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환상곡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가 1832년 작곡한 피아노곡.

1 니콜로 파가니니의 종에 의한 화려한 대 환상곡

1831년 3월 9일, 파가니니는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연주회를 연다. 이 연주회는 당대 유명 작곡가부터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문학가 등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쳤다. 하지만 이때는 리스트가 제네바에 있었기 때문에 연주를 볼수 없었다. 그로부터 1년 뒤 4월에 파가니니는 다시 파리를 찾았다.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연주를 접한뒤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그의 친구이자 제자인 Pierre Wolff에게 당시 보낸 편지를 보면 얼마나 감명을 받았는지 알수 있다.
2주동안 내 마음과 손가락은 마치 길잃은 영혼처럼 움직이고 있다네. 호메로스, 성서, 플라톤, 로크, 바이런, 위고, 라마르틴, 샤토브리앙, 베토벤, 바흐, 훔멜, 모차르트, 베버가 모두 내 곁에 있다네. 나는 이들을 공부하고, 이들에 대해 명상하며, 분노로 그들을 집어삼킨다네. 그뿐만 아니라 나는 하루에 4시간에서 5시간정도를 손가락 연습(3도, 6도, 옥타브, 트레몰로, 연타, 카덴차 등)에 쓰고 있다네. 아! 만약 내가 미치지 않는다면 자네는 내 안에서 예술가를 찾을수 있을걸세! 그래, 예술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것이지.

"그리고 나 역시도 화가이다!" 미켈란젤로는 처음으로 걸작을 눈앞에 두고 울부짖었지. 자네의 친구는, 비록 하찮고 형편없지만, 파가니니의 마지막 연주가 끝난 이후로 저 말을 반복하는걸 멈출수 없었네. 아르네, 대단한 남자, 대단한 바이올린, 대단한 예술가! 천국이여! 네 현 위의 저 고통, 아픔, 괴로움들이여! 그의 표현, 프레이징 방식, 그건 바로 그의 영혼이네!
1832년 5월 2일, 파리에서'

편지에 나와있듯 파가니니의 연주를 보고 리스트는 무언가에 홀린 것 처럼 테크닉을 연마하기 시작한다. 이 테크닉들을 볼수 있는 곡이 바로 이 <파가니니 종에 의한 화려한 대 환상곡>아다. 이 곡은 1834년에 출판되었지만 바이마르에 있는 자필본의 날짜에 따르면 1832년 7월 12일에 완성되었을 것이다. 이 곡은 Herminie Vial에게 헌정되었는데 이 사람은 리스트와 같이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멘델스존 무언가에 의한 환상곡을 같이 연주한 것으로 전혀 안유명하다.

2 들어보기


곡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조금 길고 느린 서주를 지나고 주 멜로디가 나오는데, 바로 우리가 모두 아는 그 곡,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 라 캄파넬라이다. 이 주제 이후 자유로운 변주가 나오고 화려한 피날레로 곡이 마무리된다. 곡의 원속도보다 한참 느린 연주이다.당연하지.. 이 곡을 원속도로 치는건 인간이 아님을 증명..

3 평가

이곡 역시 리스트의 작품들 중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곡은 아니다. 그저 라 캄파넬라의 멜로디가 반가울뿐, 그저 어려워보이는, 그리고 실제로도 어려운 기교들을 나열해놓은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리스트가 어떤 연습을 해왔는지, 그리고 무엇을 1순위로 삼았는지를 생각해보면 이런 곡이 탄생한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음악적으로 가치있다고 볼순 없는 곡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곡은 파가니니의 연주를 본지 얼마 되지 않은 리스트의 음악적 흥분상태와 당시 리스트의 기교를 엿볼수 있게 하는점에서는 높게살만 하다. 이 곡의 수많은 도약과 인간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속도, 트레몰로, 연타, 옥타브, 3도, 6도, 보기 드문 화음, 반음계등은 현대의 피아니스트들에게도 좌절을 주기 충분하다. 지금까지 연주불가한 가장 어려운 피아노 곡으로 여겨진다.

4 이후

리스트는 1837년에 <파가니니에 의한 대 연습곡>, S141의 초판본인 <파가니니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 S140을 작곡한다. 이 곡은 파가니니의 테크닉을 그대로 피아노에 옮겨놓겠다는 일념으로 쓰였고, 클라라 슈만에게 헌정되었다. 리스트는 그 중 1번의 ossia로 슈만의 <파가니니 연습곡>,Op.3의 6번을 넣었는데, 리스트는 존경의 의미로 넣었지만 클라라 슈만은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1845년에는 이 곡을 기반으로 또 다른 파가니니에 의한 변주곡을 만든다.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이후 1851년에 <파가니니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을 조금 쉽게 다듬어 <파가니니에 의한 대 연습곡>을 만든다. 잠깐 이게 쉬운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