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계기환

고사성어
빌릴 차닭 계말탈 기돌 환[1]

'을 빌려서 타고 돌아간다'는 뜻으로, 손님 대접을 박하게 함을 비꼬는 말이다.

이 말은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이라는 유머집에 실린 말이다. 여기서는 차계기환의 유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金先生은善談笑라。
嘗訪友人家러니主人設酌하되只佐蔬菜하고先謝曰、
『家貧市遠하여絶無兼味요惟淡泊하니是愧耳라。』
適有群鷄하여亂啄庭除어늘
金曰、『大丈夫는 不惜千金하나니 當斬吾馬하여 佐酒하리라。』
主人曰、『斬一馬면 騎何物而還고?』
金曰、『借鷄騎還하리라。
主人이大笑하고殺鷄餉之하더라。

여기서는 가로쓰기로 썼지만 실제 원문은 세로쓰기로 적혀 있으며 일본어처럼 온점(.)과 반점(,) 대신 고리점(。)과 모점(、)을 사용하고 있다.[2]

이를 현대어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김 선생은 우스갯소리[3]를 잘 했다.
일찍이 친구의 집을 방문하이 주인이 술자리를 베푸는데 채소만 내 놓고는 먼저 사과하며 말하기를,
"집이 가난하고 시장이 멀어서 맛있는 음식이 없고 그저 싱거울 뿐이니 부끄러울 따름이네."
마침 한 무리의 닭들이 뜰에서 어지럽게 모이를 쪼아대니,
김 선생이 말하기를, "대장부는 천금을 아끼지 않는 법. 마땅히 내 말을 잡아다가 술안주로 삼겠네."
주인이 말하기를, "한 마리 뿐인 말을 잡으면 돌아갈 땐 무엇을 타고 가려고 하는가?"
김 선생이 말하기를. "저 닭을 빌려 타고 돌아 가겠네."
이 말에 주인이 크게 웃으며 닭을 잡아다가 그를 대접했다.

그러니까 친구가 쪼잔하게 구니까 그걸 돌려서 말한 거다. 물론 진짜로 닭을 타고 갈 리는 없고.

이 말은 고등학교 한문 교과서에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현대어로 번역된 이야기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적이 있다.

비슷한 말로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가 있다 전혀 다른데?
  1. 여기서 '돌'은 stone이 아니라 '돌다'의 '돌'이다. 이건 '돌 회'(回)의 '돌'도 마찬가지. 還은 주로 '돌아오다'는 뜻으로 쓰인다.
  2. 과거 한국어에서도 세로쓰기를 할 때는 고리점(。)과 모점(、), 낫표(「」)와 겹낫표(『』)를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었다. 2015년부터는 옛날 이야기.
  3. 담소는 그 자체로 흔히 쓰이는 국어 표현에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가 있지만, 능력을 의미하는 표현과 같이 쓰였다면 '남을 웃기는 이야기'를 의미한다.