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린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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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rin II Oakenshield
참나무 방패 소린 2세

1 소개

생몰년 태양 3시대 2746 ~ 2941.

호빗》의 등장인물. 소린 1세[1]와 소린 3세[2]도 있지만, 가장 유명한 소린은 바로 참나무 방패 소린 2세. 초기에 국내에 정발된 시공사판 《호빗》에선 이걸 '오아켄시엘드'(Oaken-Shield. 참나무 방패)라고 번역한 웃지 못할 사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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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설

불멸의 두린으로부터 이어지는 왕가의 마지막 적통이며, 또한 공인된 에레보르의 군주이자 난쟁이의 반지의 정당한 소유권자인 스로르의 손자이자 스라인의 아들이다. 에레보르의 부에 대한 소문을 들은 탐욕스러운 화룡, 황금용 스마우그의 공격을 받아 에레보르가 불타오를 때 스로르와 그의 백성들은 일부는 죽거나 대다수는 모든 것을 잃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탈출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들은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했고 가난[3]과 주변의 멸시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결국 할아버지인 스로르는 말년에 옛 수도인 모리아로 홀로 당당히 귀환했다가 오크들에게 죽고 모욕받았고, 아버지인 스라인은 역시 말년에 보물을 찾아 외로운 산을 향해 떠났다가 돌 굴두르 근방에서 사우론의 수하에게 잡혀 그의 반지를 빼앗기고 비참하게 죽었다. 참고로 그의 별칭인 '참나무 방패'는 그의 할아버지인 스로르의 복수를 위한 대전쟁 중 마지막 대전투였던 참혹하기로 이름 높은 아자눌비자르 전투 와중에 그가 참나무 가지를 방패삼아 용맹히 싸웠던 일로 인해 얻게 된 것.[4]

오크와의 대전쟁과 마침내 아조그를 죽인 아자눌비자르 전투로 말미암아 다른 난쟁이의 방계의 가문들은 '이런 것이 승리라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의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스라인과 그의 친족들의 경우는 스로르의 복수를 위해 왕국을 내던진 셈이었다. 별로 강조되지 않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후 그는 아버지인 스라인을 따라 함께 에리아도르의 청색산맥에 머물면서 망명 왕국의 터전을 잡아 방랑하던 일족을 규합해 백성의 수도 꽤 늘리고 재물도 그럭저럭 모았다. 즉, 에레보르를 잃고 난 뒤 아주 거지꼴로 다닌 건 아니라는 말.[5] 물론 청색산맥에서는 그 미스릴은 물론이고 황금마저 캐기 어려웠고 광물이라고는 거의 철밖에 없긴 했다. 더 이상 가난하진 않게 된 난쟁이들이었으나 그들은 내내 외로운 산을 그리워했으며 잠시 잊었던 소린의 스마우그를 향한 복수심도 점차 커지고 강해져 갔다. 훗날 소린의 12가신[6]을 이끌고 고향 에레보르를 되찾기 위해 간달프와 더불어 빌보를 도둑으로 고용하기 위해 그의 집을 방문한다. 전개 중 발견한 어떤 아이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반지전쟁에도 간접적이지만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존심이 세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인지, 작중에서는 잘 넘어갈 일이 이 꼰대 아저씨때문에 잘 안 넘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에레보르로 스마우그 원정을 떠나기 전에, 자기 아버지의 비참한 최후를 듣고는 네크로맨서=사우론에 대한 복수를 암시하는 말도 한다! 흠좀무. 간달프가 이 세상의 모든 난쟁이들이 덤벼도 못 이길 상대인데다가 현재는 스마우그만으로도 벅차다며 화제를 돌리긴 했지만 다른 이들이 마술사왕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7] 나즈굴도 아닌 당시 세계관의 최종보스에 대한 복수를 생각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엄있는 성격의 꼰대 아저씨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다섯 군대 전투 이전만 하더라도 협상을 잘 했다면 서로 협력할 수 있었을 테지만, 인간요정측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서 고블린(오크) 군대가 나타나기까지 싸우기 직전 상태로 줄곧 대치하고 있었다.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아르켄스톤 때문이기도 한데 기본적으론 본래 자기 것이고, 자기가 어렵게 되찾은 보물을 남에게 거저 주기는 싫었던 탓이다.하지만 정작 스마우그는 딴 사람이 죽였다[8] 사우론이 만든 난쟁이들의 반지의 마력은 난쟁이들을 탐욕스럽게 만들었는데, 반지의 정당한 후계자인 소린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더 강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9] 《호빗》 본문에는 소린에게 미치는 보물의 강한 마력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단 반지의 영향이란 것은 과대해석일 수도 있으니 스라인은 소린에게 난쟁이의 마지막 반지를 물려주지 못하고 사우론에게 빼앗겼다. 소린은 반지를 가진 적이 없으므로 반지의 소유자로서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았다. 그 덕에 마지막에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성문을 박차고 나가 자신의 친구들을 위해 싸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의견이 있다.

