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드로이즈

1 개요

일본캐나다 출신의 2인조 밴드. 이하 설명은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페이지의 밴드 소개문에서 인용한다.

그들은 우리를 작은 차고(garage)로 데려간다. 갖춘 것은 많지 않다. 오래 다뤄왔을 한 대의 전기 기타와 그럭저럭 기능을 하는 드럼 세트뿐이다. 청중을 배려하는 부드러운 가사와 고운 멜로디 또한 없다. 그저 있는 것들, 최소한의 장비와 육체를 활용해 소리를 구축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 얼마 없는 형편에서 나오는 음악이 예사롭지 않다. 기타가 낼 수 있는 가장 시끄러운 선율, 드럼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충격, 그리고 인간이 뿜어낼 수 있는 가장 동물적인 목소리가 섞인다. 재팬드로이즈(Japandroids)의 음악은 결국 최소한의 질료로 이룬 극단적인 소리의 결합이다.
브라이언 킹(Brian King)과 데이비드 프로우즈(David Prowse)로 구성된 재팬드로이즈는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밴드다. 둘은 각각 기타와 드럼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그들의 보컬 분담에는 재미있는 구석이 있다. 어느 매체에서는 그들의 역할을 ‘보컬’ 혹은 ‘백업 보컬’로 표기하지 않는다. ‘샤우팅’과 ‘백업 샤우팅’으로 적는다. 고작 드럼과 기타만으로 내는 편곡은 베이스는 물론이거니와 키보드와 그밖의 장비까지 다 갖춘 밴드를 능가할 만큼 풍요로운 데다 조화로운데, 그런데 노래가 튀어나오는 순간 작품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 게 그들의 음악이다. 즉흥적으로, 때로는 엉망진창으로 울부짖는 것이 그들의 보컬이기 때문이다. 음지에서 기타와 드럼을 연마하고 사운드의 짜임새를 연구하는 기간은 길었지만, 보컬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일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던 게 분명하다. 그리고 여물지 않은 보컬이 오히려 ‘신의 한 수’로 작용하는 게 그들의 음악이다.
그 부조화의 요란한 음악이 세상의 마음을 얻기까지는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노이즈 록과 개러지 록으로 분류되는 그들의 음악을 설득하기에, 그들이 나고 자란 후 만난 밴쿠버는 그리 너그럽지 않았다. 과거 공연을 준비하고 EP를 발매한 것도 스스로 해결하거나 친구를 동원해 간신히 거둔 성과였다. 누적된 피로로 팀에 흥미를 잃었을 때쯤 그들의 고민을 이해하는 소규모 레이블이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차차 밴쿠버 바깥의 관심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피치포크’와 ‘스핀’ 등 인디 계열의 신예 뮤지션을 선호하는 미국의 매체가 그들을 반겼고, 유럽 시장이 호의를 베풀었다. 여느 뉴요커나 런더너 출신의 루키에게 따를 법한 세계의 당연한 호기심이 그들을 뒤늦게 찾아온 것이다.
발표한 두 장의 정규 앨범 “Post-Nothing”(2009)와 “Celebration Rock”(2012) 안에서, 브라이언의 기타는 언제나 지글지글 끓고 있다. 데이비드의 드럼 또한 매 순간 열과 땀을 감지할 수 있는 뜨거운 두드림에 가깝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그들의 샤우팅이 곧 터져나온다. 시종일관 공격적인 그들 음악의 가치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는 구역은 한때는 좁고 습한 차고였지만, 이제는 넓게 열린 현장이다. 무대에 선 그들은 후퇴나 항복 같은 비겁한 개념을 모른다. 장비가, 아니 육체가 부서질 듯 맹렬한 소리를 토해내면서,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숨겨져 있던 강박과 울분을 죄다 꺼내놓고 분해한다. 두 남자의 기타와 드럼만으로, 두 남자의 미친 샤우팅만으로 충분히 도달하게 되는 쾌감이다.

1.1 내한공연

2013년 2월 14일 슈퍼컬러슈퍼에서 내한공연을 성사시켰다. 장소는 홍대 V홀. [1] 이스턴 사이드킥과 리플렉스의 오프닝 이후 진행된 재팬드로이즈의 무대는 두 시간이 가까운 시간동안 관객들이 끊임없이, 공연 내내 스테이지 다이브를 했을 정도로 격렬했다. 이후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를 통해서도 한번 더 내한했다. 내한 당시의 반응이 좋아 현대카드에서 서슴없이 라인업에 포함시킨 듯. 그러나 이들의 음악은 그 특성상 실내 공간에서 진행된 공연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고, 다른 헤드라이너들의 이름값에 밀려 이전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1. 당시 브라이언 킹은 마샬 앰프 4대를 요구했다. 물론 실제 공연장에 4대가 모두 설치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