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적기

Spinner

동식물의 섬유를 가공해서 실을 만드는 기계.
의복산업의 3대 축중 하나로, 방적기로 실을 뽑고, 직조기로 천을 짠 후, 재봉사가 용도에 맞게 옷을 재단, 재봉함으로 의복이 만들어진다.
의식주의 한 축을 지탱하다보니, 가장 초보적인 방적기라 할 수 있는 '물레'의 경우 신석기 시대에 이미 있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을 정도.
다만, 이후 수천년간은 개량의 필요성이 없어서 발전이 정체되어있었다.
허나 18세기 산업혁명기에 직조의 자동화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실의 수요가 폭등. 그 수요를 감당하는 과정에서 한번에 여러가닥의 실을 뽑을 수 있는 제니 방적기가 개발되고, 수차와 연결해서 자동화하거나 하면서 지속적으로 신형 방적기가 개발된다.
그로인해 폭등한 실의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 또 신형 직조기가 개발되고 그걸 받아들이기 위해 방적기가 개량되는 스파이럴이 전개.
이렇게 방직산업은 '산업혁명'의 한 축을 떠맡는다.

  • 물레
방적기의 조상. 손으로 돌려서 실을 뽑아내는 장치로, 수천년에 걸쳐 전 세계에서 섬유산업을 지탱해왔다.
이후 산업혁명이 벌어지면서 서서히 도태.
  • 제니 방적기
영국의 방적업자 겸 목수였던 제임스 하그리브스가 만든 방적기로, 한 사람이 한번에 8가닥의 실을 뽑아낼 수 있도록 만든 기계.
이 기계의 탄생으로 방적효율은 8배로 올랐으며, 이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은 산업혁명의 신호탄이 되었다.
여담이지만 이로 인해 실의 가격이 하락해 다른 방적업자에게 원한을 사 버린터라 제임스 하그리브스는 다른지역으로 이주해야 했다.
  • 수력 방적기
가발제조공이었던 리처드 아크라이트가 개발한 방적기.
제니 방적기로, 실의 대량생산에는 성공했지만 근본적으로 손으로 돌려서 실을 뽑는 물레의 발전형에 불구했고, 그 탓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아크라이트가 만들어낸 신형 방적기는 인력이 아닌 수력으로 가동이 가능했으며, 그 덕에 한번에 뽑을 수 있는 실의 갯수는 적었지만, 실을 뽑아 낼 수 있는 속도에서 제니방적기와는 격이 달랐으며, 그 품질마저 어느정도 균일해서, 대량생산에 한층 더 적합했다.
여담으로, 수력방적기라는 이름이지만, 동력이 전부 수력인건 아니었고, 증기기관과도 이어져서 돌아가기도 했다.
  • 뮬 방적기
발명가 세뮤엘 크롬턴이 개발한 방적기.
한번에 여러가닥의 실을 뽑아내는 제니방적기와 빠른 속도로 실을 뽑아내는 수력 방적기의 장점을 합쳤으며, 이라는 이름도 두 기계에서 비롯된 잡종이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라 한다.

여담으로, 1700년대 초 영국의 원면 수입은 500톤 정도에 불과했었지만, 제니 방적기를 시작으로 여러 방적기가 개발되고, 그 방적기를 이용한 공장들이 대량으로 건설되면서 1800년대에 들었을때 원면수입은 25000톤까지 늘어났다.
사실 수력방적기 자체는 중국의 발명품이다. 원나라 때 <왕정농서>라는 책에 축력과 수력으로 음직이는 방적기가 기록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산업혁명에 신호탄을 일으키진 못했다. 아니 일으킬 뻔 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원나라의 성과들은 대부분은 <송>때 이루어진 것이고 송은 많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혁신'은 송이후 단절된다. 뭐 인구수로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을 물량으로 누를 정도였으니... 이상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