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서드 ~푸른 눈동자의 소녀~

월간 드래곤 매거진에 연재 중인 호시노 료의 SF소설인 더 서드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2006년 작. 제작사는 XEBEC

배경은 근 미래. 엄청난 전쟁에 휩쓸려 사막화되어버린 행성을 무대로 소드댄서라 불리는 해결사 소녀 호노카의 모험을 다루고 있다.

원작의 인지도가 국내에서는 전무한 수준이라 세계관이나 배경 설정등의 이해가 어렵기는 하지만 작품 내에서 최소한의 설명을 통해 어느정도의 이해는 가능하므로 감상에 크게 방해가 되는 수준은 아니다. 어느정도 흥미를 유발하는 설정과 화려한 액션신, 미려한 BGM, 그리고 훌륭한 성우진들의 연기덕분에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어디까지나 초반에만

14화까지는 내용 전개도 훌륭하고 화려한 연출을 통해 본작이 가지는 메시지를 잘 전달한 상당한 수작이지만, 15화부터 서서히 일어난 작붕(등장인물 전원이 모서리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만한 사각턱을 가지고 있다.)으로 인해 시작된 불안의 전조는 후반부로 갈 수록 시청자를 절망시키더니 끝내는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도록 만들었다. 후반부의 가장 큰 문제점을 꼽자면 여러가지 방해요소로 인해 감정이입을 전혀 할 수가 없고 그로 인해 본작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전혀 전해져오지 않는다는데에 있다. 여러가지 떡밥을 뿌리던 늑대가 나중에는 뮤턴트 생물체로 진화한다던가(...) 주인공인 호노카가 '소드 댄서'에서 소드마스터로 알 수 없는 이유로 클래스 업한다던가등 방해요소로는 여러가지가 산재해 있지만 역시나 가장 큰 방해요소를 꼽으라면 그 무시무시한 작붕이라 할 수 있겠다. 위에도 설명했던 사각턱 주인공들은 예사고 나중에는 콘티 위에 그대로 색만 칠한 것으로 보이는 작화를 보면 '아 쟤네들, 제작비 부족하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안구에 습기가 차오르게 된다. 근데 여담이지만 그런 작화에도 전투신 연출은 화려하니 좀 웃기더라.(...)

2006년도에 명성높은 XEBEC이 제작한 첫 애니메이션인지라 많은 기대를 모았고 그 예상대로 초반부는 호평을 받았지만, 그 후반부가 워낙에 처절하게 망가진 탓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비운의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