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키초 빌딩 화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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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일에 일본 도쿄 신주쿠의 가부키초에서 일어난 화재사건.

1 개요

사건은 가부키초의 "명성 56"이라는 이름의 빌딩에서 화재가 일어나면서 시작되었다. 발화지점은 빌딩 3층의 마장에서 시작되었고, 불은 3층과 4층으로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소위 "섹시 펍"이라 불리는 술집의 화재방지용 문이 열려있던 것이 더 화재를 확산시켰다.

사람들은 불이 나자 대피하려 했지만, 대피통로가 잘 갖춰지지 않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 결국 3층에 있던 19명 중 16명, 4층에 있던 28명, 총 44명이 사망했고, 4명은 대피하려고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다.

4층 술집에는 소위 외환 보증금 거래 회사의 직원들이 금융지식이 부족한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성에 가까운 영업을 하고 있었던 걸로 드러나서, 일부 언론들은 천벌을 받은 것이란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2 화재의 원인은?

화재를 진압한 이후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발화지점은 3층 도시가스 계량기 상자 근처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 계량기가 화재 원인의 논란을 부채질했다. 원래 이 상자가 있어야 할 곳에서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었다. 화재로 인해서 알루미늄 배관이 녹아내려 계량기 상자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지만, 알루미늄이 녹을 정도면 엄청난 온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동안에 전혀 화재를 몰랐겠느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방화를 저지른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방화범이 의도적으로 도시가스 계량기 상자를 뜯어낸 뒤에 불을 낸 것이 아니냐는 것. 수상한 사람이 화재가 난 시점에 빌딩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명확하지는 않다. 결국 화재의 명확한 원인은 드러나지 않았고, 방화 가능성만이 제기되는 상황이 되었다.

3 사건 이후

이후 일본은 소방법을 개정해 건물주에게 화재 책임을 더 지우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사건에 책임이 있는 빌딩 관리자 등은 최고재판소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되었고, 발화지점인 3층 마작점 주인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3층에 있던 19명 중 3명이 생존했는데, 이들은 마장의 직원들이었지만 사람들을 대피시키기는커녕, 자기들이 먼저 앞장서서 도망쳤던 걸로 드러났다.[1] 한명은 도로 쪽으로 난 비상구에서 뛰어내렸고 다른 2명은 지붕 쪽으로 도망쳤다고. 그런데 목격자들은 3층에서 이 세 명 이외에 제4의 생존자가 있었다고 입을 모아 증언했다. 그러나 이 제4의 생존자는 이후 경찰이 아무리 찾아도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목격자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 사람이 굳이 자신의 정체를 감출 이유는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나타나지 않은 걸로 보면, 이 사람이 방화범이 아닌가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명확하지는 않다. 다른 한편에서는 만약 이 제4의 생존자가 방화범이라면, 왜 불을 낸 즉시 도망치지 않고 불이 한창 나고 있을 때 도망치겠느냐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망자 중 33명은 빌딩 소유주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빌딩 소유주와 관련자 등 6명이 8억 6천만엔을 배상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소송비용 등을 따져보면 얼마 안 되네
  1. 사족이지만, 이들을 도덕적으로 탓할 수는 있겠지만, 일방적인 비난은 곤란할 것이다. 이런 종류의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는 이상,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안위부터 챙기게 되어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