다섯 군대 전투에서는 철산에서 지원군이 오기까지 용맹하게 싸웠지만 결국 전사. 에레보르에 묻혀지게 되며 자손이 없었기에 불멸의 두린의 난쟁이 왕가는 방계로 이어지며 소린의 6촌인 철산의 무쇠발 다인 2세가 왕위에 올랐다.

그가 사용한 검 오르크리스트는 오크를 죽이는 검이란 뜻으로, 간달프의 검인 글람드링과는 형제검이다.

3 영화

"Will you follow me, one last time?"

"날 따라주지 않겠나? 마지막으로 말일세"

호빗 실사영화 시리즈에서는 영국배우 리처드 아미티지가 맡게 되었다.

수염이 인간 수준으로 짧아진 게[10] 아쉽고 비율도 인간에 가깝긴 하지만, 난쟁이 특유의 마초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매우 간지나는 모습. 예상치 못한 비주얼에 많은 여덕들을 루저의 매력에 새로이 눈을 뜨게 해준 건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오오 난쟁이 남캐 오오! '마제스틱한 루저'라는 속성이 갭 모에를 자극한다는 평.[11] 1편과 2편에선 분장이 불안정해 컷마다 얼굴이 은근히 달라보일 때가 있었는데(…) 3편에서는 일관된 분장으로 인해 한 컷 한 컷이 화보급으로, 안 그래도 폭발하는 비주얼이 더욱 더 폭발했다. 여담으로 영화판으로만 본 사람들은 배우의 액면가 덕분에 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론 간달프를 제외하곤 일행들 중 최고령자다.[12] 영화판에선 최고령자라기엔 배우의 외모가 너무 젊고 설정도 변경됐는지 1편에서 발린이 소린을 젊은 난쟁이 왕자로 칭하는 장면이 있으며, 비쥬얼 컴패니언 캐릭터 설정에서는 드왈린이 소린보다 조금 나이가 위라고 나오는 걸 보면 영화에서는 최소한 발린, 오인, 드왈린보다 젊다. 단 원작보단 젊어졌다고는 해도 중장년층에 해당된다. 앞머리(?) 쪽을 보면 흰머리가 있기도 하고.

원작 소설에선 드럽게 완고한데다가 그렇게 전투씬도 많지 않았지만, 영화에선 회상으로 참나무 방패란 별명을 얻게 된 계기를 보여주는데다가 망국의 왕자로서의 소린을 재조명했다.[13]

