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바스

1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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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 квас

러시아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구 소련 구성국들과 폴란드동유럽 일부 지역에서 생산/소비되는 저알코올 양조주 혹은 청량음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주류 관련 법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 1.2도 미만의 음료는 술이 아닌 무알코올 음료로 분류되므로 현지에서는 청량음료로 취급한다.[1] 한국으로 치면 위상은 사이다와 비슷하다. 그래도 알콜이 들어있으므로 특히 술이 약한 사람은 많이 마시면 맥주 약간 정도의 취기는 살짝 올라온다. 실제로 시판되는 크바스의 평균 알코올 함유량은 0.05도에서 1도 정도로 매우 낮다. 어원은 슬라브어파 언어에서 발효를 일컫는 단어인 크바시(квасъ)로 추측된다.

기원은 로마 제국 시대에 갈리아 지방(현 프랑스)에서 만들어 마시던 맥주의 직계 선조 격인 세르부아즈(Cervoise)로 추측되며, 기후가 따뜻하고 토질이 좋아 로 만든 으로 빚어 등을 첨가해 마시던 세르부아즈와 달리 척박한 땅과 추운 날씨에도 잘 자라는 호밀이나 보리 등 잡곡으로 만든 빵을 원료로 사용한다. 소련 붕괴 직후에는 서구 자본과 문화의 대거 유입으로 인해 콜라 등 서구 청량음료에 밀리기도 했지만, 이후 경제 사정이 좋아지고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지자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다. 2009년 9월에 러시아 하원에서 맥주를 주류로 규정해 생산과 유통의 통제를 강화하는 주류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크바스는 술로 안 쳐서 해당 법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있어서, 여전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시는 대중 음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맥주와 다른 점은 곡식 그 자체의 싹을 틔워 엿기름을 만들어 제조하지 않고, 우선 을 만들고 그것을 그대로, 혹은 곱게 빻아서 효모, 설탕과 섞어서 물에 넣고 만든다는 것이다. 맥주보다 만들기 쉽기 때문에 빵 식사가 일반적인 현지 가정에서는 식사 후 남아도는 빵을 모아 직접 크바스를 만들기도 하며, 빵을 사용하는 것도 귀찮거나 하기 힘든 이들을 위해 빵 대신 맥아즙을 첨부한 자가 크바스 양조 키트까지 구할 수 있다. 그냥 마시기 보다는 박하 등의 허브레몬, 건포도, 산딸기 등 베리 계통의 과일을 말린 것을 첨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때문에 맥주처럼 쓴맛은 거의 나지 않고, 과일을 첨가한 것은 새콤달콤한 맛, 허브를 첨가한 것은 알싸한 맛도 난다. 갈증 해소에 좋고, 효모를 거르지 않고 바로 마시기 때문에 비타민 B 복합체가 풍부하다. 흔히 볼 수 있는 크바스는 호밀빵으로 만들며, 빛깔은 흑갈색 혹은 적갈색을 띄고 탄산이 함유되어 있다. 다만 맥주처럼 거품을 이룰 정도로 많지는 않다.

소련 붕괴 이후에는 급속한 산업화에 힘입어 대규모 음료 기업들이 크바스를 대량 생산해 팔고 있고, 러시아에 진출한 코카콜라펩시 같은 외국 업계들도 현지화 전략으로 크바스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이런 기업형 대량 생산품 외에도 소련 시절 그랬듯이 트랙터트럭이 끌고 다니는 소형 물탱크에 크바스를 담아 거리에서 파는 노점들도 도시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노점에서는 보통 1회용 플라스틱 컵에 따라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손님이 페트병 등을 가져오면 거기에 맞게 채워주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러시아 및 구소련권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사는 서울 동대문이나 부산 부산역 맞은편 러시아 거리의 여러 상점에서 흑빵 등과 함께 팔고 있다. 2014년 12월 현재 현지인 상점뿐만 아니라 인근 일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도 팔고 있다. 주로 여름에 수입해서 파는 경우가 많고, 겨울에는 보기 힘들다.

