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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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이건 고데기세요

머리를 펴거나 웨이브를 넣어 모양을 낼 때 쓰는 전자제품. 정식 명칭은 전기 머리 인두. 머리카락을 뜨겁게 하여 머리 모양을 다듬는 기구이다.

위 사진처럼 집게 모양을 한 물건은 판고데기 혹은 매직기라고 부르며 머리를 펴거나 컬을 넣을 수도 있다. 봉고데기는 둥근 봉 모양으로, 주된 용도는 머리에 컬을 넣는 거지만 머리를 펼 수도 있다. 판고데기보다 컬이 자연스럽고, 두께가 25mm 정도에서 40mm를 넘는 것까지 다양하다. 고데기가 얇을수록 탱글탱글한 컬이 나오고 두꺼울수록 자연스러운 컬이 나온다. 아무래도 얇은 고데기가 지속력이 더 높다고 한다.

고데기는 높은 열을 가해 모발이 지닌 수분을 순간적으로 날려 유연함을 없애는 원리로 작동한다. 그래서 고데기를 사용하면 모발이 손상될 확률이 매우 높다. 주기적인 트리트먼트나 영양제 등을 이용하여 모발의 단백질을 보충하고 사용 전 열차단제를 미리 사용해두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건강한 모발은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원하는 컬을 연출할수 있지만, 모발의 손상이 심해질수록 컬을 연출하려면 더 높은 온도에서 사용해야 한다. 그러니 모발이 손상될 것을 생각하고 고데기를 처음 사용할 때에는 온도조절을 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해서 낮은 온도에서 사용하는 것이 유익하다.

국립국어원의 설명에 따르면, '불로 가열하여 머리를 손질하는 집게 모양의 기구'를 가리키는 일본어 코테(鏝)[1]에 접미사 -기가 붙어서 만들어진 단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코테(コテ)나 아이론(アイロン)이라고 부른다. 아이론은 영문 명칭인 Hair iron을 일본식으로 읽은 뒤 줄여 읽은 것이다.

현대의 고데기는 전기로 작동하지만 과거 전자제품이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는 집게를 불에 달구어 사용했다. 일반 가정집에서 하는 게 아니라 미용실에서 파마를 할 때. 주로 겨울에 했는데 겨울에 난방용으로 연탄불을 지피니 그걸로 집게를 달구어서 웨이브를 준 것.

기숙사에서 반입을 꺼리는 물건 1순위. 200도는 우습게 올라가는 고열기구라 화재 위험이 높다. 아침에 바쁘다고 머리 다듬고 나서 고데기 끄는 걸 깜빡하고 침대, 이불, 바닥 등에 그대로 두고 나가면 불나기 딱 좋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는 사감이 찾아내는 족족 경고 주거나 압수한다. 이 문제 때문에 비교적 최신 제품은 일정 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자동으로 꺼지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한다. 덧붙이자면 고데기 안쪽은 의외로 천천히 식는다. 끈 지 얼마 안 됐을 때 무심코 만졌다간 화상 입으니 위키러들은 조심하자.[2]

한창 외모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여중생, 여고생들은 학교에 고데기를 가져와서 화장실에서 머리를 가꾼다. 피처폰 시절에는 폴더폰으로 게임 몇 판 해서 달군 다음 그걸로 앞머리를 펴는 스킬도 사용 가능했다(...). 펌이나 드라이로 표현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웨이브나 세팅이 가능하다. 예쁜 만큼 손이 많이 가는 머리에 유용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미용실에 연예인 웨이브펌 사진을 들고 가면 높은 확률로 고데기로 한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식품 포장 등에 사용되는 은박봉투의 경우, 고데기를 이용해 밀봉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 실링기에서 사용되는 원리와 동일하게 고온으로 필름 안쪽의 비닐을 녹여서 밀봉하는 것. 홍차 커뮤니티에서 홍차를 소분할 때, 고가의 실링기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고데기나 다리미를 이용해 찻잎을 담은 은박봉투를 실링하기도 한다.
  1. 한국어의 '인두'에 해당하는 말이지만 일본어의 '코테'는 땜질, 다리미질, 머리 손질에 쓰이는 인두 전부를 통칭한다. 21세기에는 제과용 소형 인두나 고데기 등의 경우 야키고테(焼鏝)라고 쓰는 편. 그냥 눈 딱 감고 인두기 혹은 땜빵기라고 번역했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말이란 어차피 굳어지면 끝이라서(...).
  2. 이런 시간차를 이용해 본격적인 세팅은 전원을 켜고 하고 난 뒤, 마무리는 전원을 끄고 남은 열로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다. 끄는 걸 깜빡하는 걸 방지하고, 전기도 아낄 수 있는 여러 모로 유용한 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