또한 원작에선 빌보와 플래그를 세우는 장면이 별로 없는데 비해 영화에선 프로도-레골라스-아라고른[14]에 이어 가운데땅의 새로운 브로맨스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하는 짓을 보면 차갑지만 자기 편에게는 나름 상냥한 츤데레의 정석이다. 츤나무방패 소린. 빌보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에도 그리고 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한 것 치고는 막상 빌보가 트롤들에게 인질이 되었을 때 살리려고 칼을 떨구기도 했고, 절벽에 매달렸을 때 직접 목숨을 걸어 구해주고 나서 괜히 냉정하게 말하는 모습 등이 매우 츤데레하다. 고블린 굴에서 탈출한 후 빌보가 보이지 않자 츤츤거렸지만, 모습을 드러냈을 때 눈에 띄게 안도의 표정을 보였다. 들에게도 엄격하게 야단을 치지만 위기시에는 이름 불러제끼며 열심히 챙긴다. 자세히 보면 스마우그 습격시에는 스로르와 발린을 챙기고, 와르그에게 쫓길 때에는 킬리와 막내 오리를 챙기고, 고블린 굴에서는 고블린들이 떼거지로 덮쳐올 때 조카들을 보호하려 하거나 줄을 끊고 날아오는 필리를 받아 챙기는 등 바쁘다. 여기에 더해 빌보까지 본능적으로 챙기다 보니 성질이 난 듯. 그러다가 3편 《호빗: 다섯 군대 전투》에서는 빌보 한정으로 메가데레가 되는데, 이게 참... 굉장히 묘하면서 낯간지럽다.[15] 물론 타우리엘 & 킬리의 답 없는 오글거림에 비하면 낫다.[16] 예를 들어 소린이 중간에 가끔 제정신을 보여주는 도토리를 보고 3부작 통틀어 가장 부드럽고 해맑게 웃거나[17][18] 가신들을 포함한 다른 이들에게는 동전 한 닢도 안 주겠다면서 정작 빌보에게는 샤이어 땅 전체보다 더 가치가 높을거라는 미스릴 갑옷을 선물하거나[19] 난쟁이가 아닌 빌보는 훔쳤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가신들이 아르켄스톤을 감춘 것 같다고 그에게만 말하거나[20] 아르켄스톤을 자신이 넘겨주었다고 말하는 빌보를 노려볼 때 살짝 눈물마저 고이는 등.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때부터 슬슬 기미가 보이더니 《호빗: 다섯 군대 전투》에서 결국 황금의 탐욕에 빠져버리고 만다. 스마우그가 호수마을개발살낼 때 동료들이 모두 그 참상을 보며 동정심과 죄책감에 젖어 있는 동안 소린은 혼자 에레보르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후 스마우그가 죽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에레보르로 들어가 도시를 되찾지만 점점 망가지는 모습을 보인다. 아르켄스톤자신의 동료들 중 한 명이 훔쳤다고 생각하며 의심하고 바르드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하며 자신이 한 약속을 저버리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21] 심지어 빌보가 자신이 인간과 요정들에게 아르켄스톤을 주었다고 하자 그를 성 위에서 던져 버리려고까지 하였다. 빌보는 쫓겨나고 엘프와 인간들, 그리고 철산에서 가세한 무쇠발 다인의 난쟁이들의 전투가 일어나려는 직전에 아조그의 지휘 아래 오크 군단이 외로운 산에 도착한다. 자신의 동족들과 사촌 다인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황금을 지키려는 생각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어 그의 동료들의 실망을 사게 된다. 1, 2편 내내 소린을 절대적으로 따르며 상남자 포스를 보여주던 그 드왈린이 눈물까지 보이며 소린을 비판했을 정도.

중간에 소린의 우정 깊고 신의 있는 예전 모습을 잠깐잠깐 볼 수 있으나 갈수록 탐욕의 병이 더욱 심해지다 못해 광기로 치닫는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스마우그가 했던 "동전 한 닢도, 그 한 조각도 나누지 않겠다."는 말을 소린이 그대로 말하며, 이 때 목소리는 스마우그와 겹치기까지 한다. 그 모습에 빌보는 기겁해서 결국 아르켄스톤을 요정과 인간에게 넘겨주게 된다.

