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무화과 |
장르 | 장편소설 |
작가 | 염상섭 |
연재 | 조선일보, 1931년 11월 13일~1932년 11월 12일 (총 329회) |
단행본 출간 | 동아출판사, 1995 |
1 개요
염상섭의 장편소설.
삼대의 후속작이자 염상섭의 소설 중 가장 긴 작품이다. 처음 단행본으로 출간될 때 쪽수로 800페이지를 거뜬히 넘겼다.
제목인 '무화과'는 문자 그대로 꽃 없는 열매란 뜻으로, 비틀어졌으나마 꽃 속에서 나고 꽃 속에서 길리어진 자신의 부모 세대와는 달리 비틀어진 꽃마저 있을 수 없는 현실에서 자라난 자기 세대를 작가인 염상섭이 비유하면서 붙인 말이다.
염상섭은 연재를 시작할 때부터 「무화과」가 「삼대」의 자매편이자 자신이 기획한 3부작의 제2편임을 밝혔으며, 주요 등장인물들 역시 삼대와 매치가 잘 된다. 주인공인 이원영은 조덕기에, 누이동생 이문경은 조덕희에, 김동국은 김병화에, 최원애는 홍경애에, 조정애는 필순에 각각 대응하는 인물이다. 심지어 이원영의 조부 이름은 이의관이다.
2 줄거리
(「한국현대장편소설사전」(송하춘, 2013)에서 발췌)
이원영은 인텔리 청년으로, 방탕한 부친 대신 조부의 유산을 물려받는다. 그는 신문사에 투자하는 한편, 사회주의자 김동국에게 자금을 지원한다. 신문사 회계로 있다 원영 때문에 쫓겨난 김홍근은 앙심을 품고 간계를 꾸며 원영을 신문사에서 몰아내고 파산시키려 한다. 신문사 기자 박종엽, 기생 채련 등은 원영이 기혼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애정을 품는데, 자신들이 홍근의 계략에 이용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원영을 돕는다.
한편 원영의 누이동생 문경은 남편 한인호와 함께 동경에서 유학하다 시부모의 부름으로 귀국한다. 문경의 시부모는 거금을 요구하며 돈을 가져올 때까지 남편과 헤어져 있으라고 한다. 인호는 부모의 말에 반대하지 않고 혼자 동경으로 가 버린다. 문경은 돈밖에 모르는 남편에게 환멸을 느낀다. 그녀는 우연히 원영의 신문사 기자이자 사회주의자인 김봉익을 만나 그에게 호감을 가진다. 봉익이 장질부사에 걸리자 문경은 그를 돌본다. 봉익이 입원한 사이, 원영이 동국에게 자금을 보냈던 사실이 탄로 나 봉익, 원영, 문경 등이 모두 경찰에 소환된다. 홍근은 봉익과 문경의 관계를 시가에 알리겠다며 문경을 협박한다. 이때 동경에서 문경 부부와 함께 살았던 조정애가 귀국한다.
정애는 원영의 원조로 의학 공부를 하던 학생인데, 동국의 동생 동욱의 부탁으로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귀국한 것이다. 정애는 서울에 있는 동지에게 모종의 물건을 전달하는 한편 원영에게 자금 원조를 부탁하는 임무를 마친 뒤 경찰에 발각되어 쫓긴다. 원영의 첩이 된 채련과 그의 조카 완식의 도움으로 정애는 무사히 피신한다. 문경이 이혼을 요구하자 인호는 그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원영은 계속되는 자금 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파산한다. 봉익은 문경을 떠나고, 문경은 미술 공부를 계속하기로 한다.
3 기타
이원영을 제외한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돈에 미치고 날뛰는 자들이며(...) 하나같이 어린 나이에 신문사를 인수받은 이원영의 돈을 뜯어먹기 위해 안달이 나 있다. 이 점에서 극치를 이루는 인물이 바로 김홍근으로, 후대에 이 소설을 단행본으로 출간하면서 해설을 쓴 평론가 류보선은 김홍근을 두고 몸서리쳐질 정도로 악마적인 인물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삼대」의 자매편이지만 「삼대」에서 보여지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시각과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주인공의 전력투구가 비교적 약화되었다는 지적을 받으며, 이런 타협이 이후 집필한 장편인 「백구」나 「모란꽃 필 때」에 가서는 이른바 '통속적'인 내용과 주제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