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제목삼대
장르장편소설
작가염상섭
연재조선일보, 1931년 1월 1일~1931년 9월 17일 (총 215회)
단행본 출간을유문화사, 1947~1948

1 개요

소설가 염상섭의 장편소설.
만세전」과 함께 염상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1]

염상섭의 장기인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당대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타락한 세태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상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그리고 수능 및 모의고사의 단골손님이자 고등학생의 영원한 친구
한국 현대 최초의 가정 소설..이라고는 하나 이 표현은 고전문학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일 뿐만 아니라 가족사 소설로서의 성격도 희박하다. 3대가 등장하는 가족사 소설이라면 적어도 3대에 해당하는 시간(한 세대를 30년으로 친다면 90년 정도)이 작품 안에 있어야 하는데 「삼대」에서의 시간의 흐름은 기껏해야 1년 남짓에 불과하다. 당장 3대가 이야기의 중심축이라면 당연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야 할 조상훈의 작품 내에서의 비중이 김병화보다도 작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상) 8단원 언어와 세계에 일부분이 실려있다.

2 줄거리

대지주인 덕기의 조부 조의관은 고루한 봉건 의식의 소유자이다. 어렵사리 모은 거액의 재산으로 집안의 크고 작은 제사를 받들고, 가문의 명예를 키워나가는 것을 가장 큰 일로 삼는다. 칠순 노인이면서 부인과 사별 후 서른을 갓 넘긴 수원댁을 후취(後娶)로 들여 네살박이 딸까지 두고 있다. 조의관이 가장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은 바로 아들 조상훈이다. 맏아들이면서도 집안일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교회 사업에 골몰해 집안의 돈을 바깥으로 빼돌리고, 더구나 조의관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문의 제사를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는 우상 숭배라고 반대하고 전혀 돌보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아들보다도 손자인 덕기에서 더 큰 믿음을 가진다. 집안의 모든 일도 손자인 덕기와 의논해서 결정하고, 자신이 죽고 난 후 재산 관리도 덕기에게 일임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덕기의 부친인 조상훈은 위선자다. 미국 유학까지 마친 인텔리에다 신실한 기독교 신자요, 교회 장로인 그는 교회를 통한 사회 운동과 교육 사업에 큰 뜻을 품고 집안의 재산으로 그런 사업에 직접 투자하기도 하고 민족 운동가의 가족을 돌보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그의 실생활은 구린내나는 축첩(蓄妾)과 노름, 그리고 술로 얼룩진 만신창이 난봉꾼의 그것이다. 그는 자신이 보살피던 운동가의 딸인 홍경애와 관계를 맺어 아이까지 낳고도 무책임하게 내동댕이치는가 하면, 당대의 오입쟁이들이 출입하는 매당집이란 곳엘 드나들면서 나이 어린 여자들과 불륜의 관계에 빠진다.

덕기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는 다른 신세대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친구 김병화처럼 마르크스주의자는 아니다. 병화가 하는 일에 심정적으로 동조를 하기는 해도 그 자신은 법과를 마쳐 판사나 변호사가 되려는 꿈을 품고 있다. 자신의 그런 꿈이 가끔 운동가인 병화의 조소를 받아도 크게 개의하지 않는다. 병화는 목사인 아버지와 사상 대립으로 가출해서 이곳저곳 떠돌면서 기식하는 형편이지만 자신의 뜻은 절대 굽히지 않는 반면, 덕기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정면 충돌하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상황에 따라서는 세대를 달리하는 그들의 사고 방식과 행동을 이해하고 동정하기도 한다.

잠재되어 있던 조씨 가문의 불화와 암투가 정면에 드러난 것은 조부의 임종을 앞두고 생긴 재산 분배 과정에서였다. 조의관의 후취인 수원집과 그를 조의관에게 소개해 준 최 참봉 등은 재산을 가로챌 욕심으로 유서 변조를 계획하고 조의관을 독살(毒殺)한다. 의사들의 배설물 검사로 비소 중독이 판명되자 상훈은 더 명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사체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집안 어른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고 범인 찾기도 흐지부지되고 만다. 그러나 손자 덕기가 나타나 수원집 일당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재산 관리권은 덕기의 수중에 들어오게 된다. 이에 불만을 품은 상훈은 법적 상속자인 자신을 건너뛰고 아들인 덕기에게 그 권리가 넘어가자 유서와 토지 문서가 든 금고를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 붙잡힌다.