결국 황금과 보물을 향한 탐욕이 소린의 모든 좋은 품성들을 다 오염시켰다. 자기 입으로 했던 바르드와의 약속마저 저버리고, 심지어 예전의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인 호수마을의 사람들에게 전혀 공감과 연민과 안타까움마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스마우그에게서 살아남았으면 충분하지 뭘 더 바라고 요구하냐는 소리를 할 정도. 또한 아르켄스톤을 찾기 전엔 누구도 쉴 생각 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그럼에도 찾지 못하자 여태 충실히 따라 준 동료들을 의심하기까지 하자, 그 모습에 발린은 홀로 울음을 터트린다. 여기에 드왈린도 소린을 비판하는데, 소린은 이제 자신은 한낱 난쟁이 군주나 참나무방패 소린이 아닌 왕이 되었다면서 분에 겨워 울먹인다. 이에 드왈린은 왕이 된 지금 소린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보잘것 없어졌다고 비통하게 말하지만, 소린은 여전히 듣지 않고 죽이기 전에 꺼지라면서 조용히 화를 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 후 스마우그를 빠뜨린 황금물이 굳은 전당을 방황하면서 자신과 드왈린, 발린, 간달프, 빌보가 한 말을 떠올리며 고뇌하게 된다. 문득 소린은 그 황금물 아래에 스마우그가 자신 주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환각에 이어 급기야 황금물이 솟아올라 자신을 묻어버리는 환영을 보며 깊이 고뇌하고, 마침내 광기에서 벗어나 왕관을 벗어 던져버리고 황금을 향한 탐욕을 버리고 전투에 나선다. 소린은 가신들에게 자신이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자신을 따라 달라는 부탁을 하고, 모두 원래대로 돌아온 소린을 따라 에레보르의 급조된 성문을 거대한 황금종으로 박살내고 뛰쳐나와 위기에 몰린 다인의 군대와 함께 싸운다. 다인이 무슨 방법이 있느냐고 묻자 소린은 아조그를 지목한다. 이를 본 다인이 소린에게 넌 왕이고 네가 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나 소린은 이에 대해 이것이 의무라고 답한다.

그는 전투를 끝내려는 목적으로 아조그를 직접 죽이려 필리, 킬리, 드왈린을 데리고 산양을 타고 오크들의 포위를 뚫어 아조그가 지휘하고 있던 갈까마귀 언덕으로 향한다. 그러나 잠시 후 빌보에게서 아조그의 후속 군대가 갈까마귀 언덕으로 진군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후퇴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 직후 아조그가 나타나 소린의 아들과 소린 자신을 죽여주겠다며 필리를 처형하고 킬리마저 볼그에게 죽자 눈이 뒤집혀 아조그를 찢어죽이기 위해 돌격한다.

빙판 위에서 홀로 아조그의 군다바드 오크들과 싸워 전부 죽인 후, 레골라스에게서 오르크리스트를 받아 아조그와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아조그는 돌에 박힌 사슬을 들고 철퇴처럼 휘두르며 소린과 겨루지만, 빙판이 아조그의 공격으로 깨지자 소린은 돌을 아조그에게 넘겨주는 꾀를 써서 아조그를 물에 빠뜨린다. 그리고 얼음판에 갇혀 죽어가는 아조그를 쫓아가지만 그것은 아조그의 연기였고 그의 칼에 발이 꿰뚫리고 만다. 확인 사살의 위험성

아조그는 얼음을 깨고 나와서 팔에 박힌 검을 소린의 가슴팍에 밀어넣고, 소린은 이를 검으로 간신히 막아내고 견디지만 중상을 입어 싸울 힘이 없었던터라 죽음을 피하지 못할 것을 깨달아 스스로 칼에 찔리고, 그 틈을 타서 아조그의 목 밑에 검을 찔러 넣고 쓰러진 그를 올라타 심장에 오르크리스트를 찔러 넣어 확실하게 죽였다. 그는 독수리들이 몰려와 전투가 승리로 끝나가는 것을 얼어붙은 폭포 위에서 지켜보다가 결국은 쓰러진다. 죽기 이전에 빌보에게 성문에서의 폭언에 대한 용서를 빔과 동시에 다음의 유언을 남기고 사망한다.

Farewell, Master Burglar. Go back to your books, your armchair. Plant your trees, watch them grow. If more people valued home above gold, this world would be a merrier place.

"잘 있게, 좀도둑 선생. 자네의 책들, 자네의 안락의자로 돌아가게.[22] 자네의 나무를 심고, 자라는 것을 지켜보게. 사람들이 금보다 고향을 더 귀하게 여겼다면, 이 세상은 더 아름다웠겠지."

