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공관리론

New Public Management

1 개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목표로 하는, 행정학 이론 및 각국 정부의 정부개혁 기조를 일컫는 표현. 이론이 정립된 후 현장에 투입되었다기보다는 현장에서 발전한 개념을 이후에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것에 가깝기 때문에, 학자 및 국가마다 구체적인 내용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행정학(유민봉, 2010)에 따르면 "시장원리와 민간부문의 경영기법을 도입해서 보다 효율적이고 국민의 요구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기존의 정부관료제 방식을 개혁하는 것"이 신공공관리론이다.

공무원 행정학 시험에서는 반드시 등장하는 중요 개념으로, 이걸 빼면 현대 행정학 이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

2 등장 배경

통치기능설과 발전기능설은 정부실패로 막을 내린다. 지금까지 나라 전반을 통치하던 행정부가 오일쇼크와 영국병을 겪으며 행정부 개입의 정당성이 훼손되었다. 행정부의 대대적인 국가 개입은 국가의 완벽한 발전을 보장해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사건까지 터지게 되자, 다시 행정부의 권한을 제한하자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렇게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신보수주의와 신자유주의로 대표되는 신공공관리(NPM, New Public Management)이다. 신공공관리에서 행정부는 '작지만 강한'작고 아름다운 행정부를 추구한다. 신공공관리에서 행정부는 더 이상 대대적으로 국가에 개입하지는 않지만 규제와 유인책을 통해 행정을 운영한다. 또한 시장(민간)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공서비와 재화를 공급하며, 정부부문 혹은 영역에 시장기법을 도입하여 정부의 효율성을 도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사회적 형평성(social equity) 측면에 있어 취약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이것이 애매한게 신공공관리는 정확히 하나의 단일한 이론으로 정립이 된 것이 아니기에 국가마다 적용하는 방식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행정부의 잦은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관리의 영역을 강조했다면, 미국의 경우 행정부의 자체적인 능력, 책임성 제고를 위해 경쟁, 성과지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 졌다. 이는 기존 관료제 자체를 불신하느냐, 관료제 체제는 긍정하되 시스템적인 면을 개선하느냐의 관점 차이가 있기 때문.

신공공관리론을 뒷받침하는 이론으로 거래비용이론(transaction cost theory) 혹은 거래비용경제학(transaction cost economics)이 대표적이다.

3 이론적 배경

신공곤관리론의 이론적 배경에는 공공선택론, 주인-대리인 이론, 거래비용이론 등이 있다.

공공선택론의 핵심은 인간이 사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존재라는 점에서, 기업이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듯 관료는 부처예산을, 정치인은 투표를 극대화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본다. 따라서 관료의 윤리적 덕목에 회의를 느끼고, 국가 규모가 커지면 부패하기 쉬우므로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추구하며 관료들이 업무를 정직하고 성실하게 해내기 위한 처벌적, 보상적 유인을 활용한다.

주인-대리인 이론에서는 개인이 사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주인과 대리인의 이익이 상충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역선택 및 도덕적 해이 현상이 일어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의 대리인을 선정하여 경쟁을 시키거나 대리인의 능력과 지식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신호발송(signaling) 등을 해결 방안으로 내세운다. 또한 성과중심 보상체계를 마련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대리인과 주인의 이해 충돌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거래비용이론에서는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 및 교환 과정에 대한 적정한 지배구조, 쉽게 말해서 내부 공급을 할지 외부 위탁을 할지를 결정하는 데에 거래비용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고 본다. 거래비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정보의 불확실성 및 비대칭성, 거래절차의 복잡성 등을 들 수 있다. 거래가 빈번하고 정보 비대칭성이 높으며 높은 자산 특정성을 가진 사업은 내부 공급이 효율적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외부 위탁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4 신공공관리론의 주요 내용

신공공관리론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성과, 고객, 경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성과관리 기법을 도입하여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고, 막연히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급자 중심 행정서비스가 아닌 수요자 중심 서비스로 변화하여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시장경쟁 원리를 도입하여 공급자를 다양화하고, 내부적으로도 성과주의와 경쟁을 유도한다.

도널드 케틀(Donald Kettl)에 따르면 그 형태로는 'let managers manage' 방식과 'make managers manage'방식이 있다. 전자는 관료주의의 폐단을 제거하고 관리자들이 문제해결에 집중하도록 재량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하고, 후자는 관리자들의 나태를 막기 위해 시장원리에 따른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것이다. 전자는 호주, 미국 등에서 이루어졌고 후자는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나타난 방식이다.

5 효과 및 한계

신공공관리론의 도입은 재정적 정책적 효율성, 공직문화의 기업문화화로 인한 관료주의 약화 등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능률성에 치중한 나머지 민주성을 간과한다는 점, 부처들 간의 협력과 소통 상실, 제대로 된 성과평가 지표의 부재 등이 한계로 꼽히기도 한다.

6 한국에서의 신공공관리론

한국에서는 박정희 정권까지는 정부의 역할이 아주 커다란 편으로, 사실상 국가주도의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두환 정권부터 정부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여 김대중 정부에서는 아예 작고 효율적인 정부가 모토가 된다. 이것은 1997년 외환 위기 때문. 작은 정부 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 효율적 시스템, 대국민서비스 개선 등을 지향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다소 완화된 감이 없지 않으나, 이명박 정부부터는 다시 민영화를 줄기차게 시도하는 등 신공공관리론으로 회귀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석.

한국의 신공공관리론 기조는 주로 공공부문에 시장원리를 도입하고, 관료규모를 축소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예외적으로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작은 정부가 아닌 '더 좋은 정부'를 지향하면서 대국민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오히려 경찰이나 교사 등의 공직자 수가 늘었다. 다만 이때도 시장주의적인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유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