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사리 까치

1 소개

1995년 발표한 이현세의 씨름만화. 오랜만에 청소년 스포츠만화로 돌아왔던 이현세의 야심작으로 주인공은 당연히 설까치.

고등학교 씨름부에 입부하여 씨름판을 평정하는 까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년만화답게 기존 씨름기술은 물론이고 각기 다양한 스타일로 씨름기술을 선보이는 캐릭터들이 있으며 까치는 이들과 싸우다가 나중에 팀을 이뤄 일본 스모선수들과 도쿄에서 한판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물론 스모선수들은 악역으로 나오고 잔인한 살인스모라는 기술을 들고 나온다.[1] 아래에 적혀있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원래 기획은 스모편 이후에 미국 프로레슬링에 관한 이야기도 다룰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그 부분은 끝내 언급되지 않았으며 이야기도 스모편에서 급하게 마무리한 느낌. 제목에 쓰인 뿌사리는 순한글어로 통제할수 없는 망나니 황소를 지칭하는 말이다.

1.1 작가의 말

민속씨름을 사랑하는 모든 어린이들과 함께 그 태고의 꿈을 안고-
나는 멀고 먼 격투기의 전설을 찾아간다.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갓이 격투기이며 그 중에서고 힘겨루기가 가장 원초적인 것이다.
힘겨루기 중에는 가장 대표적것으로 우리나라의 씨름과 일본의 쓰모, 그리고 레슬링이 있다.
우리의 씨름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고구려벽화에도 그 모습이 남아있지만 씨름의 역사는 사실 인류초기부터 시작된다.
원숭이들의 힘겨루기를 보면 누구나 그곳에서 초기인류의 격투기를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민속씨름의 원시적인 모습도 그곳에 있다.
그러나,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민속씨름은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 고유의 격투기인 태권도에 이어 민속씨름의 사양길은 레슬링과 쓰모의 꾸준한 인기를 볼때마다 마음 한구석에 답답하고 씁쓸한 울화증을 주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화려하고 명쾌한 민속씨름의 멋은 죽어가고 있다.
지금 고사상태에 있는 민속씨름에 활기를 불어 넣어보자.
돼지처럼 먹고 살만 찌워서 하마들의 잔치를 보이는 싱거운 스모와 속임수와 상술이 횡행하는 코끼리들의 치사한 장난일뿐인 레슬링을 모래판으로 끌어들여서 민속씨름의 그 화려한 묘기로 혼내주자.
이런 귀여운 심술로 인해서 "뿌사리 까치"를 그리게 되었다.
길들지 않은 심술궂은 황소를 우리네 어른들은 "뿌사리"라고 했다 한다.
이제 이 철들지 않은 못된 송아지 한 마리가 모래판 속으로 뛰어든다.
민속씨름을 사랑하는 모든 어린이들과 함께 그 태고의 꿈을 안고-나는 멀고 먼 격투기의 전설을 찾아간다.
우리모두 가장 어리고 순진한 마음으로, 철이 들면 볼 수 없는 그 빛나는 전설을 찾아서 먼 여행을 떠나보자. 지금!

-이현세-
  1. 무언의 동의하에 몽골 선수를 경기중 사고로 위장해서 살해한다. 그리고 이에 격분한 설까치가 다음 경기에서 그 선수의 팔을 부러뜨려 복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