사후 소린은 난쟁이들에게서 전설적인 왕으로 남는다. 그런데 빌보는 발린에게 "난쟁이들에겐 전설일지 몰라도 나에겐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며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 결국 자신에게 무엇인지 말을 잇지 못하고 그냥 떠난다. 그러다 빌보는 샤이어에 돌아와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스마우그 원정대에서 좀도둑으로 서명한 계약서를 보여주는데 이에 호빗들이 빌보를 고용한 참나무방패 소린이 누구냐 묻자 빌보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마침내 자신의 "친구"였다고 대답한다. 소린의 12가신과 다른 난쟁이들에게 소린은 왕이자 전설이었지만, 난쟁이가 아닌 호빗으로서 소린과 깊은 우정을 나눈 자신에게는 전설보다는 친구에 더 가까운 존재였던 것이다.

정리하자면, 소린은 다소 완고한 면은 있었어도 본디 선하고 강직한 난쟁이였다. 비록 잠시 황금에 눈이 멀어 그답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어도 종래엔 각성하여 원래의 좋은 모습을 되찾게 되는 성장형(?)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다. 난쟁이 특유의 완고함, 자존심 때문에라도 인정하기 힘들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충신들과 빌보에게 사과하는 그의 모습은, 그가 왕족답지 않은 소탈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방증일 것이다.

반지의 제왕》 에서도 잠깐 언급된다. 1편인 반지 원정대의 확장판에 빌보의 미스릴 갑옷이 언급되는데, 이 때 이것이 소린의 선물이라 설명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그 때 김리는 과연 왕의 보물이라며 감탄했다. 이 갑옷은 난쟁이들이 요정 왕자[23]가 입기 위해 만든 갑옷으로 스마우그 사후 소린이 빌보에게 선물해 빌보가 입고 다닌 것이다. 빌보가 다시 스팅과 함께 프로도에게 선물해 프로도가 입고 다닌 것. 따라서 모리아에서 프로도의 목숨을 구한 미스릴 갑옷은 소린이 빌보에게 준 선물이 다시 프로도에게 전해진 덕분이다.

4 트리비아

원작에선 딱히 장신이라는 설정은 없지만, 영화판에선 담당 배우의 키를 기준으로 난쟁이들의 키를 설정해서 난쟁이치고 꽤 장신으로 묘사된다. 난쟁이 중에서도 작은 편인 발린과 오리를 제외한 대부분 고만고만한 키의 난쟁이들 사이에서 드왈린과 함께 눈에 띄게 크다.[24] 원정대 멤버들 중 가장 작은 호빗 빌보와는 머리 하나 차이난다. 비주얼이 어마무시하게 상향된 영화판 한정으로 눈이 참 예쁘다는 평이 굉장히 많다. 단 이건 소린 본인의 특징은 아니고 원작에선 그냥 할아버지 담당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의 특징이다. 그리고 벗는 장면이 없어서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엉덩이가 탄탄하다는 모양.[25] 사족으로 리처드 아미티지의 트위터에 의하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양고기.

