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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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사의 MX-8000 키보드. 체리 구갈축 스위치를 사용하는 기계식 키보드다. 주옥션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이놈이 원래 소매업이나 금융권 등에서 사용되던 키보드인데(그래서 카드리더가 키보드에 들어있다. 드라이버[1]를 설치하면 읽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비밀번호 입력을 신용카드로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펑션 키 등에 금융 실무 용어(입금, 지급, 마감후 등...)가 각인되어 있다(...)) 이것이 대량으로 옥션을 통해 풀렸기 때문. 사실 키보드매니아 등의 온라인 동호회에서는 이 키보드를 의인화 해서 주옥선...이라고 불렀었다.

기계식 키보드 치곤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기계식 키보드 입문용으로 구매하거나, 키캡, 스위치, 기판 등을 해체해서 다른 키보드 부품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실 이게 싸게 먹힐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키캡의 가격이 공동 제작이나 공동 구매를 통해 조달할 경우에도 2-3만원은 훌쩍 넘기는데, 이놈의 가격이 딱 그 정도 수준이기 때문. 물론 누렇게 변색되어 있을 확률이 높고 중고품이라 품질이 일정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긴 하다. 무엇보다 체리사의 표준형 키보드(G80-3000 등)과 호환되는 키캡은 주자판 키캡 뿐이지만, 그마저도 팔리는 것들은 2-3만원 정도이다.

단, 내부 스위치가 멀쩡하다면 키감은 매우 좋다. 스위치만 재활용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주옥션에 사용된 스위치는 체리사의 구형 갈축인데, 이 스위치가 신형 갈축에 비해 더 좋은 키감을 가지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평가받는다.

키캡 역시 보존 상태가 좋다면은행에서 구른게 좋을 리는 없겠지만 상급의 키캡이다. 비싼 PBT 재질이 사용된 고급 키캡이기 때문. 호환이 안되는 키는 많지만 ABS보다 고급 재질이니 꼭 세척해서 사용해보도록 하자.
(정확하게는 얇고 낮은 레이저 각인된 PBT 키캡이다)

주옥션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이제는 더이상 옥션에서 구할 수가 없다. 농협에서 폐기처분한 주옥션을 대량으로 팔던 업자가 드디어 재고를 소진했기 때문. 그래도 가끔씩 어딘가의 창고에서 발굴된(...) 주옥션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으니 키보드 장터를 유심히 지켜보도록 하자.
  1. Windows XP 한정. Windows Vista부터는 설치가 안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