지 않아!"라면서 장무기를 버리고 어디론가 떠나버린다.

3 기타

여담이지만 옛 고려원 판본('영웅문 제3부 중원의 별')과 달리 근년 들어 한국에 정식 출간된 김영사 판본에서는 그녀가 '거미 아리'[2]라는 기괴한 명칭으로 불리운다. 출판사 측에서는 신세대들을 위한 신감각 번역이라 주장하지만...

원문에서는 "증아우"와 "아주"가 만나서 서로 이름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阿珠라니 정말 예쁜 이름이군!

나의 이름의 '주'는 거미 주(蛛)라고요. 이래도 예쁜가요?

라는 대목이 나온다. '구슬 주'와 '거미 주'의 발음이 같은 것(중국어 발음도 [zhū]로 같다)을 이용한 말장난.

사실 거미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녀가 독공 천주만독수를 익혀 어머니를 죽게 한 이복오빠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독거미의 독을 자기 몸에 주입했기 때문이다. 그 부작용으로 장무기가 그녀를 만날 때마다(즉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이 점점 검고 흉칙해지며, 자신도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장무기가 그 점을 놀라워하자 슬퍼하면서 부끄러워한다. 그런데 영사도에서 주지약이 그녀의 얼굴에 칼질을 하자 엄청난 출혈로 독이 든 피가 모두 흘러나가버려서 본래의 예쁜 얼굴을 되찾는다. 단, 칼자국이 잔뜩.
  1. 1986년판 드라마 의천도룡기에서는 이때 진짜 사망한것으로 처리되서 밑에 후술할 이야기들이 생략되었다
  2. '아리'는 다리(脚)·발(足)의 옛말이다. 거미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