많은 이들이 망국의 왕자라는 속성과 동맹을 버렸다는 것 때문에 스란두일만 비판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린도 만만치 않은 꼰대고 민폐 캐릭터이다. 어둠숲의 요정들 뿐만아니라 분파가 다른 요정들에게도 굉장히 적대적이라 덕분에 깊은골에서 처음 조우했을 때 만약 엘론드가 2편에서의 스란두일과 같거나 적어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으면 상대방의 홈그라운드에서 그곳 영주를 공격하고도 남았으리라. 또한 깊은골에 머물면서 그의 일행들이 코사크들이 파리에서 깽판치듯 절도와 풍기문란 등 온갖 행패를 치는 걸 방관하기도 하였다.[26] 확장판에서는 식사할 때 슬쩍 엘론드 옆을 떠나서 난쟁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음식을 던질 때 뒤쪽에 서서 장단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1편에서는 시종일관 빌보를 디스하거나 뒷담을 까는 등 더러운 성격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2편에서는 상황상 어쩔 수 없긴 했지만 괜히 쓸데없이 오크들이 요정들의 영지와 호수마을의 인간들의 마을마저 침범하게 만들어 괜한 전투를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많은 이들이 피를 보게 하였다. 물론 스토리상 빌보와 함께 주인공급이고 위에 상술하였듯이 옛 왕국을 되찾는 망국의 후예라는 속성 때문에 묻히는 거지만... 가는 곳, 머무르는 곳마다 민폐를 끼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소린의 이명의 계기가 된 참나무방패 역시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의 적극적인 재해석으로 상당히 리얼하게 만들어졌다. 원작에서는 방패가 쪼개지자 도끼로 참나무 가지를 베어 왼손에 들고 공격을 막고 곤봉처럼 휘둘렀다고 묘사되지만 영화에서는 나뭇가지를 벤 것이 아니라 아조그의 일격으로 방패를 잃고 나가떨어졌을 때 마침 근처에 굴러다니던 통나무를 주운 것으로 나오며, 이것을 톤파처럼 잡고 방패로 삼는데 이게 아주 독창적인 느낌이라 상당히 폭풍간지. 방패도 날려버리는 공격을 두세 번이나 맞고도 멀쩡한 지나가던 통나무의 위엄. 원작에서는 이 방패를 계속 갖고 다녔다는 언급이 없지만, 영화판에서는 아미티지의 제안대로 소린이 이 참나무를 무기답게 가공해서 본편 시점까지 사용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참나무방패는 1편 《호빗: 뜻밖의 여정》 끝에서 아조그와 싸우다가 소린이 정신을 잃었을때 과이하르의 독수리들이 그를 데리고 탈출할 때 떨어져 잃어버려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맨 처음 빌보네를 찾아올 때도 길을 두 번이나 헤메고(보면 알겠지만 백엔드는 언덕 위의 훤히 보이는 곳에 떡하니 있다.) 와르그에게 쫒길 때도 걸핏하면 적과 마주치는 등 길치 속성이 있는 듯. 그래서 깊은골을 떠날 때 발린에게 길을 아니까 앞장서라고 한 거냐? 2편에서도 어김없이 길치스러운 모습이 나오는데, 후반부 스마우그와 싸우는 장면에서 발린 빌보와 함께 대장간으로 향하는 도중에 발린과 빌보가 제대로 들어가서 이쪽이라고 소린에게 그렇게 외쳤는데, 소린 혼자 엉뚱한 곳으로 질주해서 스마우그의 불에 당할 뻔하기까지 했다. 이보쇼, 왕자님. 여긴 당신 집이었잖아? 근데 집이 너무 넓어서 헤맬만 하다 게다가 2편 확장판에서는 어둠숲에서 길만 따라가라는 간달프의 충고대로 잘 따라가다가 모두 환각에 지쳐 제정신을 차리지 못 해 쉬고 있을 때 갑자기 소린이 앞장서서 딴 방향으로 일행을 이끌어 결국 길을 잃어버린다.

동양에서는 츤데레 속성이 각광받고 있는데 비해, 서양에서는 기존의 난쟁이 이미지와 180도 다른 위엄이 인상적이었는지 '위엄있는(majestic) 소린' 짤방이 유행하고 있다.[27]

영화판에서는 처음엔 요정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지 않았으나 에레보르 멸망 이후 스란두일이 자신들에게서 등을 돌리자 배신감에 요정을 미워하기 시작한 듯 하다. 1편 확장판에 추가된 장면에서 할아버지 스로르가 스란두일이 세공을 맡긴 보물에 대해 돈을 더 요구하고 스란두일이 화가 나 돌아갔을 때 할아버지가 왜 이러시나하는 표정으로 심란하게 쳐다보는 모습이 있다. 그리고 애초에 어둠숲 요정들이 도와줄 거라고 믿었던 것 자체가 요정들과 어느 정도 우호적으로 지내고 싶었다는 암시일 수도 있다.

사실 두린 일족은 모리아 때에는 옆동네 에레기온의 놀도르 요정 장인들과 매우 친했다. 단 스란두일은 난쟁이들과 사이가 안좋은 신다르이다. 켈레브림보르-나르비가 모리아의 정문을 같이 제작했을 정도이며 갈라드리엘은 에레기온 멸망 당시 모리아의 도움을 받아 피신했다. 그리고 에레기온의 요정들이 피신해서 엘론드의 지도 아래 생겨난 곳이 바로 깊은골. 사우론이 깊은골을 공격했을 때 모리아의 난쟁이 군대가 배후를 쳐서 요정들을 도와주거나 최후의 동맹 당시에 두린 일족 난쟁이 군대가 참여하기도 했다. 호빗 때는 그 후로 훨씬 후대의 일이기는 하지만 영화에서 엘론드가 스로르와 알던 사이라고 발언한 걸 보면 깊은골과 에레보르도 교류가 아주 없지는 않았을지도.

