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 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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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the Wind Blows

영국의 만화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1982년작 그래픽 노블.[1]
영국의 시골 마을에서 노후를 보내던 노부부가 핵전쟁에 의해 죽어가는 내용을 통해, 핵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이다. 대한민국에서는 1995년 시공주니어에서 정발.

제임스와 힐다 블록스 부부는 열심히 일해 자식들 다 키워놓고 고향 시골 마을[2]로 내려와 조용한 노후를 보내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그러던 어느날 뉴스를 통해 강대국들 간의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으니 모든 국민들은 정부의 지침대로 핵 대피소를 만들고 전쟁을 대비하라는 영국 정부의 담화문이 발표되고, 블록스 부부는 선량한 시민답게 정부의 지침서를 그대로 지켜가며 집 안에 대피소를 만들고 생필품을 비축한다. 하지만 정부의 지침서 자체가 원체 부실하여....[3]하여간 대피소를 다 만든지 얼마 안되어 방송을 통해 공습경보가 내려지고, 블록스 부부가 대피소로 뛰어들자 마자 핵폭발의 섬광이 하늘을 가득 채운다.

핵폭발이 지나간 후 블록스 부부는 밖으로 나와 다시 삶을 이어가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방사능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고, 곧 피부가 손상되고 구토를 하며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방사능 오염 증상이 나타난다. 두려워하면서도 통조림 알레르기일 거라며 애써 농담하며 자신들을 위로하지만 점점 증상이 심해지고, 결국 어느 어두운 밤 부부는 대피소 안에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림체 자체는 사람들도 둥글둥글하고 밝고 화사한 그림체여서, 심각하고 우울한 내용이 더 독자에게 와닿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에 부부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을 보면 절로 눈물이 날 정도. 거기에 노부부의 상태가 악화될수록 색이 점점 칙칙해지고 흐려지기 때문에 우울함은 배가 된다. 동화로 소개되곤 하지만 [4] 내용을 보면 저학년용은 확실히 아니다. 우울한 내용도 그렇고 영국의 인종주의를 비판하는 부분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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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감독은 로저 코먼이 제작한 영화를 감독하기도 한 일본계 감독 지미 테루 무라카미(1932~2013)이다. 유튜브에 찾아보면 무자막 버전을 볼 수 있다. 원작과 거의 같은 내용이므로 한 시간 반 동안 노부부가 방사능 오염으로 죽어가는 상당히 보기 불편한 전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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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동일한 삽입곡 When the Wind Blows는 데이빗 보위가 불렀다. 명곡이므로 들어보는 것을 추천. 한편 사운드트랙과 엔딩곡 Folded Flags는 전 핑크 플로이드의 리더 로저 워터스가 맡았다.

# 요약
  1. 스노우맨 등의 만화로 유명하다.
  2. 작가가 살고 있는 서섹스 주로 설정되어 있다.
  3. 대피소는 나무로 만들어도 되고, 2주간만 잘 버티면 괜찮다는 식이다.
  4. 다른 대표작인 눈사람이 동화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 작품도 한국에서도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레이블로 소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