한편, 상훈에게 농락당하고 아이까지 낳은 후 버림받았던 홍경애는 비록 표면적으로는 술집 여급으로 나가면서 생계를 꾸려가지만 해외의 독립 운동가인 이우삼과 연계를 가지면서 그를 뒤에서 돕는 역할을 한다. 경애는 과거에 묶이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애쓴다. 그는 병화와 자주 만나는 사이에 그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들은 조그마한 잡화상을 경영하며 경찰의 눈을 속이지만, 그것이 다른 운동가인 장훈 일파들의 오해를 사게 되어 테러를 당하기도 한다. 한편, 이우삼이 국내를 다녀간 뒤 서울에서는 대대적인 검거 선풍이 불어닥친다. 비밀 조직인 장훈 일파는 물론, 가게를 운영하며 경찰의 눈을 피해 있던 병화와 경애도 검거된다.

그리고 덕기도 병화에게 자금을 대 주었다는 혐의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는다.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장훈은 비밀 유지를 위해 코카인으로 음독 자살을 한다. 장훈의 자살로 갑자기 조사가 미궁에 빠지자 연행되거나 검거되었던 사람들은 모두 풀려 나오게 된다. 가짜 형사를 등장시켜 금고와 문서를 훔쳐 냈던 상훈도 결국 훈방 조치로 풀려난다. 덕기는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공백을 느끼면서 이제 자신의 어깨 위에 얹힌 조씨 가문의 유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 망연해한다.[2]

3 이야깃거리

염상섭의 대표적인 장편소설이지만, 당대에 김동인은 「삼대」를 비롯한 염상섭의 장편소설에서 묘사의 비중이 많음을 지적하면서 "염상섭은 장편소설 쓸 줄 잘 모르네. 단편소설처럼 모든 걸 다 일일이 묘사하려 들면 안 되지"라고 평하기도 했다고 한다.[3][4] 그렇지만 당시의 시대상과 당대 지식인들의 면모를 묘사한 소설로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최초로 중복 출제(94년 1차 출제 후 99년에 또 한번 출제. 참고로 최인훈광장도 94년 1차에 출제되었다가 06년에 한번 더 출제되었다.)가 된 소설이다. 한번 출제되어서 삼대를 배제시키고 공부했던 수험생들은 뒤통수를 맞았을 듯

염상섭은 이후에 이 소설의 후속편격이라고 할수 있는 무화과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묘하게 이쪽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안습

채만식태평천하와 유사한 맥락의 소설이라 두 소설이 잘 엮이는 편이다. 다만 태평천하가 좀 풍자성이 짙은 개그요소가 있지만, 삼대는 진지한 편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되었다.
  1. 현재까지도 염상섭 연구의 중심에 놓여 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삼대에 관한 논문이나 서적은 산처럼 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2. 출처 고등학교 국어교과서
  3. 이전 버전에서는 '단편이 더 장기인 염상섭의 작풍을 생각해보면 그에겐 장편소설은 조금 딸린다는 평이 많다.'고 나와있지만,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염상섭의 장편소설 중에도 좋은 작품이 많이 있다. 다만 염상섭의 다른 장편소설들이「삼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긴 하다.
  4. 여담이지만 염상섭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작가들 중에서 장편소설로서 성공한 경우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이광수의 경우 '무정'이나 '흙', '사랑'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 읽었을 땐 시원찮다는 평도 있고, 김동인의 경우 '젊은 그들'이나 '운현궁의 봄' 등 역사소설들이 인기를 얻었지만 문제작으로서의 성격은 약한 편이다. 현진건의 경우 '무영탑'을 제외하면 주목받는 장편이 별로 없고, 이태준이나 이효석의 경우도 여러 편의 장편을 썼지만 역시 단편에서만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유정이상은 요절했다.('12월 12일'을 이상의 장편이라 볼 수 있겠으나 대표작은 아니다.) '탁류'와 '태평천하'의 채만식, '고향'의 이기영, '천변풍경'의 박태원 등이 장편소설로 높은 평가를 받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