  1. 에레보르 왕국의 건국자 스라인 1세의 아들이자 에레보르 왕국의 부유에 꽤 큰 역할을 한 회색산맥 식민지의 개척자. 하지만 회색산맥 식민지는 황무지 용들(스마우그와 달리 숫자가 복수였음에도 에레보르 본국을 공격하지 못한 걸 보아 불을 뿜지 못하는 냉룡들이었던 듯하다.)의 공격으로 파괴된다.
  2. 돌투구 소린 3세. 무쇠발 다인아들이다.
  3. 작중 묘사로 볼 때 난쟁이들에게 재물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여겨진다.
  4. 아자눌비자르 전투에서 소린의 아버지인 스라인은 한쪽 눈이 영영 멀게 되었으며, 스라인의 다른 아들이자 소린의 동생인 프레린은 전사했다.
  5. 가난에 환멸을 느끼고 절망했다는 말은 소린보다는 모리아로 귀환한 스로르, 에레보르로 원정을 떠났을때의 스라인에게 해당되는 말이라 할 수 있을것이다.
  6. 김리의 아버지 글로인, 나중에 모리아로 귀환하여 잠시 번성했던 발린도 여기 포함되어 있다.
  7. 영화에서도 마술사왕의 검을 본 것만으로도 그 엘론드가 경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나즈굴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나즈굴만 두려워서가 아니라 사우론이 나타났다는 뜻이어서 사우론을 두려워한 탓이다. 당시 시점에선 사우론의 권능이 대체로 나즈굴을 통해서 드러난다는 면도 있긴 있지만.
  8. 단 정확히 따지자면 막타만 친거지만...
  9. 일단 스로르와 스라인의 비참한 최후를 보면 소린이 그와 같은 최후를 피한 것만도 다행이 아닐까 생각하게 될 지경이다.
  10. 수염이 짧아진 것도 다 나름대로 치밀하게 설정을 붙여놓았다. 《호빗: 뜻밖의 여정》 초반에 수염이 길었던 모습이 잠깐 나온다.
  11. 다만 난쟁이들의 미적 기준으로는 추남이다. 이건 필리와 킬리도 마찬가지.
  12. 영화에선 간달프한테 경어를 쓰지만 원작에서는 하오체를 쓰며 말을 놓는다.
  13. 영화에선 스라인이 거의 안 나오는 탓에 소린이 좀 더 일찍 그에 해당하는 수장 역할이 되기도 했다.
  14. 재미난 건 레골라스아라고른도 원작에선 전혀 브로맨스 관계가 아니다. 점접도 거의 없는 두 남정네들을 데리고 달달한 브로맨스를 찍어데니 피터 잭슨의 부남자 의혹은 당연히 깊어지고.
  15. 그도 그럴게 원작 소설과는 달리 영화판은 빌보는 완전 진히로인 포지션에다가 소린은 망국의 왕자로서 재조명을 받는 동시에 활약이 별로 없는 건 원작과 똑같지만 히어로스러운 면이 부각되었다. 그렇다보니 영화판에선 빌보가 여캐였으면 나한테 이런 건 네가 처음이야를 포함한(물론 이런 대사는 없지만, 이 둘의 관계가 전개되는 방식이 딱 이렇다.)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적인 구도가 나오고, 실제로 스케일이 좀 큰(?)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줄 알았다는 팬들과 일반인 관객들도 꽤 있었다. 동인계에서 빌보의 여체화가 흥하는 것만 해도 알 수 있다.
  16. 타우리엘킬리의 개연성은 밥 말아먹은 골때리는 사랑 타령은 톨키니스트들이고 일반 관객들이고 가릴 것 없이 가루가 되도록 까이지만, 한편으로는 소린과 빌보의 사이를 좋은 방향으로 돋보여주는 장치로 사용된 것 같다는 그나마 긍정적인 평도 있긴 하다. 대인배. 자세히 보면 킬리 & 타우리엘네와 빌보 & 소린네는 유독 대사와 장면들이 비슷비슷하고 많이 겹친다. 노린 건가 피터 잭슨!
  17. 이 장면에서 마치 쏜튼이 마거릿을 보는 눈빛과 똑같다고 느낀 리처드 아미티지의 팬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고.
