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유병

영 제로 월식의 가면에 등장하는 가상의 질병.

로게츠 섬의 풍토병이다. 환자는 기억을 점차 잃어가며 몽유병처럼 밤에 배회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배회하는 중 달빛을 쐬려고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월유병이라는 명칭의 유래가 되었다. 과거에는 '달걸음' '씌인걸음' 등으로 불린 듯. 병이 진전될수록 소중한 기억이 사라지는 공포심에 자살하거나, 자아가 붕괴하여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 쇠약사하는 무서운 병.

병이 심해지면 환자는 거울이나 유리창에 자신의 얼굴이 비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는데, 자신의 얼굴이 흐물거리거나 뭉개지는 환각을 보기 때문. 이 단계까지 진행한 환자가 죽으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뜨린 채 손으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 된다. 섬 사람들은 이러한 상태를 '싹이 튼다'라고 부르며, 이 상태가 더욱 심해진 '핀다'라는 상태를 거의 재앙으로 다루는 듯.[1]
월유병 중증의 환자와 얼굴을 마주치거나 이름을 불렀을 경우 그 사람도 월유병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는데, '피어난' 사람은 그러한 현상이 거의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영매 등 영감이 강한 체질에는 병세가 심각해지는 경향이 있다. 로게츠 섬의 주민들은 쉬쉬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완치법은 개발되지 않은 듯. 한번 증상이 완화되어 나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월유병의 치료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하이바라 병원에서도, 환자를 안정시키고 일기를 쓴다든지 그림을 그린다든지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권유하면서 자아를 유지하는 임시변통밖에는 제시할 수 없었다.

미나즈키 루카아소 미사키, 츠키모리 마도카는 모두 10년 전 월유병 진단을 받고 치료차 농월관에 입원해 있었다가 축제를 보던 중 실종 사건을 겪는다.

사실상 영적인 병. 죽은 사람의 영혼이 명부=바다로 가는 통로인 로게츠 섬의 특성상 살아있는 사람의 영혼도 휩쓸려가거나, 타인의 영혼을 받아들여 일종의 과부하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었다. 영매 체질인 사람의 병세가 심해지거나, 트랜스 상태를 일으켜 자아를 잊을 만한 일(로우게츠 카구라를 구경한다든지 카구라의 무녀 역할을 맡는다든지 가면을 바꿔가며 쓴다든지)을 하면 월유병이 발병하는 것을 미루어 보아 알 수 있다.
영혼을 진정시키는 의식인 키라이고를 거행하면 발생하지 않을 테지만, 처음 무고가 일어난 뒤 키라이고가 중단되자 월유병의 발증도 막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다만 주인공 루카는 달의 무녀인 츠키모리 가문의 피를 이은 여성으로서 영혼을 진정시키는 곡조인 월수가를 배웠기 때문에 자신이 걸렸던 월유병을 거의 치유한 것으로 보인다.
  1. 로게츠 섬에서는 이 '싹이 트거나' '피어나서' 죽은 사람의 유해도 매우 위험시하여 특별한 처치를 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얼굴을 깎아낸다'고 하는데... 문맥을 보면 얼굴 가죽을 벗기거나 얼굴을 파내는 것 같다.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