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잔의 선율

The Music of Erich Zann.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1인칭 단편 소설.

대학생인 '나'가 프랑스의 어느 도시[1]에 있는 빈민가인 오제이유가(街)의[2] 어느 낡은 6층집에 세들어 살게 된다. 그러다가 우연히 같은 하숙집 다락방에 기거하는 독일인 비올리스트[3] 에리히 잔이 연주하는 기괴한 음악을 듣고 푹 빠져 그를 만나게 되는데, 목을 다쳐 말을 못하는 그는 뭔가 무섭고 수상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으스스하면서도 중독성이 있는 에리히 잔의 음악, 그의 다락방에서 본 이 마을의 본 모습, 그리고 에리히 잔을 괴롭힌 정체 모를 어떤 것 등으로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우주에서 온 색채와 더불어 자기 작품을 평가하는 데 인색했던 러브크래프트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한 소설이다.

우주에서 온 색채와 더불어 공포를 주는 대상의 정체가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는 작품이다.

80년대에 일어판을 중역하여 나온 책에선 <환상의 도시>라는 괴이한 제목을 붙였고, 에리히 잔을 에리히 투안이라는 이름으로 번역했던 바 있다. 더불어 이 중역판에선 프랑스 도시 이름을 오제이유라고 표기했었다.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책에서는 '에리히 짠의 음악'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참고로 에리히 잔 이라는 이름은 러브크래프트가 으스스한 느낌을 일으키는 발음을 염두해두고 지은 이름인데 쟌(Zann)이라는 성씨는 실재 독일에서는 없는 성씨다.

<Unspeakable Vault of Doom>에서는 그가 지내고 있는 방이 크툴루의 MP3 플레이어로 나온다(....)

이 작품을 한국 배경으로 각색한 국산 독립영화 '조혜자의 음악'이 2012 년에 제작되었다. 한국적으로 잘 각색한 내용과 효과적인 공포연출로 큰 호평을 받았으며 러브크래프트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1. 작가는 편지를 통해 파리를 배경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러브크래프트는 생전 한번도 프랑스에 가본적이 없었다.
  2. 도대체 지구에 있는 동네인지, 애초에 현실에 존재하기나 한 건지 의심스럽다. 건물이 기울어져서 맞은편 건물과 맞닿아 아치를 이루고, 주민은 늙은이뿐이고. 나중에 주인공이 별별 자료를 다 뒤져도 여기를 못 찾았다.
  3. 황금가지판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오역이다... 비올을 바이올린의 전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