  18. 일명 도토리 씬(acorn scene)으로 불리는 장면에서 환하게 웃은 것 외에도 3편에선 소린이 유독 빌보에게 웃는 장면이 많다. 근데 마치 추파를 던지는 것(실제로 그래 보인다는 평이 있다.) 마냥 묘하게 웃는지라 진짜 묘하다...
  19. 팬들 사이에선 미스릴 씬(Mithril scene)으로 불리는 장면으로, 비치는 미스릴 갑옷 사이로 서로를 바라본다거나(배경도 은은한데다가 이 때 깔리는 BGM이 꼭 미연시 브금스럽다. 그리고 미스릴 갑옷을 잘 보면 목 부분이 처럼 보이는데, 하필 그 부분에 빌보의 얼굴이 비친다.) 빌보가 미스릴 갑옷을 입는 걸 도와준다거나 등 도토리 씬 만큼이나 매우 달달해서 제법 화제였다.
  20. 빌보가 도토리를 들고 있을 때 아르켄스톤인가 하고 보여달라고 명령하던 모습을 보면 빌보도 의심의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애초에 아르켄스톤을 가지러 들어가라고 빌보를 보냈던 것이니 회수에 성공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을 만도 하고. 그런데 에레보르의 보석들 다 놔두고 도토리를 고향에 가져가 심고 추억하고 싶다는 빌보의 소박함을 보고 의심을 거두었다. 그리고 자신을 믿는 소린의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빌보의 표정은 정말 착잡 그 자체.
  21.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확장판에서는 소린을 의심하는 호수마을 영주에게 빌보가 스스로 나서 "소린은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는 남자다, 내가 장담한다."고 단언하는 장면이 추가되었다. 빌보가 소린을 얼마나 믿었는지, 그리고 그 신뢰가 어떻게 배신당했는지 보여주는 씁쓸한 장면.
  22. 1편에서 빌보가 "제 책들, 안락의자, 제 정원이 그리워요. 그 곳이 제가 속한 곳, 집이니까요.(I miss my books, and my armchair, and my garden. See, that's where I belong, that's home.)"라고 말한 것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력 짱인 듯.
  23. 아무래도 레골라스로 추정된다.
  24. 실제로 리처드 아미티지의 키는 189cm, 그래이엄 맥타비쉬는 190cm다.
  25. 영화판 호빗 1편 확장판 스페셜 에디션에서 보면 난쟁이를 연기한 배우들은 난쟁이들의 큰 체형을 표현하기 위해 살색의 바디수트를 1차적으로 입고 그 위에 의상을 입는 형태였다. 이 수트를 입고 그 위에 의상까지 입다보니 촬영하면서 배우들이 더위에 쪄죽으려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소린은 영웅형 캐릭터로 미화상향된 만큼 그 이미지에 걸맞게 수트가 넓직한 어깨에 근육질 몸매로 제작되었는데, 거기에 리처드 아미티지가 엉덩이도 탄탄하다고 덧붙였다. 카메라 앵글이 엉덩이 쪽으로 향한 건 덤.
  26. 이 때문에 주로 대인배로 묘사되던 깊은골 요정들이 짜증나서 엘론드에게 "저것들 도대체 언제 간답니까?"라며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었다.
  27. 단 '츤데레'라는 단어가 서양에선 일본 서브컬처 덕후가 아닌이상은 모를 수 밖에 없어서 그렇지, 저쪽에서도 츤데레 비슷한 드립(<오만과 편견>의 다아시라던가.)을 치는 걸 보면 역시 사람 사는 덴 거기서 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