그냥 마시는 것 외에 러시아 요리에도 쓰이는데, 크바스에 잘게 썬 오이양파 등의 야채와 삶은 감자, 삶은 달걀, 등을 섞어서 만드는 냉국 풍의 차가운 수프인 오크로시카(Окрошка)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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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크바스 생산기업의 러시아 시장 점유율 분포(2014)]

펩시코등 해외 업체들도 현지화하여 생산하고 있으나 차트와 같이 지방 군소기업들의 분포가 높으며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시작된 서방국가의 대러시아 경제재제로 인해 러시아에 진출한 일부 다국적 기업의 사업 축소 및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담으로 교도소 등지에서 배식으로 나온 빵으로 몰래 술을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 매체가 꽤 있는데, 만드는 방식이 거의 크바스와 비슷하다.

2 레시피

집에 호밀빵만 있으면 정말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단지 신경써야 하는건 실내온도랑 설탕의 양 정도. 자세한 레시피 보기

재료: (3리터 기준) 호밀빵 반덩어리, 물 4리터, 건포도 한 줌, 설탕 400g, 이스트 1큰술, 빈 페트병 두개

양조법:

  • 호밀빵을 얇게 썰어 준비한 다음에, 프라이팬이나 토스터기에 넣고 바짝 굽는다. 새까매질때까지 굽되 빵을 태워서는 안되고, 그게 태우는거 아닌가? 이때 검게 구우면 구울수록 구수한 맛과 함께 크바스의 색깔이 검어진다. 이때 토스트한 빵을 잘게 썰어서 준비해도 되고, 그냥 이 상태로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도 문제없다. 다만, 잘게 썰어서 1차 숙성에 들어가면 시간은 짧아지겠지만 나중에 거르기 귀찮아진다.
  • 크바스에 쓸 물을 끓여서 소독한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곧바로 불을 끄고, 준비해놓은 호밀빵과 건포도를 넣고 뚜껑을 닫은 다음 실온에서 최소한 8시간, 최대 12시간 정도 두어 1차숙성을 시작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오랫동안 방치하거나 소독을 제대로 안하면 위에 곰팡이가 피거나, 빵이 삭아버려 맛이 없어진다. 저녁에 이 과정까지 마쳐놓고 한숨 잔 다음에 아침에 이어서 다음과정으로 진행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다.
  • 1차 숙성이 끝나면 우선 채로 빵을 건져낸다. 1번 과정에서 빵을 가루를 내서 준비했다면 이때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아직 위에 떠오르지 않은 건포도는 냅두고, 여기에 이스트 한 큰술과 설탕을 넣고 잘 섞어준 다음, 냄비뚜껑에 랩을 씌워 공기가 통하지 않게 하고, 위에 뚜껑을 덮어서 실온에서 본격적인 발효를 시킨다. 실내온도에 따라 이 시간은 더 짧아질 수도 있고, 길어질 수도 있지만 명심해야 할 점은 효모는 12'c 이하에서는 활성화되지 않고, 40'c 이상에서는 죽어버린다는 점이다. 겨울철에 실내온도가 19도 이하인 경우, 12시간 이상 발효를 시켜야 할 수도 있다.
  • 이때 대략 2시간마다 한번씩 발효중인 크바스를 잘 섞어준다. 2차 발효가 끝나면 표면에 탄산거품이 생겨있고, 국자로 떠서 부으면 탄산방울이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발효가 끝난 크바스에서 건포도를 전부 건져낸 다음, 깔때기와 거름망 등을 이용해서 크바스의 잔존 이물질들을 걸러내서 병에 담는다.
  • 병에 담은 크바스는 냉장고에서 하루정도 더 기다렸다가 마시면 아주 좋다. 다만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크바스는 생효모가 활성화된 상태로 병에 담겨있기 때문에 좀전엔 12'c이하에서는 비활성화된다며? 오래 묵혀놓으면 계속해서 효모가 당분을 분해해 알코올을 생성하고, 결국에는 진짜 술이 된다. 특히나 앞서 설탕을 많이 사용했을 경우, 그만큼 알코올과 탄산이 더 많이 생겨나게 되고, 병을 딸때 샴페인처럼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 산소랑 오랫동안 접촉해도 산화되어 식초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한번 만든 크바스는 3일 내로 마셔버리는게 좋다.
  1. 러시아 어린이들도 잘 마시는 음료들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